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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사진첩/중국

중국 태산.노산(상편)

 

 

나이가 지긋해지면서 확연히 느끼지는 것은 시간이 급속도로 빨리 간다는 것이다. 그 동안

내 속뜰에 내재된 고통의 기억 뿐아니라 기쁨의 기억까지도 신속하게 지우면서 시간은 잘

도 지나감을 힘 안들이고 감지하게 된다. 정말이지 "조금 천천히 가!"하고 지나가는 시간

을 붙잡고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것이 요새의 솔직한 내 심사이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랴! 한 살, 한 살 어두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세월이라 할지라도, 비록 내 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가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우린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기력하다는 걸 솔직히 인정토록 하자. 그리하여 시간여행

이라는 설레임으로 나이가 가져다 준 우울을 스스로 극복토록 해보자.

 

우여곡절 끝에 중국의 태산과 노산트레킹에 동참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중국여행은 이번

여행포함해서 네번째 여행이다. 물론 선박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처음 시도해 본 선박여행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 번쯤은 가 볼만 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같은 산악회 회원들과의 여행이었으니 시종 화기애애한 여행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4박 5일 동안의 소회를 간략하게나마 사진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자. 여행을

녀와서 여행기를 쓰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찮은 일임이 분명하

다. 그러나 막상 여행기를 정리하고 나면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먼

훗날 여행기를 펼쳤을 때 여행 당시의 감동과 느낌이 아득한 그리움으로 승화되어 문득 문득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여행 개요)

여행 기간 : 2013. 2. 28~ 3. 4(4박5일)

여  행  지 : 중국 태산.노산(청도, 태안, 위해)

여  행  사 : 기러기 투어

함께 한 사람들 : 안양 산죽회 회원들(13인)

 

 

 

인천 제2여객선 터미널에 집결하였다. 우린 이곳의 위치를 잘 모르는 바람에

연안부두를 다녀와야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었다.

 

 

드디어 중국행 위동훼리호에 승선했다.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릴 태운 선박은 예정시간 보다

몇 시간이 더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각하기 조차 싫은 긴긴 시간의 뱃여행, 그러나 우린 일행 모두가 함께 의기투합

했었기에 배 안에서의 지루함을 극복하고 청도항 여객선 터미널에 무사히 안착할수

있었다.

 

 

 

아직도 아날로그식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입국수속,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참아

내야만 했었다. 우린 청도에서의 첫 볼거리로 청도의 관문, 잔교해상공원을 찾았다. 그

런데 날씨가 너무 추웠다. 벌겋게 물든 태양이 수평선위에 걸리고 저녁놀의 아름다움이

펼쳐졌기에 우린 그나마 추위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잔교해상공원은 1892년 열강의 침입에 위협을 느낀 청나라 정부가 해상을 방어하기 위

해 청도를 개방하고 군사물자의 수송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 건설한 다리이다.

 

 

잔교해상공원 화란각의 모습이다.

 

 

 

 

 

 

 

중화인민공화국, 대충잡아 약 13억의 인구에 한반도 면적의 44배, 남한 면적의 100배에

달하는 광활한 국토를 가진 대국 중의 대국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중국을 바라보며 놀라

는 이유는 세계최다의 인구 때문만도 아니요, 거대한 땅덩어리 때문만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필시 중이라는 나라가 너무도 많은 다양성을 지닌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땅에서의 첫 식사이다. 다시 말해 최초의 만찬인 셈이다.

 

 

 중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우린 중국의 오악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는 태산으로

향했다. 태산은 중국 산동성 중부의 태산산맥의 주봉으로 해발 1532m이다. 중국

에는 5대 명산이 있는데 안휘성 황산, 복건성 무이산, 강서성 노산, 사천성 아미

산, 그리고 지금 우리가 찾아가는 산동성의 태산을 말한다.

 

 

 

 

 

 

 

 

 

 

 

 

 

 

 옛부터 신성하게 여겨진 태산에는 유서 깊은 사당이 많이 남아있고

사찰, 정자, 비석 등 많은 유산이 남아있다.

 

 

 

 

 

 

 

중천문에 이르렀다. 태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모두 7천 몇백개의 콘크리트 계단이

설치 돼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걸어 온 계단도 힘이 부쳤다. 그런데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단 말인가?

 

마침 이곳 중천문에는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오르내리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오른

다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우리 몇 명은 이곳에서 케이불카를 이용

하기로 하였다.

 

 

 

 

 

 

 

 

 

 태산은 중국에서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산이다. 우선

"갈수록 태산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끝이 안보이는

어려운 상황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태산도 과연 그럴까? 올라도 올라도 끝이 안보이는 태산..그러나, 케이블카라는

문명의 이기를 올라 탄 이방인에겐 그런 걱정은 처음부터 기우에 불과했었다.

 

 

 

 

 

 

 

 

 

 

 

 중국, 그리고 중국인으로 대표되는 하나의 이름 안에는 무려 56개의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소수민족이 있으며 반만년의 장구한 역사 속에 그간 수많은 나라들이  부침을 거듭해 왔다.

"불가사의"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등은 이러한 유서

깊은 빛나는 유적들이다.

 

또한 광대한 국토만큼이나 다양한 기후와 자연의 모습들을 지니고 있는 것도 이 나라의 특

징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태산. 노산 트레킹도 기실 따지고 보면 광활한 국토에 다양한

기후가 빚어낸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들을 느껴보기 위함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리의 소박한 꿈과 기대는 처음 태산을 오르면서부터 여지없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중국의 오악 중에서 으뜸이라는 곳이 역대 황제들이 하늘의 뜻을 받는 봉선의식을 행했다는

바로 그곳 태산이 저처럼 혐오스런 빨간 글씨로 바위를 물들였는가 하면, 산 정상 곳곳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므로써 있는 그대로의 자연하고는 멀어도 한 참 멀리 떨어져 있었다.

 

 

 

또한, 태산은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동시에 지정돼 있다고 한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듣기로는 우리나라의 설악산인가 어딘가가 산에 

산짐승이 없다는 이유로, 또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는 이유로  세계자연유산으로의

지정에서 탈락됐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곳 태산은 어떤가? 우선 친환경적인 면에서만 보더라도 우리의 설악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훼손의 상태가 훨씬 심각했다. 물론 산짐승도 없어 보였고

케이블카도 버젓이 운행되고 있었다.

 

저 흉물스런 태산이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의로의 지정이 됐다는 사실을 상기

해 보면서 나는 몇번이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중국이라는 나라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해발 1545m의 태산 정상에 이르렀다. 조선의 전기 문인이자, 서예가였던

양 사언은 태산을 이렇게 노래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르리 없건만은

사람이 제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그가 태산을 직접 올랐었는지 아니면 오르지는 못하고 남의 얘기만 듣고 이런

시조를 남겼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어려운 일에도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뜻

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보여준 것만은 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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