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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사진첩/금남정맥

제1구간(모래공원~조화봉~입봉~연석산~운장산~피암목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8일은 어버이 날이고, 15일은 스승의 날, 그리고 16일은 성년의 날이며
또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어느 날이고 의미없는 날이 없지 않겠지만 올해 역시 나는 어버이 날
을 특별히 기억하고자 한다.

 지난 어버이 날에는 폐륜의 남매가 자기들을 낳고 길러주신 아버지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
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어떻게 어버이 날에 이런 일이...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다. 아직 정
확한 살해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재산관계도 그 중 큰 이유일 듯싶다.

 이 흉칙한 뉴스를 접하고 문득 까마귀라는 새가 생각났다. 일반적으로 까마귀는 음산한 아기울

음 소리를 내는 좋지않은 새, 즉 흉조 쯤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바로는 이 세상의

모든 금수(禽獸) 중에서 가장 효성이 강한 새라고 한다.


 우선 까마귀는 나뭇가지 위에 앉을 때에도 절대로 어미 새가 앉아 있는 윗자리에 앉지 않는다고

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예를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직접 효를 실천한다는 것이다.


 새끼 까마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친 어미를 위해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 준

다고 한다. 그래서 "받아 먹은 것을 되돌려 갚는 새"라는 뜻의 "반포조(反哺鳥)"라 부르며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 한다.


 이쯤 되면 까마귀는 더 이상 흉조가 아니다. 우리 인간 보다 훨씬 값진 효를 실천하는 훌륭한 새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우리 인간은 까마귀 보다 못한 한낱 짐승에 불과한 것이다. 나이가 드신

부모가 필요한 것은 마음에 없는 선물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정성어린 효심을 원한다.


 그리고 돈도 필하다. 평소에는 전화 안부에도 인색하다가 어버이 날에나 용돈 몇 푼으로 적당히

효를 대신하려는 생각을 갖는다면 이것은 까마귀와 같은 급의 레벨이 아니라 까마귀 보다 훨씬 못한

저급의 레벨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내겐 효를 하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다. 이젠 후회를 해도 소용 없다. 내 어머니는 5년 전에 이미

저 세상 분이 되셨다. 지금 효의 대상이신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

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당장 다정다감한 전화라도 한 통 드려라.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금남정맥 첫 구간 등정에 나서는 날,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엄마가 가슴에 사무치도록 보고싶다. 금남정맥은 금남호남정맥의 서쪽 끝 지점인 주화산

(565m)에서 호남 정맥과 남북으로 나누어져 북쪽의 대둔산과 부여의 부소산으로 이어진다. 


 금남정맥의 산줄기는 노령산맥의 일부이며 총거리는 126km이다. 주화산에서 시작한 금남정맥은 

북쪽 방향으로 주화산, 연석산, 운장산, 서봉, 활목재, 피암목재, 장군봉, 태평 봉수대를 지나고 다시

충남 금산군을 거쳐 대둔산, 개태산, 계룡산을 거쳐 충남 부여군 부소산으로 이어진다.





산행 일시 : 2016. 5. 15(일)
산행 코스 : 모래공원~조화봉~입봉~황새목재~연석산~서봉~운장산~피암목재
산행 시간 : 약 8시간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구간의 날머리이자, 오늘 산행 들머리인 전주묘지공원 입구이다.▼


산행 출발전에 우선 기념촬영부터 하였다.▼



금남호남정맥과 금남정맥, 그리고 호남정맥이 분기되는 소위 3정맥의 분기점인 주화산이다.▼






해발 637.4m의 입봉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좌회를 해야 하는데 그만 직진하는 바람에

약간의 알바를 하고 말았다.▼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집앞에 조성한 화단에 함박꽃이 있었다. 그 때 그 함박꽃처럼

어느 집 담벼락에 하얀 꽃들이 소담스레 피어있었다▼








해발 930미터의 연석산 정상이다. 어렵사리 올라 온 정상치고는 정상표지판이 너무 낡고 초라했다.▼






운장산 서봉에는 거센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었다. 금세라도 한 줄기 시원한 빗줄기가
내릴 것 같은 기운이 불었다.▼



운장산 정상을 불과 600미터 남겨두고 갈등이 생겼지만 금세 비라도 쏟아질 것같은

분위기에다가 무엇보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이기에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뒤풀이 장소이다. 고풍스러운 한옥이 산행에 찌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