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사진첩/중국

숨막히는 절대 비경을 찾아서.. 황산 트레킹

 

 

엘모 스톨의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에 의하면 지금 이 세계는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길을 걷잡을 수 없이 달리는 기

차와 같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같은 현상을 의심은 하면서도 안전하게 뛰어내릴 방법을 찾지못해 불안에 떨면서 어

쩔 수 없이 앉아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나는 어떨까? 정녕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그렇다. 나의 일곱번째의 중국 방문은  현세를 살아가는 내 생에서 피할 수

없이 숙명적으로 만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뛰어내릴 방법을 찾기위해, 그래서 생을 유지하는 동안에 불안대신 어느

정도의 활력을 찾기위한 명분하에 이뤄진 것이다.

 

"황산에 오르고 보니 천하에 산이 없더라. 황산을 보지 않고서 산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고, 황산 서해대협곡을 보지 않고

산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도대체 어떤 산이기에, 도대체 얼마나 신비스런 협곡이기에 이렇게 요란한 수사가 따르는 것일까, 눈이 똥그래지고 귀가

솔깃해지는 언어의 성찬 앞에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한번쯤은 욕심을 내 보고 볼일이었다. 어제의 삼청산은

산 전체가 종일 개스가 가득 차있는 바람에 무척 실망스러웠지만 오늘 만큼은 10월의 하늘답게 쾌청하기만을 바라며

조용히 황산을 노크해 본다.

 

 

 

 

 

3박4일 동안 머물렀던 향명호텔이다. 주점(酒店)이라고 표기된 것으로 보아 우리의 모텔수준인 듯싶다.▼

 

 

이른 아침 5시경에 숙소를 나섰다. 황산산문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황산산문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약 30분을 달려

황산의 중턱 운곡 케이블카 탑승지점에 이르렀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대숲을 지나쳤다. 대숲이 바람에 흔들리

며 이루는 그 보드라운 물결의 흐름을 보았다.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파리들이 위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했고, 오늘 황

산트레킹도 왠지 맑은 하늘을 보며 걷는 기분좋은 트레킹이 될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황산은 어젯밤에 분명 석양의 여린

빗살이 나뭇가지와 잎새들 틈에 사위어지면서 잠에 들었을테고, 오늘 아침 먼동이 트기전 새들의 부산스런 지저귐을 따라

잠에서 깨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산이 깨어날 즈음이면 언제나 안개는 산을 포근하게 잠 재운 이불처럼 산자락을 덮고 있을 것이다.

 

황산은 안후이성 남부에 위치한 해발 1800m가 넘는  72개의 기이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악 풍경구로 1990년 국제연합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황산의 최고봉인 연화봉으로 향해야 한다.▼

 

 

 

연화봉 오르는 길은 간담이 싸늘한 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좁다란 길, 그 양쪽은 천길 낭떠러지..

90도 가까운 직벽을 한참동안 오르고나서야 연화봉 정상이 나타난다.▼

 

드디어  황산의 주봉인 해발 1864m의 연화봉에 올랐다. 이곳에 오르는 동안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어대는지

다리가 후들거리는 아찔함을 맛보아야 했었다.▼

 

 

핵심경구(核心景區), 포인트가 있는 풍경구역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우린 황산에서 세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광명정으로 향해야 한다.▼

 

드디어 해발 1860m의 광명정이었다. 황산의 최고봉은 해발1864m의 연화봉이고, 두번째는 광명정이며 그리고

세번째 봉우리가 해발 1810m의 천도봉이라고 한다. 연화봉과 천도봉은 일정기간씩 교대로 자연휴식년제를 갖

는다고 한다. 지금은 천도봉이 자연휴식년제로 그 출입이 금지됐다고 한다.▼

 

 

 

마치 요술을 부리듯 사라졌다가는 나타나고, 나타났다가는 또 금세 사라져버리는 안개..

어느 순간 천도봉과 연화봉이 눈에 들어왔다. 피사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카메라의

셔터를 급히 눌렀다. 드디어 순간포착에 성공한 것이다.  ▼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오늘 황산에는 수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해외 관광객으로는 우리나라가

단연 많았다. 단순히 많은 정도가 아니라,  중국 자국민들을 제외하고는 관광객 전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관광수준은 그 동안 지탄 받아 온 지적사항들이 개선되어 크게 향상된

듯싶었다. 

 

문제는 뜸을 들이듯 느리게 행동하는 소위 "만만디"문화에 길들여진 중국인들이었다. 중국인들은 그 숫자도 많을 뿐더러

주위 사람들은 아랑곳 없이 산 아무 곳에서나 너무도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고, 소리를 지르며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꼴이

니 꼭 우리의 7~80년대를 보는 것말 같았다.

 

오죽하면 요새 중국인들 사이에서 본인 빼고 3억은 없어져야 된다는 불만에 찬 부정적인 언어로 "런타이둬" "런타이둬"

하고 외쳐 된다지 않는가?

 

 

 

지금부터는 황산의 절경, 서해대협곡이 시작된다. 서해대협곡은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웅장하고도 깊은 서해대협곡을 바라보며 거닐면서 나는 유령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안개가 바람의 유혹에

못이기듯 근래 내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로 끊임없이 떠도는 생각들에 부대끼고 있었다.▼

 

 

인간의 감성은 경제와 시간 논리에 매몰된 나머지 자연 현상에 관심이 없을 때 매말라 간다고 한다. 1년 365일 중

60 여 일 정도가 황산을 온전하게 볼 수 있는 날이라고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 60 여일에 속한다고 하니 우린 축복받은

사람들임이 분명할 거다. 그럼에도 이처럼 거대한 자연의 신비앞에서 감성을 못살려서야 되겠는가,▼ 

 

 

황산 트레킹은 12년 동안의 산행루트 설계와 9년 간에 걸친 공사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랬었다. 수백 미터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을 가로 질러 설치한 산행코스는 그 자체가 탄성의 대상이 되는 살아있는 산수화였다.▼

 

 

 

 

 

황산, 그리고 서해대협곡의 위용이 내 가슴에 이렇게 높은 파도를 일으킬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

그저 멋지고 아름답고 신비스러울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와서 막상 그 실체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이 담기는 듯했고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기쁨에 온 몸을 떨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큰 바위주변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비래석이라고 한다. 비래석(飛來石)은 거대한 돌이

하늘에서 떨어진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황산 역시 우리처럼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10월이라고 한다. 이곳도 붉은 단풍이 물들어 가는

가을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천길 절벽에 외롭게 버티고 있는 소나무의 솔잎들도 노르스럼하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이제 잔도를 설명할 차례이다. 가파른 절벽에 선반처럼 걸쳐있는 도로를 잔도(棧道)라고 한다. 중국의 산악관광에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잔도라고 한다. 잔도를 지나가며 바로 아래를 내려

보면 천길 낭떨어지라서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고, 오금이 저려오며 간담이 서늘한데 이걸 만드는 중국인들의 담대함

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제일 유명한 잔도는 귀곡산장으로 가는 잔도 (鬼谷棧道)이며 그외 황산(黃山)이나 천문산(天文山), 숭산(嵩山)에도

많은 잔도로 산중턱을 휘감아 돌아가게 되어 있어 수 많은 관광객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기야 세계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만리장성도 축조한 중국인들인데 어련할까만  이걸 만드는 사람들은 필시 귀중한 생명을 담보로 내놓고 할

터인데 그저 놀라울 뿐이다. ▼ 

 

 

때는 바야흐로 10월 하고도 하순, 10월이 저물어가는 찬 기운 서린 대기 속에서 고추잠자리는 한 생애를 살아낸

고단한 육신을 고구마 위에 뿌려놓고 있을테고, 어느 가수는 또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잊혀진 계절을 목청 돋워가며

노래할 테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을 햇살이  노란 병아리의 솜털처럼 그 보드랍고 아늑한 온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거대 중국은 56개의 다문화 민족으로 구성되었다. 뒤에 보이는 소나무가 중국의 소수민족의

숫자인 56개의 줄기가 뻗어있다고 한다.

 

 

중국인들도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세계의 명산 중의 명산인 삼청산과 황산의 트레킹도 이제 마무리

되어간다. 3박4일의 중국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접어들었다. 상해공항으로 향했다. 상해는 언제 봐도 인간의

욕망들이 뒤엉켜 이루어진 초고층 빌딩들로 즐비했다.

 

"중국의 과거는 시안에 있고, 중국의 현재는 베이징에 있으며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있다." 고 한다. 중국에

있어서 상해는 그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상해가 중국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듯이 그들 스스로도 말하는

것처럼 중국 또한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인구는 국력이다."는 마오쩌둥의 놀랄만한 혜안으로 G2가 되어 세계 속으로 우뚝 선 중국, 그러나 중국은 "지구

촌 시대가 된 지금,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세계의 일원이 돼야한다."고 설파한 자국의 최고령 문필가(106세)

저우유광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상해는 병든 안개처럼 불그죽죽한 매연이 자욱했었다.▼

 

 

 

'해외여행 사진첩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에 사로잡힌 삼청산 트레킹  (0) 2013.10.22
중국 태산.노산(상편)  (0) 2013.03.05
중국 태산.노산(하편)  (0) 2013.03.05
중국 상해(보산구)  (0) 2009.01.29
그 무덥던 북경의 여름  (0) 200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