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과거에 있었던 것도, 다가 올 미래에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삶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여기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체험하는 바로 그것이 삶인 것이다. 12월의 첫주 토요일, 오늘은 산행 대신 여행길
에 올랐다. 멀리 여수까지 이른바 섬 여행을 떠난 것이다. 물론 현재진행형인 이 순간의 삶을 오롯이 느끼고 생각
하고 체험하기 위해서이다.
하루여행이기 때문에 조그만 배낭을 챙겼다. 그리고 최소한의 감정의 재료를 함께 가져가기로 했다.감정의 재
료들을 지니고 여행을 떠나면 그 어느 곳에도 새로운 인생의 조각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먹을 수록 생기는 낡음의 껍질들을 상쇄시킬 유일한 무기는 감정, 그것 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젊음을 배신한 것이 시간이라고 잘못 알고있다. 그러나 시간은 늙음의 원인은 될수 있을지라도
직접적으로 젊음을 어쩌지는 뭇한다. 진정 우리로부터 젊음을 빼앗아가는 것은 더 이상 꿈꾸지도 싸우지도 않는
늙은 마음인 것이다.
여행 일시 : 2013. 12. 7(토)
여 행 지 : 사도. 추도(여수 소재)
안내산악회 : 월산악회
서울에서 약 4시간 여를 달려 백야도여객선 대기실에 왔다.▼
사람이 태어나고, 나이가 들어 죽어가는 일외엔 오래토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같은 평화스런 마을이다.▼
우리를 사도와 추도까지 태우고 갈 여객선의 모습이다.▼
하화도의 모습이다. 우리와 함께 내려온 일행 중 몇분들은 이곳 화도에서 섬산행을 하기로 돼있다.▼
우린 일단 사도에 도착했다가 얼마간 머문 뒤, 곧바로 아래배로 갈아타고 추도관광에 나섰다.▼
추도에 있는 조그만 섬마을이다. 고샅에서 촌노 한 분을 만났다. 지금 보이는 주택들이 말해주 듯 한때는 제법 그럴 듯한
마을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달랑 할머니 한분만 외로이 섬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공룡의 화석지를 보기위해 발길을 부지런히 옮겼다. 그렇다고 멋진 풍경들을 놓칠 수는 없었다.▼
고샅길이 정겹기만 하다. 지붕높이까지 돌담을 쌓은 것은 필시 억센 바람으로부터 삶의 터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산 목숨을 부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섬마을의 윗편에 올라가보니 언제부터 폐교됐는지는 몰라도 어엿한 초등학교 학교터가 있었다.
쓸쓸했다. 허전했다. 아, 이곳에도 분명 한때는 섬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무르익어 갈 때가
있었을 텐데..이곳에도 분명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밝은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을텐데..
선창 밖으로 보이는 섬의 모습에 나는 신음했다. 그 섬은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오라고 외치는 듯했지만
멀찌감치에서 그의 얼굴만 확인하고서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된 일인지 내가 그 섬을 외면할수록
나는 점점 그 섬에 체포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 섬을 얼굴바위 섬이라고 부른다.▼
드디어 신비의 섬 사도에 왔다.▼
백악기 후기에 존재했던 13m 크기의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이다.▼
사도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어느 순간 이마가 시큰해질 정도의 슬픔이 찾아왔다. 아름다움은 슬픔을 부른다.
유난히 눈부신 아름다움에 취해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비루한 수필가인지라 그럴듯한 감성의 달필로 이
아름다움을 더이상 어쩌지 못한다.▼
높이 10m, 길이 15m 정도의 거북모양의 바위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순신 장군이 이곳에 와서
이 바위모습을 보고서 거북선 제작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거북바위는 이곳 용궁 가는 길을
지키라는 용왕님의 명에 의하여 이곳에서 장군과 함께 용궁가는 길을 지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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