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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 사진첩/일반 사진첩

겨울바다가 그리워 찾아간 무의도...

 

 멜랑콜리는 때때로 발작처럼 찾아오며 나의 푸른 하늘을 먹구름으로 뒤덮는다. 바다가 그리웠다.

바다가 보고싶었다. 겨울바다에 오고싶었다. 미치도록 오고싶었다. 이렇게 해서 또 한편의 여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 여행은 그 동안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었던 또 그 무의도였다.

 

여행은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이다.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지않고 그냥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롭게 떠나는 것이다. 공기와도 같은 소중한 자유, 조건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 자유 말이다.

톱만큼의 자유라도 그것을 위해서라면 우린 배낭과 함께 언제라도 순교할 각오가 돼있어야 한다.

 

 인생은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만났다가는 헤어지면서도 우리의 눈은

하릴없이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 모습, 몸매와 몸짓은 기억하려고 하니 참으로 부질없어라, 몇 년만

흘러도 그 눈이 검었는지 푸르렀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것을...

 

 하지만, 가슴 깊은 곳의 슬픔은 어쩔 수 없었다. 비록 지난 날의 일이지만 슬픈 일이었다. 연인은

텅빈 마음을 채워주고 서로 토닥이며 외로움을 조금 덜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나의 관념을 비

웃기라도 하듯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나를 떠났고 같이 있기도 난감한 사람은 나를 만나고 싶

어했었다.

 

 한참 지난 일을 가지고 겨울바다를 찾는 이유치고는 궁색할지 모른다. 암튼 나는 철 지난 바다에

왔다.한 주일 동안의 벅찬 환희가 밀려들어 내 가슴을 잊었던 노래와 지난 날의 사랑으로 가득 채

워주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마음을 빼앗기고 나면 눈은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또한 사람의 눈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이 사물을 있

는 그대로 려면 도수 높은 안경을 쓸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한 빈 가슴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눈

과 마음은 언제나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기왕 우울한 가슴을 위로받기 위해 썰렁한 겨울바다를 찾았으니 빈 가슴으로 바다를 맞이하도록

하자. 이 시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의 미셀 투르니에가  남기기를 바라는 묘비명이

있다.

 " 내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 그 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나도 그처럼 나의 삶을 예찬 할 것이다.

 

 

 

 

 

바다는 추웠고 파도소리도 요란했다. 나는 바닷가를 걸으며 파도를 희롱했다. 파도가 나를

적시러 몰려올 때마다 나는 달아났다. ▼

 

 

 어두워진 대지와 검푸른 빛으로 발광하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청난 갈증으로 으르렁대는

검푸른 바다, 조용히 일렁거리는 파도는 흡사 덜익은 여자의 젖가슴 같았고, 바다는 슬픔으로 이

그러진 여자의 얼굴 같았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실신한 채로 비를 맞는 여자같았다. ▼

 

 

소무의도로 가기위해 저 다리를 건넜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몹시 세차게

내 뺨을 후려치고 있었다.▼

 

희뿌연 바다위에 잔뜩 웅크린 섬 소무의도는 거대한 거북의 등짝같았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소무의도의 모습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안산 전망대에 오르기로 하였다.▼

 

 

안산 등로이다.▼

 

 

 

 

안산 정상에 있는 정자의 모습이다.▼

 

 

 

 

 

 

 

 

 

 

 

모예재라고 한다. 동쪽마을에 사는 어머니를 서쪽마을에 살던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항시 문안을 드리기 위해 고개를 넘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야말로 그림같은 전원주택의 모습이다.▼

 

 

 

 옛날에는 야채가 더 귀했지 그래 배추배가 들어왔어.. 바닷물에 절여서 바닷물에 절이지 그

때야 깨끗했지 건져놨다 그냥 해먹었지 벤댕이나 황새기 통째로 넣어서 김장해봐 얼마나 맛

있나

 

 배차에 하나씩 넣으면 김치 먹을 땐 흐물흐물허니 물렁물렁해 얼마나 맛있는데 이빨없는 할

머니도 잘 먹었어 그 맛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몰라 시방 사다가 하니 그전 맛이 있나 없지

 

 

 

섬이야기 박물관의 모습이다.▼

 

 

이렇듯 휑하니 떠났던 나의 겨울여행은 너절한 한편의 글을 표절하여 일기장 위에 적어두는 것으로

종결되고 말았다.

 

우리는

시작에 머물러 있을 뿐

무엇이 문제인가,

 

해는 지고있고

하늘이 시리게 시리게 파란데

저녁으로 맥주 한잔과 키예프식 호박전을 앞에 두고 있는데

당신이 내 마음 속에 있는데

 

 

황금으로

지은 집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을이 가슴 미어지게

눈부신들 어찌하랴 당신이 당신이 없는데 

 

 

여러번 말했지만

나는 바보같은 사람

여러번 말했지만 나는 멀리있는 사람

그러나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한가지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불가능한 사람.

 

 

                             

                                              - 이 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서...

 

뭍으로 가기위한 배를 타기위해  다시 선착장으로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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