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흉칙한 뉴스를 접하고 문득 까마귀라는 새가 생각났다. 일반적으로 까마귀는 음산한 아기울
음 소리를 내는 좋지않은 새, 즉 흉조 쯤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바로는 이 세상의
모든 금수(禽獸) 중에서 가장 효성이 강한 새라고 한다.
우선 까마귀는 나뭇가지 위에 앉을 때에도 절대로 어미 새가 앉아 있는 윗자리에 앉지 않는다고
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예를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직접 효를 실천한다는 것이다.
새끼 까마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친 어미를 위해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 준
다고 한다. 그래서 "받아 먹은 것을 되돌려 갚는 새"라는 뜻의 "반포조(反哺鳥)"라 부르며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 한다.
이쯤 되면 까마귀는 더 이상 흉조가 아니다. 우리 인간 보다 훨씬 값진 효를 실천하는 훌륭한 새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우리 인간은 까마귀 보다 못한 한낱 짐승에 불과한 것이다. 나이가 드신
부모가 필요한 것은 마음에 없는 선물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정성어린 효심을 원한다.
그리고 돈도 필요하다. 평소에는 전화 안부에도 인색하다가 어버이 날에나 용돈 몇 푼으로 적당히
효를 대신하려는 생각을 갖는다면 이것은 까마귀와 같은 급의 레벨이 아니라 까마귀 보다 훨씬 못한
저급의 레벨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내겐 효를 하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다. 이젠 후회를 해도 소용 없다. 내 어머니는 5년 전에 이미
저 세상 분이 되셨다. 지금 효의 대상이신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
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당장 다정다감한 전화라도 한 통 드려라.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금남정맥 첫 구간 등정에 나서는 날,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엄마가 가슴에 사무치도록 보고싶다. 금남정맥은 금남호남정맥의 서쪽 끝 지점인 주화산
(565m)에서 호남 정맥과 남북으로 나누어져 북쪽의 대둔산과 부여의 부소산으로 이어진다.
금남정맥의 산줄기는 노령산맥의 일부이며 총거리는 126km이다. 주화산에서 시작한 금남정맥은
북쪽 방향으로 주화산, 연석산, 운장산, 서봉, 활목재, 피암목재, 장군봉, 태평 봉수대를 지나고 다시
충남 금산군을 거쳐 대둔산, 개태산, 계룡산을 거쳐 충남 부여군 부소산으로 이어진다.
금남호남정맥과 금남정맥, 그리고 호남정맥이 분기되는 소위 3정맥의 분기점인 주화산이다.▼
해발 637.4m의 입봉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좌회를 해야 하는데 그만 직진하는 바람에
약간의 알바를 하고 말았다.▼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집앞에 조성한 화단에 함박꽃이 있었다. 그 때 그 함박꽃처럼
어느 집 담벼락에 하얀 꽃들이 소담스레 피어있었다▼
해발 930미터의 연석산 정상이다. 어렵사리 올라 온 정상치고는 정상표지판이 너무 낡고 초라했다.▼
운장산 정상을 불과 600미터 남겨두고 갈등이 생겼지만 금세 비라도 쏟아질 것같은
분위기에다가 무엇보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이기에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뒤풀이 장소이다. 고풍스러운 한옥이 산행에 찌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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