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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 사진첩/강원권 산행

토왕성 폭포

<Prologue>

 지난 20 여 년 동안 쉼 없이 거침없이 걸어왔던 산길은 전혀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아 무려 7년 가까이

그 발길을 멈춰야 했었다. 원인은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는 인류 역사상 미증유의 코로나 펜데믹이 그 원

인이었고 두번째는 내 자신을 향해 예고없이 찾아 온 몹쓸 병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크게 암울했었지만

졸업을 몇 개월 앞둔 이제는 마음의 평정을 찾는 여유가 생겼기에 긴박했던  지난 날을 잠시 반추해 보기

로 한다.

 

바로 5년 전, “조직 검사 결과 우려했던 위암이 맞습니다.” 나를 검진했던 의사의 이 한 마디에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순간 앞이 캄캄해졌고 하늘이 내려앉는 듯한 두려움과 무서움이 동시에 엄습했다. 맑은 하늘에서 떨어진

날벼락을 맞은 듯  "왜 하필 내가? 아닐 거야, 오진이거나 어딘가에 오류가 있었을 거야," 라고 애써 엄현

히 존재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미친 사람처럼 분노하며 날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완치판정을 앞두고 이런 저런 상념에 잠겨본다.

 

그리고 거침없이 내달리다 중단된 산길도 계속 이어가기로 다짐하면서 그 시발점이 바로 오늘이 되길

염원해 본다. 물론 지난 7년의 시간에도 산길을 완전히 멈춘 상태는 아니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근

교산 위주로 다녔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산길이란 의미는 근교의 산행이 아닌 원

정 산행, 다시 말해 해외 트레킹을 포함한 지방의 명산 등을 가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토왕산 트레킹이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 트레킹은

평소 절친한 사람들과의 산행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오늘 일행 중에는 산행에 관한

한 엄살꾼들이 있어 산행시간과 산행코스에 대해 불만들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애써  젊은 사람들의 재롱쯤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재고해 봐야할 것같은 생각도 든다.

 

 

산행   일시 : 2025. 9. 12(금) 07: 30 ~

산행   코스 : 설악산 소공원 ~ 육담폭포 ~ 비룡폭포 ~ 토왕성 폭포 ~ 원점회귀

산행   시간 :  약 3시간( 가다가 서다가 놀다가 먹다가 포함)

함께 한 사람들 : 멋과 낭만을 즐길 줄 아는 4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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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망각은 서럽고 무관심은 두렵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기를 쓰고 맑은 가슴으로

옛일을 추억한다. 추억은 기억이 되고 기억이 모여 역사가 된다.  오늘 트레킹도 그럴 것이다.

멋진 추억이 되고 아름다운 기억이 되고 잊지 못할 우리들만의 역사의 한페이지가 될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린천 휴게소(?)에서 바라 본 주변의 정경들이다.♥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들었다. 웅장한 바위 틈새로 나무들이 위태위태 서 있다. 하찮은 나무들 같지만

참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 보면 위태위태 한 것은 비단 나무들 뿐만이 아니고 우리

인간들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문득 스치는 얘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날 가장이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가족들을 다 모아놓고 비장한 말투로 "당분간 우리 가족

이 각자 떨어져서 살아야 할 것 같소." 그러자 아내가 애써 눈물을 감추며 물었다. "여보, 그럼 우리 아이들

은 어디로 보내죠?" "아이들은 당분간 외갓집에 보냅시다."  "그럼 저는 요?" "당신은 친정에 가 있구려."

"그럼 당신은요?" " 응 나는 처갓집에 가 있을 생각이요" 

 

 이 대화 내용을 보면 이 사람이 회사에서 해고 당한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애들의 외갓집이나 친

정이나 처갓집이 말만 다르지 실제로는 같은 실체이다. 사람들은 당면한 어떤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말을 바꾸어 가며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결국은 그 말이 그 말이고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하

는 경우가 허다하다. ♥

 

 

 

 

육담폭포의 포트홀(담소)의 모습이다. 육담폭포는  총 6개의 담소(포트홀)가 모여 폭포를 이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맑고 푸른 하늘이 이어지는 어느 날엔 간혹 꽃처럼 잘 웃고 새처럼 재잘대던 당신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어디 계신가? 당신도 이젠 예순이 다 되었을 테지? 첫만남, 첫사랑, 첫눈, 처음 학교 가던날, 첫 월급, 

날 밤, 첫순간은 잘 기억한다. 

 

 하지만 마지막은 잘 모른다.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음은 늘 지나고서야 깨닫는다. , 그게 끝일줄 몰랐지. 

처음이 긴장과 설렘이라면 마지막은 쓸쓸함, 아쉬움, 후회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웃

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너무 좋은 풍광을 느끼고 있기에...♥

 

 

 

 

 오늘 산행의 첫번 째 폭포인 육담폭포에 왔다. 가뭄치고는 생각보다 수량이 많아 폭포수가

제법이다. 폭포를 마주하며 폭포처럼 쏟아져내리는 문학적 영감을 손이 미처 따라가지 못함

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의 글씨는 춤 추듯 꿈틀댄다.

 

 세월이 흐를수록 어쩔 수 없이 시적 감수성은 나날이 닳아 없어지고 아버지에 관한 글을 썼던

소년은 이미 아버지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할아버지가 돼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외로워 한

다. 그리고 이렇게 산행과 여행을 갈구한다.♥

 

 

 삶이 지루하고 힘들다고 느꼈던 어린 날에 "세월 참 빠르다." 며 탄식하던 어른들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어느 듯 7학년이 돼버린 나 자신과 6학년을 훌쩍 넘겨버린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젠 우리가 바로 그 어른이 되어 삐쭉삐쭉한 머리카락을 애써 다듬으며 한 숨을짓고 있다는 사실에 가

슴이 먹먹해진다.

 

 그렇다. 이제 예순은 내게 한 참 지나간 나이가 되어버렸다. 예순은 꾀꼬리가 하늘에서 날고 그 깃이

찬란히 빛나던 청춘의 때에서 멀어져 돌이킬 수 없는 노년의 초입이다. 울음이 많았던 사람도 예순에

는 슬픔이 고갈되어 울지 않는다. 울음은 붉은 정념과 비례하는 것이니 울음없는 삶이란 도약과 방랑

의 때가 끝나 더는 꿈도 사랑도 없이 쇠락과 무의 심연, 그리고 망각과 헤념만이 남는다.

 

 하지만 6~7학년이라고 해서 추억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취미일 수만은 없는 산행

을 통해 추억 이야기도 만들어내고 이것을 통해 자기 정리를 위한 엄숙한 도정으로 승화시키고, 인생

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연 가까이에서 자연의 힘과 위안을 맛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장소로 여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널리 만연된 오류다. 중요한 것은 어느 풍경의 이름을 아는 일이 아니라 느끼는 일

이다. 모름지기 산행은 눈으로 보려, 귀로 들으려 하지말고 온몸으로 느끼라고 말한다.

 

 눈으로만 보는 산행, 귀로만 듣는 산행은 다른 사람을 위한,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한 산행일

뿐이지 결코 온전하게 자신을 위한 산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보는 산행만

이 진정 자신을 위한 산행이라는 뜻이다.

 

영동지방에 가뭄이 계속되어 기우제라도 올려야 할 판국이지만 인간들의 속사정이야 아랑곳 없

다는 듯 비룡폭포는 쉽 없이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었다.♥

 

 

 보고 싶다는 말처럼 간절한 말은 없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이 그 자체로서 완성형이다. 

네가 옆에 없어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물결이

쳤다.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살아갈 것이었다. 머리위에 허옇게 서리가 내리더라도 늙은 아내의

주름진 눈가를 들여다보며 가슴 두근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가슴이 두근거리면

언제 어느때든 그것이 첫사랑이다. 그리움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이라고 부르

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싶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보고싶음의 정체를 찾아 토왕성을 찾았건만 정작 토왕성 폭포는 그 시원한 물줄기는 커녕

그 기대를 한낱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고 시커먼 흔적과 삭막만이 우리들의 빈 공간을 무겁

게 무겁게 압박하고 있었다.♥

 

 

 장미꽃은 자신이 갖는 화려함으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주목받으려 한다. 그러나 그 화려함도

3일을 넘기기 힘들고 꽃 아래 가지에 솟아나 가시로 인해 여러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하지만, 소나무는 처음엔 밋밋해서 확 끄는 매력이 없으나 사시사철 변하지 않고 푸른 기개로

자랄수록 넉넉해지는 그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품안으로 끌어안는다. 인고의 세월을 버텨내

며 잘 자라 준 소나무 사이로 울산바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흔히 현세를 줄 세우는 사회라고 말을 한다. 성적으로 줄 세우고, 가진 재산이나 권력으로

줄 세우고 그 줄에서 누구보다 앞에 서려고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여기

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등을 조용히 밀어주었던 누군가가 반드시 있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에 미처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우리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

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당신 역시 누군가의 등을 힘껏 밀어줄 따

뜻한 손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의 있음은 없어도 그만인 그런 존재가 아닌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이 이번 산행을

통하여 또 한번 명증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더 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빛 높게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창가에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우리를 필요로 하면

서 같이 마시고 늘 즐겨 듣던 음악도 함께 듣도록 하자. 그래서 사랑은 여(산)행이라고 한다.

사랑을 하자. 사랑은 여(산)행일 때만 삶에서 유효하다. 웅장한 설악의 봉우리들이 다소 질

투의 시선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이 진짜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토왕성 폭포의 진면목을 보고 계십니다.

진짜루 꼬옥 다시 토왕성을 보고싶다. 토왕성, 그 폭포를 보고싶다. 과연 그날은

언제쯤일까?^^

 

 

 용대리 마을의 더덕식당에서의 점심식사도 좋았습니다. 풍부한 나물과 황태구이, 더덕구이,

산채비빔밥과 막걸리 등 덕분에 모처럼 포식했습니다. 어제도 다른 모임에 가서 황태메뉴로

식사를 했었는데 그날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나저나 명태가 이렇게나 많은 이름이 있었는지는 예전에 미처 몰랐답니다.~^^

<epilogue>

 세상에는 눈을 맞추기만 해도 눈속으로 번저들 설렘과 환상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오늘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이 그렇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인생을 즐기자. 되게 오래 살

것처럼 행동하면 어리석다. 

 

 걷지도 못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인생을 후회하지 말고 몸이 허락하는 한,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이나 산행을 떠나자. 여행을 통하여 구름을 사랑하던 헤세를, 별을 기리던 생텍쥐페리를

비로소 가슴으로 이해하여 보도록 하자.

 

 그리고 서로 사랑하며 진한 우정을 나누어 보도록 하자. 깊이 없는 간단한 글로 산행기를 대

신하며 평소 자주 읊조리는 한편의 시를 남겨둔다.

 

"그래도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으로 인하여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고

괴로워도 그래도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그런 일들이

없을 순 없으니까요.

 

 사람으로 인하여

슬프고 괴로웠듯이

사람으로 인하여

또한 기쁘고 행복합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결국 함께일 때,

모든 것에 의미가 있고

행복이 있는 거라고 합니다.

 

사람이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은 중심이 아닌

조건들에 불과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 때문에 슬프고

괴로운가요?

고통은 살아있는 사람의 특권이랍니다.

 

그러니 기억하세요.

힘들게 하는 그 사람 때문에

자신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마음을 돌이켜

그 사람을 축복해 보세요..

그러면 먼저 자신의 마음 속에

놀라운 평안이 깃들 겁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

더욱 빛이 나는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사랑합니다.

 

 어떤 인연은 마음으로 만나고

어떤 인연은 몸으로 만나고

어떤 인연은 눈으로 만난 답니다.

 

 어떤 인연은

내 안으로 들어와 주인이 되고

또 어떤 인연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고 맙니다.

 

 오늘은 해파랑길 걷는 날,

함께하신 모든 님들, 좋은 인연과

함께하는 밝고 건강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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