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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 사진첩/충청권 산행

칠갑산,육십번째 생일맞이 기념산행..

 

 

산행 일시 : 2013. 1. 26(토)

산행 코스 : 천장호(출렁다리)~정상~장곡사~ 주차장

산행 시간 : 약 3시간

안내산악회 : 안양 산죽회

 

 

 

 지난 1월 27일부로 환갑의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여러분과 같이 산길을 걷고 있고,

아직도 청춘인 내 마음과 마찬가지로 육체도 생각보다는 늙지 않았다고 본다. 나는 지금껏

어른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 같아서는 3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타임머신을 타고 30대로 돌아가고도 싶다.

 

 사람이 늙는 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본다는 뜻이라고 한다. 어쩌면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세월을 덧없이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흐르는 세월 탓만 하지 말고, 보다 유용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뭔가를 움켜쥐

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나는 어떤가?

 

 또한, 나이가 들면 외로움을 많이 탄다고도 한다. 그러나 외로움은 두려워해야 할 존재도 딱히

회피해야 할 존재도 아니다. 오히려 적당한 외로움은 생의 활력소가 된다고도 한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시고,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은 마을에 내려온다

고 하며,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외로워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그 외로움이 있으니까 사람인 것이 아닐까?

 

60년을 살아오는 동안 나는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 중에는 내 인생의 밤하늘에

인연의 빛을 밝혀 나를 반짝이게 해준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나는 가능하다면 그 분들의 생일을

죄다 기억하고 싶다. 생일에 일일이 참석하여 축하는 못해줄 망정 최소한 마음속 깊이 축하라도

하여주고 싶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그 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났었기에 생일이 있는 것이고, 그 생일이 있었기

에 나와 좋은 인연을 맺어 내 인생의 밤하늘이 밝게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 분들의 생일 또한 없었을 것이고 나하고도 인연을 맺지 못했을

것이며, 나는 지금의 나하고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고 지금처럼 빛을 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 "산 안에 내가, 내 안에 산이" 중에서.... ☜

 

 이제 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가 내 생일을 기억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아등바등 사회적 영역확장과 지위향상에만 많은 시간을 쏟아

왔던 삶 대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이들이 서로의 생일들을

기억해주며

"그래, 고마워요. 바로 당신의 생일이 있었기에 내 삶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었답니다."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때 좀 참을 걸, 그때 좀 베풀걸, 그 때 좀 재밌게 살걸."

이런 따위의 후회, 그 후회의 유효기간은 이미 지나도 한 참을 지났다. 앞으로는 우리말 큰 사전에

실린 좋고 아름다운 말만 골라 사용해야겠다. 다행히도 나는 건강해서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다. 산행은 내게 좋은 글감을 제공해주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상처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상처라는 것이 바로 귀중한 글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힘들고 지치고 외롭다고 말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고 충분히 견딜 만 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하여 언젠가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내 인생의 섣달 그믐날, 마음껏 웃으면서 아무

미련 없이 나그네가 멀고도 낯선 여행길을 훌쩍 떠나듯이 그렇게 다음 생으로 갈 것이다.

 

"추운 날씨가 맑다."는 계절적 기후의 특성을 떠나서 문득 육십 번째 생일날 아침 올려다 본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내가 태어난 날의 하늘은 무슨 색깔이었을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늘 정신적 지주이

셨던 내 어머니마저 없으시니 누구에게 물어 볼 사람도 없다. 아, 이 순간이 답답하고도 가슴 시리다.

또 한 번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차가운 하늘처럼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것 같았다.

 

        즐거운 산행,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 듬뿍 전해드립니다.^^

 

 

 

 

 

 

 

 

 

 

 

 

 

 

 

 

 

 

 

 

 

청양군을 상징하는 청양고추와 구기자의 조형물이다.

 

 

 

 

 

 

 

 

 

 

 

 

 

 

 

 

 

 

 

 

 

 

 

 

 

 

 

 

 

 

 

 

 

 

 

 

 

 

 

 

"숫타니 파타", 불교의 경전을 법정스님께서 알기쉽게 번역하신 책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필독서이다.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아래 글의

요체는 필시 세상(속세)에 살면서도 거기에 물들거나 걸리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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