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산행 사진첩/강원권 산행

가리산(홍천)

 

 

 

오늘은 우리 회사 산악회의 2월 정기 산행일이다. 그 동안 나는 산행에 관한 한 회사

직원들과의 산행을 외면한채, 주로 집 근처의 안내 산악회를 따라 소위 외유성 산행을

계속 해왔다. 그 이유는 내가 사는 곳과 사무실이 위치한 지역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

에 교통편의를 고려하여 선택한 측면이 있었고,

 

그 다음으론 직장 산악회 보다는 아무래도 안내 산악회가 보다 전문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집근처의 안내산악회 위주로 산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성스러운 백두대간의 마루금도 다 걸었고, 국내의 왠만한 산은 거의 올랐

기에 앞으로는 특정 산악회에 연연하지 않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가급적이면

직장 산악회의 산행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였다.

 

더구나 직원들의 단합과 건강한 취미활동의 지원에 일조해 달라는 명색이 산악회 회장의

직책을 부여받았는데 어쩌랴. 그랬었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오늘은 그 첫 산행지로 강원도

홍천의 가리산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번 산행은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었다.

 

우선 가리산은 비록 통제구역에서 벗어나 있지만 가리산이 위치한 홍천지방이 구제역의

직접 피해지역이라서 과연 마음 편히 산행을 할수 있을 것인지였고, 그 다음으론 산행에

참여하겠다는 직원들이 예상밖으로 많았기에 차량 문제로 적잖이 신경을 써야 했었으며,

또한 산행 후 그 많은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뒤풀이 장소를 선택하는 일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산악회장의 직함을 걸고 시도한 첫번째 산행은 그런대로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 직원 산행에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하여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석하여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존경하는 우리 어르신과 사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해 드리고자 한다.

 

산행 일시 : 2011. 2. 26(토)

산행 코스 : 자연휴양림 주차장~합수곡~가삽고개~정상~무쇠말재~주차장

산행 시간 : 약 4시간

산 악 회  : 회사 산악회

 

 

등산로 입구에는 가느다란 나무위로 물을 쏘아올려 얼음을 얼게하여

산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연약한 나무가 얼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금새라도 무너져 내릴듯 위태위태해 보였다.▼

 

산행기점 주변에는 김소월님의 "진달래", 노천명님의 "사슴" 등 아름다운

시귀(詩句)들이 요소 요소에 자리하고 있어 산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었다. ▼

 

산행 초입에는 평평한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아직은 발걸음들이

아주 경쾌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 저기에 방갈로들이 "산새'들의 이름으로 설치돼 있었다.▼

 

그 유명한 윤동주의 서시(序詩)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기를..."

참으로 많이도 읽혀 온 시이다. 이 기회에 한 번 더

음미해 보기로 한다.▼

 

갈림길이다. 우린 가삽고개로 향하여야 한다. ▼

 

"가리산~물노리 선착장~댐"..

아마 가리산 정상을 다녀온 다음, 선착장으로 와서

다시 댐으로 오라는 뜻인 모양이다. ▼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험로였다. 더구나 응달지역이라서 빙판길이라

더욱 어려웠다. 어르신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정상을 외면하고 우회

하는 길을 선택했지만 우리 몇몇이는 당연히 정상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바로 이런 점이 안내산악회와 아마투어 산악회와의 차이점이다. ▼

 

정상을 선택한 젊은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해봤다.▼

 

 

3봉에서 바라 본 가리산의 주봉인 1봉의 모습이다.▼

 

 

해발 1051m의 가리산 정상이다. 가리산은 서울-양평-홍천-인제를 잇는 가도에서

용문산 다음에 나타나는 산을 말한다. "단으로 묶은 곡식이나 땔나무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 둔 큰 더미"를 뜻하는 순 우리말로서 산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고깔모양으로 생긴

데서 가리산의 산 이름이 유래한다고 한다.▼

 

 

가리산은 누구나 쉽지도, 힘들지도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다소 밋밋한 능선에 비하여 우뚝 솟구친 두 개의 암봉, 이 암봉이

정상을 형성하고 있다. 가리산은 정상의 두 봉우리만 빼고는 그야

말로 전형적인 육산이다. 그러나 정상의 조망은 빼어났다.▼

 

정상에 서면, 푸른 물줄기가 휘어져 흐르는 소양호가 아련한

그리움처럼 펼쳐진다. 이것이 힘들게 힘들게 정상에 오른 자만이

맛볼 수 있는 쾌감이다.▼

 

정상에서 하산 지점으로 내려서니 육중한 바위가 음푹 패인 곳이 있었다.

다소 위험스러워 보이긴 했으나 멋진 포토존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장소였다.▼

 

 

어쩜 저리도 해맑을 수 있는 것인지..

새내기 직원들의 표정이 귀엽기만 하다. 하긴, 나도 분명

저런 때가 있었을 것이다. ▼

 

하산길은 요소요소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직원들은 겁도 없이 잘도 내려오고 있었다.▼

 

상큼한 길라잡이이다. 우린 휴양림 방향이다.▼

 

무쇠말재이다. 옛날 이 일대가 큰 홍수가 나서 물바다가 되었을 때 무쇠로

배터를 만들어 배를 붙들어  놓았다 하여 무쇠말재라 하는데 그당시 모든

사람이 다 죽고 송씨네 오누이만 살아 남았다고 한다. ▼

 

얼음으로 뒤덮인 가파른 하산 길은 위험했다. 갑자기 낙석이 내 머리 뒤로

휘잉 날아가기도 했고 처음부터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나는 몇번 씩이나

엉덩방아를 찧어야만 했었다. 등산복이며 베낭이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

 

하지만, 산길은 행복했다. 가팔라지는 능선과 더불어, 이리저리 뒤틀린

야생목들의 유희가 봉우리 하나 하나를 오를 때마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

주기 때문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기이한 나무들을 많이 만난다.

이 나무도 기목임에 틀림없다. ▼

 

오늘은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날씨가 무척 포근했다. 봄 기운이 완연했다.

오랜만에 땀을 뻘뻘 흘리며 산행을 하였다. 몸이 너무 더워 계곡에 내려

와 씻을 장소를 찾아보았다.

 

어디선가 졸졸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발 밑에 난 얼음 구멍사이로

맑은 계곡 물이 흐르고 있었다. 머리를 감고 얼굴을 닦았다. 머리가 무척

맑아왔다.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산하.......

기지개를 펴는 봄.....
따뜻한 봄기운을 타고 녹아 내리는 눈물.....

 

봄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가 가득할수록,

겨울 산의 미련을 훌훌 떨어 버려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유난히 강추위에 시달려야 했던 이번 계절의 겨울산행,,,
고생만큼이나 황홀하고 즐거웠던 백설산행~~~
이제 그 눈꽃들의 화려한 잔치를 또다시 찾아오는

순백의 하얀 계절에야 다시 보게 된다니.......

 

가리산행...오늘 나는 모처럼 우리 회사 식구들과 함께 의미있는

산행을 하였다. 이제 나는 그 가리산행을 추억의 수첩에 남겨두고

다음 산행을 준비코자 한다.

 

음식을 삼키기에도 침을 삼키기에도 거북하기만 했던 나의 목안의

염증이 자연의 향기를 마셨던 탓일까 감촉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일반산행 사진첩 > 강원권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암산(강원 양구군)  (0) 2011.06.26
태화산  (0) 2011.05.06
김유정 문학촌과 금병산  (0) 2011.02.13
오대산(비로봉,상왕봉)  (0) 2011.01.16
구봉대산  (0) 201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