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제6구간을 걷게되는 오늘 현지 계룡산의 날씨는 오전 9시부터 1~4mm의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걱정이 됐지만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고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일기예보가 오보가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우린 국사봉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우리가 걸어야 할 능선들이다. 멀리 계룡산의 정상인 천왕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계룡산에도 드디어 가을은 왔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무잎들을 보니 문득 내 인생의
계절도 가을이 아닌가 싶어 숙연해졌다.▼
뒤에 보이는 곳이 계룡산의 정상인 천왕봉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계룡의 정상 천왕봉에 충청남도에서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의미의 "천단(天檀)"이라는 비를 세웠다. 물론 이 사진 역시 운 좋게 이곳을 다녀가신
어느 분의 사진을 슬쩍했다.▼
천단의 유래를 읽어내리다가 내 시선이 "이곳 천황봉에는.." 에 이르자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2003년도에 어느 광역자치단체에서 세운 기념비에 버젓이 등장하
는 천황봉(天皇峰)..
천황봉,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였다. 당연히 천황은 일본의 천황을 의미한
다. 다행스럽게도 근래들어 우리 민족의 정기를 찾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
든 산 중에서 천황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의 정상석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그러나 천왕봉 역시 한글로 표기하면 별 문제될 것이 없으나
천왕봉을 천왕봉(天王峰)이 아닌 천왕봉(天旺峰)으로 표기하면 천황봉의 표기처럼
문제가 된다.
다시말해 천왕(旺)의 "왕"이라는 글자가 일왕(日王), 즉 일본의 왕을 뜻하기 때문이
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코자 일제는 유명산의 봉우리에 천황봉이라는 정상석
을 세웠던 것이다.
연유가 이렇게 되는데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개인이나 어느 사적
인 단체도 아닌 광역자치단체에서 설치한 비라서 더욱 그렇다. 관계당국의 빠른 조처
가 있었으면 좋겠다.
계룡산에는 통천문도 있었다.▼
계룡의 능선은 험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주작.덕룡산의 산줄기처럼 험한했다.
그러나 험한 만큼 스릴이 있었고 주변 비경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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