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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 사진첩/영남권 산행

남해 금산(일출산행)

 

 

경인년 새해 첫 산행은 희망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장소를 택하고 싶었다. 그랬었다.

말갛게  떠오르는 일출의 명소로서나 영험한 효력을 지녔다는 사찰을 찾는 것도 그런 연유였다.

장쾌한 풍광이 펼쳐지는 바다, 탁 트인 산 정상의 후련함을 구비해 주는 곳은 없을까. 이런 소망을

일거에 충족시켜주는 절호의 장소가 바로 남해 금산이었다.

 

남해 금산은 꿈길에서도 걸어보고 싶은 산이었다. 그것은 금산이 단순히 100대 명산 중 하나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왠지 "금산"이라는 산 이미지에서 풍기는 맛이 썩 괜찮았다. 그러나 금산은

아무때고 그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만은 아니었다. 산악회에서도 평소에는 금산을 산행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개가 신년 일출 산행지로 선택을 하는 곳이다. 금산의 산길을 걷기

위해 나는 딱 1년을 참고 기다려 왔던 것이다.

 

 

산행 일시 : 2009. 12. 31(목)~ 2010. 1. 1(금) 신년 일출산행

산행 코스 : 주차장~쌍홍문-제석봉-상사바위-금산산장-단군성전-금산-보리암-주차장

산행 시간 : 약 4시간

안내 산악회 : 경기우리 산악회

 

 

보다 나은 풍광을 위해 우리는 보리암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20분을 더 올라 정상인 망대근처에

자리잡았다.  

 

보리암 암자와 해수관음상 사이로 펼쳐지는 섬 연봉 뒤로 수평선을 헤집고 솟아 오를 태양,

여태껏 보았던 어떤 일출도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숨막히는 아름다움에의 예감에 삭풍도

멈춰졌다. 드디어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금산 아래에 있는 바다도 보이고 마을도 보이기

 시작했다.

 

 

경인년 새해의 장엄한 일출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금산의 이곳 저곳에 운집해 있었다.

 

보리암 전경이다. 금산의 보리암은 금강산 보리암, 담양군 추월산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보리암의 하나라고 한다. 보리암은 영험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강화의 보문사, 동해

앙양의 낙산사와 함께 국내 3대 기도 도량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여기에 일출이 더해진다

고 생각해 보라, 너무 멋지지 않은가? ▼ 

 

 

조금씩 사위가 밝아지고 천지에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렇지만 해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람의 인내력을 테스트하는 듯 싶었다. 고요한 적막은 계속되고 있었다. ▼

 

 

 

몇 분이 지났을까. 드디어 구름 속에서 살포시 고개를 내민 태양이 눈에 잡힌다. 해가 돋는다.

"와아~!" 금산이 무너져 내릴듯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빨간 빛의 찬람함이었다.

장엄했다. 아름다웠다. 멋졌다. 겨울 태양은 여름에 비해 뿜어내는 열기가 적어서인지 이글거림은

약하지만, 그 부드러움이 각별한 감흥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동해도 아닌 남해에서 일출을 운운하니 혹자는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태양은 동지를 전후해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겨울에는 남해에서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수긍하리라. 이제 태양은 자신의 모습을 거의 드러내고 있었다. ▼

 

 

수많은 점처럼 이어지는 섬 연봉 너머로 솟는 해는 망망대해 속에 솟아나는 동해의 밋밋한 일출보다

가슴의 울림이 훨씬 크다. 그 진한 감동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새벽 바람을 가르며 보리암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완전히 제 모습을 드러낸 태양의 모습이다. ▼

 

 

힘차게 경인년 새해의 태양이 떠오르자 그 붉은 기운에 매료되어 빨갛게 변한 바위의 모습이다. ▼

 

 

원래 금산은 신라의 원효(元曉)가 이 산에 보광사(普光寺)라는 절을 세웠던 데서

보광산이라 하였는데,  고려 후기 이성계(李成桂)가 이 산에서 100일기도 끝에 조선왕조

를 개국한 그 영험에 보답하는 뜻으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었다 해서 금산이라고 부

르게 되었다.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기암괴석들로 뒤덮여 있으며,

1974년 12월 28일 경상남도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되었다. 주봉(主峰)인 망대를 중

심으로 왼쪽에 문장봉·대장봉·형사암, 오른쪽에 삼불암·천구암 등의 암봉(巖峰)이

솟아 있다. ▼

 

 

일출의 감동만으로 금산의 진면목을 다 보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보리암을 품은 금산은

소문난 명승지이다. 산으로는 유일하게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것도 다 까닭이 있다. 정상

부근이 온통 돌산인 덕에 볼거리가 널려있다. 천가지 형상, 만가지 전설을 담고 있는 바위의 천국을

보는 것만 같았다.

 

아래 사진은 일월봉의 모습이다. 일월봉은 두개의 바위가 층암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가까이 보면

일자형을 이루고 있으나 멀리서 전체를 보면 월자형으로 보여 일월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제석봉은 이 바위에 제석천이 내려와 놀다갔다 하여 제석봉이라고 부른다. 불교에서 제석천은 부처를

좌우로 모시는 불법을 지키는 신을 말한다고 한다. ▼

 

 

흔들바위, 거북이 모양을 닮아 본래의 귀암이라 하였으나 큰 바위가 한 사람의 힘으로 흔들거리기

때문에 요암(흔들바위)이라고도 한다. ▼

 

 

단군성전, 이곳은 우리겨레의 시조인 단군 할아버지를 모신 성역으로서 한배검님의 가르침으로

일문 김연섬 선생께서 1995년에 건립하였다. 성전에는 환인하느님, 환웅천왕, 국조단군왕검의

영정을 봉안하고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기리고 있다. ▼

 

 

쌍홍문 안에서 바깥 세상을 내다 보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 눈에 통채로 들어왔다. ▼

 

 

 

장군암, 이 바위는 장군이 검을 짚고 봉을 향하여 서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장군암이라 하였으며

금산의 첫관문인 쌍홍문을 지키는 장군이라 하여 일명 수문장이라고 한다. 특히 이 바위를 휘감고

있는 송악으로 인해 장군암이 더욱 늠름해 보인다. ▼

 

 

사선대, 동서남북에 흩어져 있는 네 신선이 이 암봉에서 모여 놀았다 하여 사선대라 부른다. ▼

 

 

 

쌍홍문, 금산의 관문이며 옛날에 천양문(天兩門)이라 불러 왔으나 신라초기 원효대사가 두 굴이

쌍무지개 같다하여 쌍홍문이라 부르게 되었다. ▼

 

 

"산 할미꽃" 이라는 금산을 노래한 시이다. ▼

 

 

숲으로 부터 온 한통의 편지, 어떤 내용일까? 어릴 적 편지쓰기를 무척 좋아했었던 때가 있었다.

빨간 우체통만 쳐다봐도 왈칵 그리움이 밀려오는 듯 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소개하는 안내판이다. ▼

 

 

산행 들머리이다. 오늘은 무박 일출산행으로 깜깜한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사진이 제대로

나올 수가 없었다. 따라서 사진의 순서가 산행 순서가 아니고 뒤죽박죽되었다. ▼

 

 

금산의 주차장 모습이다. 수 많은 관광버스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

 

 

주자창에서 올려다 본 금산의 모습이다. 맨 좌측에 보이는 바위가 그 유명한 상사바위이다. 

한 과부가 자신을 짝사랑하다 상사병에 걸린 청년을 이 곳에 데려와 회포를 풀어주었다고

해서 상사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린 금산 주차장에서 떡국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싱싱한 자연산 회를 먹기위해 삼천포 어시장으로

향했다. 삼천포항은 평화스럽기는 했으나 주변이 무척 무질서해 보였다. ▼

 

 

아래 사진은 삼천포 연육교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바다를 향해 일어선 수많은 기암들과 다도해 쪽빛바다의 아스라함 ! 거짓말 같은 이 성계의 건국신화,

그러나 남해 금산은 그 화려한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이 성복의 단 7행의 시 한편으로 실연(失戀)의

산(山)이 되고 만다. 조용히 그 시를 음미해 보기로 한다.

 

한 여자 돌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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