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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사진첩/천왕봉~추풍령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시작하며....

 

산악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게 되는 백두대간 종주, 흔히들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시작하는 사람은 많아도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막상 나서게 되면 힘이 들고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노정되기

때문에 완주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간종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끈질긴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지도상의 거리는 약 1,625km, 남한구간인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의

도상거리는 640km~690km라고 한다. 그러나, 경사로를 감안한 실제거리는 그 보다 훨씬

긴 거리가 될테고 각 구간의 시점 또는 종점까지 오르내리는 거리까지 감안하면 1,300∼

1,500km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어렵다는 백두대간을 야심차게 시작했다. 더구나 체력적으로 우려되는 50대

 후반의 나이에다 그렇다고 자유의 몸도 아닌 직장에 적을 두고 있는 처지에 말이다. 그러나

분명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나 자신도 어쩌지 못한다. 어려운 여건을 무릎쓰고 우리

민족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온몸으로 느끼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으니 인생의 여정을 차근차근

거닐 듯이 한 걸음 한 걸음 성스러운 그 땅에 나의 발을 내딛어야만 한다. 

 

이같은 다부진 마음으로 산악회의 백두대간이 한참 진행중이던 금년 2월에 추풍령을

시발점으로 삼아 발을 들여놓은 것이며 그후 쉼 없이 꾸준하게 대간 길을 걸어온 결과 

백두대간 전체구간 중 이미 절반 이상을 마친 상태이다. 하지만, 나의 대간산행은

속전속결을 최우선으로 삼았기에 산악회 일정에 맞춰 둘째주는 추풍령에서 만난 2기팀과

함께 하고, 넷째주는 역시 같은 산악회의 1기팀과 늦은목이에서 처음 만나 줄곧 함께

진행해 왔던 것이다.

 

한편, 산악회와 함께 진행하지 못한 지리산 천왕봉에서 추풍령까지의 구간이 늘 마음에

걸리던 차에 다행스럽게도 또 다른 산악회에서 오는 9월부터 백두대간을 북진행태로

진행한다고 하여 반가운 마음으로 합류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해서 중간 중간 끊어진

실을 다시 연결하여 하나의 실타래를 완성하듯 삼등분하여 출발한 백두대간길을 하나

하나 연결하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지금까지의 산행에 대한 기록들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산만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백두대간 종주산행에 대하여 체계적이고도 분명한 질서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여 그 동안에 진행돼온 백두대간의 자료들과 앞으로 진행하게 될

백두대간길을 통해 자료들을 하나하나 재구성해 보기로 한다.

 

"遊山者不可以無錄而有錄之有益於遊山也" (유산자불가이무록이  유록지유익어유산야)

 

산을 즐기는 자는 기록이 없어서는 아니되고, 기록이 있음은 산을 즐기는데 유익하다.

퇴계 이황 선생의 말씀처럼 산을 즐기기에도 기록은 필요하지만 후일에 잊지 않고 기억을 돕기

위해서도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