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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사진첩/금남정맥

금남정맥 제6구간(무상사~관음봉~만학골재)


 

 금남정맥 제6구간을 걷게되는 오늘 현지 계룡산의 날씨는 오전 9시부터 1~4mm의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걱정이 됐지만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고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일기예보가 오보가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른 아침 현지에 도착해 보니 하늘은 시커먼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금세라도 빗줄기가
쏟아질 태세였다. 하지만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주고 있어 기온상으로는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들머리인 무상사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계룡산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부지런히 오르
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우린 비가 내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산길을 걸어야겠다는 심산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서 계룡산을 다녀갔지만 금남정맥 계룡산 구간은 군부대의 통제
가 심한 지역이라서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걷는 산길이었다. 등산객들의 왕래가 뜸한
구간이라서 그런지 등산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산길 찾는데 애를 태워야 했었다.

 그런 이유로 다소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었지만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다."는 속담
럼 다행스럽게도 가을을 맞은 계룡산은 단풍과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위용을
랑하고 있었다.

 오늘은 억수로 운이 좋은 날, 우리가 하산할 때까지 우려했던 비는 내리지 않았었다.
오히려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 덕분에 산행시간이 예정시간 보다 무려 1시간 가까이
단축될 수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 장소에 이르니 그때서야 비로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처
럼 날씨가 우리의 희망대로 받쳐주는 산행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산행 일시 : 2016. 10. 16(일)
산행 코스 : 무상사~ 천단(계룡산 정상)~ 관음봉~ 자연성릉~ 금잔디 고개~ 만학골재
산행 시간 : 약 6시간




산행 들머리인 무상사 입구이다.▼



우린 국사봉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우리가 걸어야 할 능선들이다. 멀리 계룡산의 정상인 천왕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계룡산에도 드디어 가을은 왔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무잎들을 보니 문득 내 인생의

계절도 가을이 아닌가 싶어 숙연해졌다.▼




뒤에 보이는 곳이 계룡산의 정상인 천왕봉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계룡의 정상 천왕봉에 충청남도에서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의미의 "천단(天檀)"이라는 비를 세웠다. 물론 이 사진 역시 운 좋게 이곳을 다녀가신

어느 분의 사진을 슬쩍했다.▼


천단의 유래를 읽어내리다가  내 시선이 "이곳 천황봉에는.." 에 이르자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2003년도에 어느 광역자치단체에서 세운 기념비에 버젓이 등장하

는 천황봉(天皇峰)..


천황봉,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였다. 당연히 천황은 일본의 천황을 의미한

다. 다행스럽게도 근래들어 우리 민족의 정기를 찾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

든 산 중에서 천황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의 정상석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그러나 천왕봉 역시 한글로 표기하면 별 문제될 것이 없으나

천왕봉을 천왕봉(天王峰)이 아닌 천왕봉(天旺峰)으로 표기하면 천황봉의 표기처럼

문제가 된다.


다시말해 천왕(旺)의 "왕"이라는 글자가 일왕(日王), 즉 일본의 왕을 뜻하기 때문이

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코자 일제는 유명산의 봉우리에 천황봉이라는 정상석

을 세웠던 것이다.


연유가 이렇게 되는데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개인이나 어느 사적

인 단체도 아닌 광역자치단체에서 설치한 비라서 더욱 그렇다. 관계당국의 빠른 조처

가 있었으면 좋겠다.



계룡산에는 통천문도 있었다.▼


계룡의 능선은 험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주작.덕룡산의 산줄기처럼 험한했다.

그러나 험한 만큼 스릴이 있었고 주변 비경은 아름다웠다.▼









드디어 관음봉 고개에 이르렀다. 이곳부터는 마음놓고 합법적으로 산행을 할 수 있는 구간
이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해발 766미터의 관음봉 정상이다. 지자체에서 관리할 때는 이곳의 높이가 816미터로
잘못 표기되어 있던 것을 작년에서야 766미터로 바로 잡았다고 한다.

이처럼 잘못된 관음봉의 정상높이를 바로 잡듯이 "천황봉"이라 표기되어 있는 천단의
비(碑)도 어서 빨리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