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에서인지 금년엔 매미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았다. 매미들도 삼복 무더위 앞에선 소리를 낼
엄두조차 못내는 것일까? 가뜩이나 소음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 매미의 울음소리는 분명 또 다른
소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요란한 매미소리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연의 신비에 귀 기울여보자. 7년간 땅 속에서 지내다 불과 7일안
에 짝을 찾아야 하는 매미의 애절한 사랑노래, 그것은 단순한 소음을 넘어 자연이 빚어낸 한 여름날의
세레나데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금년 여름엔 그 매미들의 우렁찬 화음을 듣지 못해 아쉽다 생각해 왔는데 오늘 횡성의 어답산
을 오르면서 모처럼만에 그들의 찌렁찌렁한 통곡을 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뜻하지 않게 횡재를 한 셈
이다. 기왕 매미 얘기가 나온 김에 암수 매미의 교미에 관한 팁을 하나 추가해야 겠다.
암컷을 부르는 수컷매미의 울음소리를 매개로 요란하게 만난 암수 매미가 교미할 때는 서로 반대방향
을 바라보며 각자의 꽁무니를 갖다댄다고 한다. 이는 민망한 교미장면을 날개로 살짝 가리는 에티켓을
구사하는 것이다.
한 낱 미물에 불과한 매미도 이처럼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고자 교양미를 갖추고 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사람들의 행태는 어떠한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지고, 부벼대고 입을 맞추는
추태를 서슴치 않고있는 요새 아이들에게 정말이지 한번쯤은 꼭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인 것이다.
산행 일시 : 2014. 8. 15(금)
산행 코스 : 횡성온천~ 선바위~ 어답산(장군봉)~ 어답장송~ 선녀탕~ 병지방 계곡
산행 시간 : 약 3시간 30분
안내산악회 : 서울 청마산악회
삼한시대 삼한의 하나인 진한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마지막 왕이 바로 태기왕이었다.
횡성에는 태기왕과 관계가 있는 지명이 많이 있다. 그 중 병지방 계곡은 태기왕의 병사들
이 머물렀다는 뜻으로 병지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병지방 계곡은 오지라고 불릴 정도로 깨끗하고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계곡이다. 어답산
을 끼고 한 참을 들어가는 이 계곡은 무려 그 길이가 6킬로미터나 된다고 한다. 그 깊은 계
곡에 비해 꽤나 넓은 물흐름으로 주변에는 많은 돌들로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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