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산행 사진첩/충청권 산행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물한계곡

 

어제의 산행이 번개산행치고는 비교적 빡빡한 산행이었기에 은근히 오늘 산행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산행도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임을 감안하면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두대간 마루금 걷기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라는 생각에 용기백배

되었다.

 

더구나 민주지산은 인터넷 보급이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내가 산행 리더격으로 활동한 바 있는

대학생 위주로 구성된 젊고 발랄한 산악카페에서 시산제 행사로 참여하고 그로부터 꼭 10 여년

만에 다시 가는 산이라서 감회가 남 다를 수 밖에 없는 산이었다. 자~ 그럼 설레임을 진정시키고

민주지산의 멋진 산길을 걸어 보도록 한다.

 

 

 

산행 일시 : 2009. 12. 26(토)

산행 코스 :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물한계곡

산행 시간 : 약 6시간

안내 산악회 : 경기우리 산악회

 

 

오늘 산행 들머리인 해발 800m의 도마령이다. ▼

 

 

오늘 산행은 저 계단길부터 올라야 한다. ▼

 

 

계단길이 끝나고 나면 전망대로 보이는 상용정이 나타난다. ▼

 

 

 

한밭 산악회 황병의 님의 추모비석이다. 얼마나 산이 좋았길래 젊은 나이에

이 세상과 이별하고 영원한 산의 품안으로 귀의하기 위해 산화했을까?

가슴이 시려왔다. ▼

 

 

상고대는 서리가 나무에 내려 얼어버린 상태를 말하고 눈꽃도 역시 미세한 눈씨가

앙상한 나무 가지 위에 걸처져 그대로 얼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서리꽃이면

어떻고 눈꽃인들 어떠랴, 저리 아름아우면 그뿐인 것을....각호산 중턱쯤에서 만난 상고대와

눈꽃들의 향연에 눈이 시려 한 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야 했었다. ▼

 

 

오늘 민주지산의 눈꽃들은 자연이 빚어 낸 작품들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눈이 시리도록 활짝 피어 난 눈꽃처럼 내 마음 속에 침잠해 있는 그리움도 함께 승화

하는 듯 싶었다. ▼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아름다운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오늘 아름다움의 끝이

어디이고 무엇인지를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였다. ▼

 

 

황홀찬란한 눈꽃들의 향연에 눈이 팔려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 어느 새 

해발 1,176m의 각호산 정상에 이르렀다. ▼

 

 

각호산을 내려가는 길은 상당한 험로였다. 가파른 비탈에는 2단 로프가

매어져 있었다. 조심 조심 각호산을 내려왔다. 상고대와 눈꽃들의 잔치는

각호산을 지나고서도 계속하여 이어지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처럼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에는 그 모습이 더욱 더 절절히 아름다웠다.

아래 사진은 민주지산 대피소이다. ▼

 

 

각호산을 출발한지 약 1시간 여만에 민주지산에 오를 수 있었다. 해발 1,241m의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추풍령 남서쪽 약 25km 지점에

있는 산이다. ▼

 

 

내가 10 여년 전에 처음 민주지산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독재와 불의에 맞서 온몸으로

항거하다가 불귀의 몸이 되어버린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산쯤으로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변의 수 많은 연봉들을 굽어 살필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라는 뜻에서 민주지산(岷周之山)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순간이나마

짧은 지식이 민주지산을 우롱했던 셈이다. ▼

 

 

민주지산 정상에서 바라 본 지나온 능선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능선이다. ▼

 

 

앞으로 진행해야 할 능선의 모습이 아득하다. 멀리 뾰족한 봉우리가 석기봉이다.▼

 

 

민주지산에서 내려섰다. 석기봉으로 향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멋진

눈꽃들의 재롱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각호산의 눈꽃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이었다.

온도가 상승하여 나무의 줄기가 녹기 시작하면서 거무잡잡한 나뭇줄기에 백색의

조화가 겉잡을 수 없이 황홀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었다. ▼

 

 

 아~! 이 아름다움을 어찌 한 편의 시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 이 황홀함을 어떻게

노랫말로 담아 불러낼 수 있을까, 아~! 이 멋진 광경을 어떤 물감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그것은 자연이 자연을 소재로 자연스럽게 빚어 낸 작품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다음 코스는 석기봉이다. 석기봉 가는 길은 험란했다. 석기봉 중턱에 민주지산

석기봉 삼신상이 있었다. ▼

 

 

삼신상 앞에서 한 컷 땡겨 보았다. ▼

 

 

고도가 엇비슷한 눈 덮인 능선을 산행한다는 것은 사실 또 다른 고역이다.

눈에 덮인 채 길게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민주지산은 언뜻 보기에도

너무도 당당하고 억센 능선이다. 한참을 걷노라니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선 석기봉이 나타난다. 어찌보면 오늘 산행에 있어서 석기봉은 가장

험란한 봉우리였다. ▼

 

 

석기봉 정상에는 그 흔한 정상석도 없어서 아쉬웠다. 어느 분께서 카메라

작동을 잘 못하셨는지 사진이 별로이다. ▼

 

 

삼도봉으로 향하는 석기봉 정상 바로 아래에는 네발로 내려가는 짧은 암릉 구간도

있어 우리를 당황시키기도 하였다. 해발 1,177m의 삼도봉 정상에 이르렀다.

해발 1200여 미터의 고지라서 그런지 강풍이 매섭게 불어닥친다.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추위를 모르고 산행을 계속할 수 있었는데 이제 하산 길이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

 

 

민족화합의 상징인 삼도봉. 충북의 영동, 전북의 무주, 경북의 김천이 한데 어우러져 만나는

삼도봉..... 흔히 삼도봉은 소박한 얼굴을 지닌 무욕의 산이라고 한다.
삼도를 상징하는 거북과 용, 검은 여의주로 만들어 진 화합의 탑을 바라보면서 마음속 깊이

동서 화합과 민족통일을 기원해 본다.


"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켜, 골 깊은 지역감정과 경제국란을

극복하여 주기를".....  

아래 사진은 전라북도 방향의 삼도봉에서 촬영한 것이다. ▼

 

 

 이제 본격적인 하산 길이다. 우린 이름 값을 못한 채, 초라하게 자리잡은 황룡사로

내려서야 한다.▼

 

 

길다랗게 물한계곡이 펼쳐진다. 남한의 마지막 원시림지대로 불리우는 동.식물의 보고(寶庫).....
사시사철 차가운 물이 흘러내려
물한계곡이라 하였던가? 사진은 물한계곡의 표석이다. ▼

 

 

'일반산행 사진첩 > 충청권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북 알프스(서원리~구병산~신선대~장고개)  (0) 2010.03.29
서산 팔봉산(시산제)  (0) 2010.03.08
동림산. 망경산. 운주산  (0) 2009.11.23
동산.작성산  (0) 2009.04.20
덕숭산  (0)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