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북정맥 제6구간은 원래 지난 6월에 가기로 계획돼 있었지만 메르스 여파로 무기 연기하다가
오늘에야 출발하게 되었다. 지난 5월 정맥산행때도 9시간 넘는 산행으로 무척 힘들었는데 이번 역시
혹서기에도 불구하고 산행시간이 8시간으로 예고돼 있었다.
우려반 걱정반으로 빈틈 없이 준비했다. 우선은 뭐니뭐니해도 식수였다. 총 3.5리터의 물에 기나긴
산길에서는 청량음료나 다름없는 막걸리에다가 간식거리 및 과일 등을 넣고 산행 후 갈아입을 옷가
지 등을 넣다보니 배낭의 무게가 어깨에 중압감이 느껴질 정도로 무거웠다.
더구나 오늘은 많은 비는 아니지만 약간의 비가 예보돼 있었다. 하지만 어쩔 것이냐? 한 달에 딱 한
번뿐인 정맥산행을 온갖 이유를 붙여서 포기해 버린다면 험난한 세상사 중에서 조금만 힘들어도 쉽
게 좌절해버리고 마는 나약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산행 일시 : 2015. 7. 19(일)
산행 코스 : 차동고개~장학산~천종산~서반봉~국사봉~금자봉~호제고개~문박산~학당고개
산행 시간 : 약 8시간 30분
이른 아침 관광버스가 안양을 출발할 때엔 제법 많은 비가 내렸지만 산행 들머리인 차동고개에
이르니 날씨만 잔뜩 어두울 뿐 빗줄기는 약해져 있었다.▼
오늘의 정맥산행 중 첫번째 맞이하는 해발381미터의 장학산 정상이다.▼
불과 5km의 거리일 뿐인데도 한여름 무성하게 자라난 잡풀들을 헤치며 걸었던 탓에 일찍부터
내 몸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사진은 성황당 고개이다.▼
두번째 봉우리인 해발 409미터의 천종산 정상이다. 오늘도 이처럼 높고 낮은 산들을 몇개나 오르내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
해발 392미터의 서반봉이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햇볕은 아예 없었고 비도 그닥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습도가 높아서인지 무더위의 열기가 온 몸을 땀으로 뒤범벅 되게 하고 말았다. ▼
산행지도를 보니 국사봉에 이르면 오늘 산행 목표 중 약 3분의 1은 돌파하는 것 같았다.
반갑게도 그 국사봉이 이제 겨우 800미터의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으니 갑자기 힘이 솟
는 듯했다.▼
이곳의 관할 행정기관인 청양군에서 이처럼 말끔하게 정맥의 등로를 정비해 줘서 산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고맙고 흐뭇했다. 만일 오늘 걷는 정맥마루금의 등로가 정비돼 있지 않
았다면 우린 잡초와 싸우느라 훨씬 강도높은 고통을 안고 산행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드디어 오늘 산행 중 최고봉인 해발 489미터의 국사봉에 이르렀다.▼
370봉이다.▼
해발 424미터의 424봉이다. 424봉, 마땅한 이름이 없었을까? 우리가 아름다운 이름을 찾아
한번 두번 불러주면 어느 새 의젓한 이름으로 우뚝 설테지만 수 없이 해가 바뀌어도 제대로
된 이름 하나 없이 그저 자신의 높이를 이름화하여 무성의하게 불러주고 있는 인간들을 얼마
나 야속해 할까? ▼
해발 370미터의 금자봉은 정맥마루금으로 부터 80미터 떨어진 거리에 비껴나 있었다.
무척 힘이 들고 지쳐있었지만 금자봉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해발 325미터의 금자봉 정상이다.▼
우린 효제고개로 향해야 한다.▼
효제고개는 마을로 내려와 있었다. 지금까지 산행시간은 얼추 7시간 남짓 되었다. 여름산행으로써는
사실 이것도 무리였다. 마음만은 딱 이것으로 오늘 산행에 마침표를 찍고 싶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
나 나의 희망사항일 뿐 비정한 정맥산행팀이 나의 애로를 들어줄리는 애초부터 택도 없는 일이었다.▼
드디어 해발 337미터의 문박산 정상이었다. 몸은 이미 녹초가 돼있었지만 내가 이곳 문박산 정상에
오르고 그나마 낮은 소리로 환호할 수 있었던 것은 산행도면 상에 나타난 이곳 문박산에서 날머리까
지의 거리가 불과 4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곳에만 이르면 굴러가더
라도 오늘 산행은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이다.▼
문박산을 떠나온 거리가 1.6km이고, 산행 날머리인 학당고개까지는 이제 2.2km만 남아있다.▼
아마도 오늘 산행에 있어서 마지막 봉우리인 듯한 225봉이었다.▼
400미터 전방에 학당고개~!
우와~!@ 드디어 학당고개, 이렇게 해서 장한 우리 정맥팀은 또 한 구간을 해내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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