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백두대간 산행이 눈이 많이 쌓여 무척 힘이 들었고 추위에 떨어야 했던 산행이었다면 오늘
산행은 비록 거리는 멀었지만 추위는 사라지고 오히려 더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산행이었고, 또
산행 역시 어제 보다는 한결 수월하고 편안한 산행이었다. 물론 "남산제일봉"이라는 산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과연 남녘의 산 중에서 제일 으뜸가는 산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멋지고
호쾌한 명산 중의 명산이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경남 합천군에 있는 남산제일봉(일명:매화산)은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석들이 삐죽삐죽 솟아있고
이와 어우러진 단풍이 절경인 가을에 많이 찾으며. 봄에도 인기가 있어 인기 명산100산 중 43위에
해당하는 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엄격히 따지면 매화산과 남산제일봉은 다르다. 매화산(954m)은
남산제일봉(1010m)에서 약 2km 떨어져 있으며 남산제일봉이 매화산 보다 더 높고 훨씬 멋지다.
또 매화산은 입산금지 지역이다.
그러나 광의의 매화산은 남산제일봉을 주봉으로 하고 954봉 등 주변의 여러 봉우리들을 포함해서
산 전체를 일컫는 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전에는 천불산, 가야 남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는 매화산의
복잡한 명칭에 또 한 번 아름다운 기암괴석을 생각해 보게 된다.
산행 일시 : 2010. 1. 10(일)
산행 코스 : 청량사~인초정~중봉~남산제1봉~용문폭포~치인리
산행 시간 : 약 3시간
안내 산악회 : 안양 산죽회
차에서 막 내려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데 어느 분께서 촬칵해 주셨다. ▼
산행 준비를 마치고 도자기 전시관 앞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
탐방지원센터이다. 시인마을이란 표지가 이색적이다. 요즘은 탐방소 마다 시집들을 비치해 놓고
산객들을 위해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하긴 모든 시상(詩想)의 원초는 자연이므로 이해가 쉽게
간다. ▼
길라잡이이다. 청량사는 1.2km, 남산제일봉은 3.5km라고 표시되어 있다. ▼
청량사로 향하는 길가에는 저수지가 있었다. 그러나 저수지는 꽁꽁 얼어있었다. ▼
천불산 청량사의 표석이다. 이처럼 남산제일봉은 천불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었다. ▼
자작나무과인 서어나무는 낙엽지는 넒은 잎의 큰 키 나무로 우리나라(온대림)에 적합한 나무이고
꽃은 4~5월에 잎 보다 먼저 피며 주렁 주렁 매달린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
청량사 입구에 있는 멋진 소나무(반송)의 모습이다. 반송은 늘푸른 바늘잎의 큰키 나무로 밑동부터
줄기가 많이 갈라진다. 꽃은 4월에 피고 솔방울은 소나무 보다 작으며 다음 해 9월에 익는다. ▼
청량사 경내이다. 청량사,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청량해지는 것만 같다. 나는 청량이라는 단어가
좋다. 친근감이 있어 좋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친숙한 단어이다. 어느 해 가을, 청량산을 찾았다.
그곳에도 청량사가 있었다. 절 입구에는 "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라는 찻집(안심당)이 있었다.
나는 아직도 청량의 가을 바람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오늘 그 바람 소리를 이곳 청량사에서 다시
만난다.▼
이곳 청량사는 해인사 산내 암자로써 창건연대의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전해오는 말로는 해인사
(AD 802년 창건) 보다 먼저 창건하였다고 한다. (삼국사기) 최치원 조에 이 절은 최치원이 즐겨
찾던 곳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청량사가 자리하고
있는 산 이름은 원래는 천불산이며, 남산제일봉, 매화산이란 천불산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
마냥 고즈넉한 청량사 모퉁이를 돌아 본격적으로 남산제일봉에 오르기 시작했다. ▼
어제의 추운 산행탓에 추위에 어느 정도 단련된 몸이었는데 오늘 날씨가 갑자기 포근해지는 바람에
몸은 벌써 땀으로 흥건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
오늘 산행의 코스이다. 산행코스가 비교적 단조로웠다. ▼
아무리 포근하다고 해도 그래도 겨울날씨인지라 영하 3~4도는 됐음직 한데 마치 열병이라도 앓는 듯
나의 몸은 후끈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방풍의는 물론이고 자켓마져 벗어젖히고 가벼운 티 하나
달랑 걸쳐입었다. 가야산을 배경으로 한 컷 땡겼다. ▼
남산제일봉에는 기상천외한 바위들이 많았다. 모두 아름답고 소중한 바위들이었다. 그냥 지나치기가
아까웠다. 하나 하나 가슴에 담고 싶었다. ▼
멋진 정상을 뒤로 하고 셋이서 뭉쳤다. ▼
나 혼자서도 폼을 잡아 봤다. ▼
정상을 오르기까지는 수 많은 철제계단을 거쳐야 했다. 요소 요소에 눈이 있고 결빙되어 있어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했다. ▼
남산제일봉을 바라보면서 나는 아름다움의 끝을 보는 듯 했다. 자연이 자연적으로 빚어 낸 자연의
조각품들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가를 웅변해주는 듯 싶었다. ▼
육중한 바위 틈새로 한 그루의 생명이 솟아있었다. 소나무였다. 그것은 대단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였다. ▼
드디어 해발 1,010m의 남산제일봉에 올랐다. 멋졌다. 장쾌했다. 아름다웠다. ▼
남산제일봉은 해인사 대적광전의 정남향에 위치한 해발 1,010m의 봉우리이다. 화강암으로 형성된
봉우리의 산세에서 나오는 상서로운 기운이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 대적광전의 기운과 맞부딪쳐
해인사에 화재가 발생한다고 하여 이 봉우리 정상에 소금을 담은 다섯개의 옹기단지를 다섯방향에
묻었다고 하며 그 후로는 해인사에 큰 화재가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해마다 단오가 되면
해인사에서는 남산제일봉이 품고 있는 불기운을 누르기 위해 소금을 묻는다고 한다. ▼
남산제일봉의 황홀함에 사로잡혀 정상에서 한 참 동안을 떠날 줄을 몰랐다. 내려가다 말고 다시 또
정상을 올려다 보았다. 보면 볼수록 멋지고 아름다웠다. 내 마음 어찌할 바를 몰랐다. ▼
이렇게 해서 3시간 동안의 축제는 끝났다. 그러나 그 환희는 내 머릿속에 오래 오래 남을 것만
같았다. 마치 어제의 힘들었던 산행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듯 싶었다. 치인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사우나가 있었다. 잠시 몸을 씻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체생활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
치인 주차장으로 나왔다. 많이 익숙해진 길이다. 이곳이 어딜까? 그곳은 작년 겨울에 가야산을 등반
하고 뒤풀이 장소로 사용한 바 있는 곳이었다. 우린 전주식당 2층에서 과메기 회로 뒤풀이를 하였었다.
그러나, 오늘 뒤풀이는 미리 예고된 대로 흑돼지 파티이다. ▼
기왕 남산제일봉에 오게 됐으니 이곳 가야산의 해인사와 남산제일봉의 멋진 봉우리들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한다.
해인사 : 우리나라 삼보 종찰 중 법보종찰로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화상과 그의 제자인 이정
화상에 의하여 신라 제 40대 임금 애장왕 3년(802년)에 창건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보 제 32호 고려 대장경판(팔만대장경)과 국보 제 52호로 장경판전을 비롯하여 많은
문화재가 있다.
상왕봉 : 상왕은 부처를 코끼리 가운데 가장 큰 코끼리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써 불교에서
유래하였다. 또한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봉이라 불리기도 한다.
깃대봉 : 깃대가 꽂혀 있는 산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깃대봉이라는 명성을 가진 산이
많은데 이는 옛날에 임금이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에게 땅을 하사하고 누구의 땅이라는 '깃대"를
봉우리에 꽂아 두도록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두리봉 : 명확한 유래는 없으나 봉(峰)의 형상이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 볼 수 있다 하여
두리봉이라 불리운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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