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오늘이 그 99번째 산행이다. 오늘 산행은 경상남도 고성에 있는
연화산이다. 연화산, 산 이름이 아주 곱다. 며칠 전부터 그 지역의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였다. 하필 내가 산행하는 토요일에 남부지방에 억수같이 비가 내린
다는 예보가 있었다. 내심 기상상황이 변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계속 예의
주시해 봤다.
그런데 금요일 퇴근 무렵까지만 해도 분명 50mm내외의 비교적 많은 비가 내린
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잠자리에 들기 직전 마지막 예보를 보니 상황이 확 바
뀌어 있었다. 비가 조금 내리다가 새벽녘에 갠다는 것이다. 너무 반가운 예보였다.
나의 명산 이어걷기에 하느님께서도 기꺼이 배려해 주시는 것만 같았다.
연화산은 지난 주 응봉산 못지않게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리가
멀다고 해서 주저할 수는 없었다. 쇠뿔은 역시 단김에 빼야 하는 것이다. 거기
에다가 기꺼이 동행을 자처하는 산친구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랴.
연화산은 연꽃의 산이며 연꽃은 알려진대로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연화산은
생각보다 장엄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았고 외형만 보면 보통의 산 그 이상도 그 이하
도 아닌 그저 그런 산이었다. 물론 산의 높이도 528m에 불과하여 널널하게 산행을
하여도 산행시간은 고작 두어 시간 남짓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왜 이런 평범한 산이 100대 명산에 선정됐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았다. 산림청의
변을 따르면 우선 연화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음이 고려됐다고 한다. 그 다음
으로 산의 규모에 비하여 옥천사, 청련암, 백련암, 연대암 등 사찰이나 암자들이
많고, 산 자체가 연꽃의 형상을 닮아 아름답다는 점이 그 주된 이유였다.
산림청의 명산 선정이유에 동의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으나 그렇다고 명산선정에
관여할 자격이 있는 것도, 그 취소를 권유할 입장도 아니기에 담담하게나마 받아
들이기로 하였다. 어쨌든 나의 명산 이어걷기 카운트 다운의 숫자는 이제 달랑 하나
로 줄어들었다. 바로 대암산이다. 100대 명산 종주, 대망의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산행 일시 : 2011. 6. 11(토)
산행 코스 : 느재고개~연화산~남산~황새고개~청련암~옥천사
산행 시간 : 약 3시간
누 구 랑 : 마음이 맞는 친구랑..
인삼의 고장, 금산 휴게소이다. 휴게소 뒷편에 운치있는 곳이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
산행 들머리인 느재고개이다. 원래 계획은 옥천사 입구에서 산에 오르는 것으로
돼있었으나 택시 기사께서 우리를 생각해서 이곳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우린 가급적이면 차를 이용하는 것 보다 산길을 걷는 것이
훨씬 편한데도....▼
비가 온 뒤끝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무척 후덥지근했다. 택시 기사께서
산의 중턱까지 태워주는 바람에 산행시간이 훨씬 단축되었다. 연화산은
1km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
연화산의 산길은 편안했다. 발의 감촉이 무척 좋은 육산이었다.
널널하게 걷고 있는데도 연화산 정상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해발 528m의 연화산 정상이다. 연화산은 그 이름처럼 한 떨기 연꽃으로 피어난
아름다운 봉우리였다. 연화산이 품은 세상은 아름답다. 연꽃은 여러가지 특징적 의미
를 갖고 있다. 연꽃의 특징을 닮아가는 사람을 흔히 "연꽃처럼 아름답게 사는 사람"
이라고 한다.
우선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고 정갈한 자태를
지키고 있는 꽃이다. 연꽃은 그 잎 위에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물이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 떨어질 뿐이다. ▼
우린 남산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운암고개이다. 우린 이곳에서 준비해 음식으로 요기를 하였다.▼
해발 427m의 남산 정상이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올라 본 남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모두 3개이다. 당연히 서울 남산이 있고, 두번째는 경주에
있는 금오산의 다른 이름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이곳 고성의 남산이다.▼
황새고개이다. 황새의 서식처였는지 아니면 황새모양의 고개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고개이름이 퍽 이색적이다.▼
청연암 입구이다. 경내를 둘러보고 나와서 찍은 사진이었으나 이해를
돕기위해 청련암 입구 표지석부터 올렸다.▼
연화산 청연암이다.▼
청연암 경내이다.▼
연화산 옥천사 일주문이다. 이곳 일주문 역시 옥천사 경내를 먼저 살펴보고
나와서 촬영한 사진이다. ▼
옥천사 경내이다. 연화산 옥천사는 의상대사가 당나라 지엄법사에게서
화엄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화엄을 강론하기 위해 신라 문무왕 10년(670년)에
창건한 절이다. 절의 이름은 대웅전 좌측에 끊임없이 솟아나는 달고 맛있는
샘(玉泉)이 있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
옥천사는 지금은 비록 하동 쌍계사의 말사이지만 당시에는 화엄종찰로
지정된 화엄 10대 사찰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부속암자로 연(蓮)자
돌림의 청연암(靑蓮庵),백연암(白蓮庵), 연대암(蓮臺庵) 등이 있다.▼
옥천사 범종각이다.▼
옥천사 경내에는 때 맞춰 한 떨기 연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연꽃이 피면
물 속 시궁창의 모든 악취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마치 한
사람의 인간애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듯이 말이다. 또한,연꽃은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꽃 피운 만큼의 선행은 꼭 그 만큼의 결과를 맺는다.
연꽃은 그런 꽃이다. 그러기에 불교의 상징이 되고, 아름답게 사는 사람을
상징하는 꽃이 된 것이다. 나도 연꽃처럼 아름답게 살고싶다. 나도 연꽃
처럼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향기롭게 살고싶다. ▼
옥천사 입구이다.▼
옥천사 입구에는 아담한 저수지가 있었다. 저 물의 근원은 깨끗하고 정갈하기
이를데 없는 연화산이 뿜어 낸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물이다.▼
개망초가 지천에 널려있는 저수지 둑에서도 한 컷 땡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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