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올 가을에도 산과 들은 여지없이 알록달록 물들 터이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 모질었다. 그 모진 무더위 덕에 족히 10년은 늙어버렸을 것 같다.
깊어져가는 이 가을에 조금은 늙음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
확실히 가을하늘은 높고 바람은 부드럽다. 북쪽 산꼭대기로부터 내려오는 단풍소식
에 마음이 들뜬다. 좋은 사람들과 가을 한 복판으로 들어가고 싶다. 어디로 갈까?
우선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의 주위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근자에 이르러 각 지자체에서는 갖은 이름을 붙여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내가
사는 이곳 안양주변에도 둘레길이 많다. 오늘은 그 중 내가 늘 즐겨찾는 모락산 일대
의 둘레를 원으로 잇는 모락산 둘레길이다.
일 시 : 2018. 9. 29(토)
코 스 : 들꽃공원~ 어린이 공원~ 오매기 마을~ 능안고개~ 계원예대~ 들꽃공원
소요시간 : 약 3시간 30분
모락산 등산로 입구이다. 물론 이곳에서 출발해도 둘레길로 이어질 수 있다.▼
소위 의왕의 명소들을 소개한 홍보 안내판이다.▼
모락중학교 입구에 위차한 모락산둘레길 들머리 표짓판이다.▼
둘레길 안내표지판들이 비교적 산뜻한 느낌을 준다.▼
성라자로마을까지는 1.28km이다.▼
모락중학교 0.28km, 모락중학교 입구에서 출발해서 한 참을 걸어왔는데
이제 겨우 280m라니 길라잡이의 신뢰도에 약간의 의문이 생겼다.▼
가파른 길이라도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목재테크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무엇인가? 삼거리에서 만난 안내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은 이 길, 저 길, 모두
그저 모락산 둘레길이다. 걸어 온 방향에서 앞으로 진행해야 할 곳의 지명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 상식이거늘 저 안내표지판은 있으나 마나했다. 아니 차라리 없는 거 보다 못했다.ㅠㅠ
바로 이처럼 지나온 길은 어디에서 몇 km 였고 앞으로 진행할 길은 어디까지가
몇 km이다. 이 얼마나 명쾌한가?▼
모락산 일원은 안내문에서도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이 천주교 소유의 사유림이다.▼
모락산 둘레길을 상징하는 시그널이다.▼
모락산 보수골 약수터이다. 오랫동안 겨울가뭄이 계속됐던 탓인지 물이
시원찮게 나오고 있다. 그나마 이 물은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보수골 약수터의 정자이다.▼
의왕시 여성회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모락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어느 곳에서나 곧바로 모락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이 열려있었다.▼
둘레길 숲사이 빈 공간으로 내려다 본 의왕시가지의 모습이다.▼
문화원입구 사거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모락어린이공원의 모습이다.▼
거북을 닮은 형상을 띠고 있어 거북바위라고 한다. 이 바위는 오랜 지질시대를
거치는 과정에서 풍화되어 거북모양의 기묘한 바위가 생기게 된 것이다.▼
사랑의 나무 연리지를 이곳 모락산 자락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오매기 마을까지는 1.22km를 남겨두고 있었다.▼
오매기 마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안내판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단 큰 도로로
나가서 다시 유턴해야 한다.▼
오매기 마을로 들어서기 위해 일단 큰 길로 나섰다.▼
오매기 마을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 곳 삼거리를 통해야 하는데 안내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섰더니 하천과 사유지의 틈에 있는 길이 비좁아서 몹시 불편했었다.▼
이처럼 사유지에서 관리하는 나무들이 좁은 둘레길까지 뻗어나와 이 길을 걷는데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나중에라도 의왕시에서는 반듯이 이 길을 똑바로 정리해
야 할 필요가 있다.▼
드디어 오매기 마을에 진입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안내표지판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천중학교에서
오매기 마을로 진입하는 방향표지는 생생한데 이곳 오매기 마을에서 다음 방향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사라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불편해서 없애버렸는지 그 이유는 알 길이 없지만 처음 이 길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는 보통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나 자신 마을 사람들에게 둘레길의 진행방향을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무려 한 시간 가량을 이리 저리 헛돌이를 하고 너무 피곤하고 답답한 마음에서 다시 왔던
방향을 향하여 돌아서서 걷고 있는데 마침 이곳 둘레길을 걸어오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
었는데 다행히 그 분들은 초행길이 아니었고 다음 코스로 향하는 길을 잘 알고 있었다.
구세주를 만난 듯한 기분으로 다음 코스로 이어나갈 수 있었다. 차제에 의왕시에서는 모락
산 둘레길 전 코스에 대하여 이용 시민의 불편해소 차원에서 반듯이 안내표지판 등을 재정
비해야 할 듯싶다.▼
모진 고생 끝에 다시 만나게 되는 모락산둘레길 시그널이 반갑기만 했었다.▼
오매기 마을의 유래가 안내표지판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백운호수와 주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능안고개로 향해야 한다.▼
능안고개를 넘어가는 나그네들을 위하여 나무를 활용하여 긴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끝부분에 "kIM" 이라 새겨놓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김씨 성을 가진 분의 작품일 듯
싶다.▼
이곳은 능안고개이며 진행해야 할 방향은 능안마을이다.▼
능안 마을로 향하는 길목에는 아름다운 정원수 재배농원이 있었다.▼
능안마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 따라서 지루했다. 아마도 모락산 둘레길에서 제일 지루한
길을 꼽는다면 단연 능안마을을 통과하는 길일 것이다.▼
내가 진행해야 할 방향은 물론 갈미문화공원이다.▼
세종의 넷째 아들로 무예와 의론에 뛰어났던 임영대군 이구의 묘역 및 사당이다. 어머니는
소현왕후 심씨이며 세종 10년(1428년) 임영대군에 봉해졌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성이 활달하
였으며 왕손이면서도 근검하였고 사람들을 대할 때 교만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 임영대군의 묘역이다.▼
모락터널까지는 불과 740m를 남겨두고 있었다.▼
임영대군 사당을 지나 걷다보니 백운호수로 향하는 모락산 하산길과 연결돼 있었으며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숲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상식들을 표지판으로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모락산 터널의 모습이다.▼
백운호수에 관한 안내판이다. 다행히 백운호수 둘레길도 개통했다고 하니 머지 않은
장래에 반듯이 그 길을 걷고 싶다.▼
의왕의 명소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다.▼
갈미한글공원의 모습이다. 이곳 의왕시에서 태어난 국어학자 이 희승 박사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공원이라고 해서 갈미한글공원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계원예술대학교 후문의 모습이다.▼
모락산 둘레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례길은 일단 계원예대 교정으로 들어와서
다시 이어져 있다.▼
이곳은 반도 보라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해 만든 산책로이지만 둘레길로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무척 쾌적한 길이었다.▼
이제 모락산둘레길도 종착지인 모락중학교 입구까지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었다.▼
모락산 들꽃공원의 전경이다.▼
말이 들꽃공원이지 아직은 이렇다 할 들꽃들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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