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산. 주작산...8시간에 걸친 무박산행은 끝이 났습니다. 정말이지 힘들고 어려운 산길이었습니다.
덕룡산은 웅장한 산세, 험한 암봉....아니 "돌병풍"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사리
덕룡산을 지나 이제 조금 편할테지 하고 주작산으로 향했습니다만, 산길은 첩첩산중이었습니다.
주작산은 주작이 머리를 서쪽으로 돌린 듯한 형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힘들다는 느낌만
받았지 그런 형상을 느낄 여유가 없었습니다. 산행이 끝나고 산행기를 정리하는 이 시간에도 그날의
처절했던 산행이 말해주듯 어깨쭉지가 아파오고 다리가 후들거리며 온몸이 쑤셔옵니다.
산행 일시 : 2009. 4. 4~5일(금요무박)
산행 코스 : 소석문=>동봉=>서봉=>주작산=>작천소령=>바위재=>오소재
산행 시간 : 약 8시간
안내 산악회 : 모락산 산악회
어젯밤 11시경에 출발한 버스가 산행 들머리인 소석문 근처 돈암초등학교에 내려 준 시간은 대략
새벽3시 30분쯤이었습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4시 10분에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산을 오릅니다.
일단 출발할 때는 저렇게 표정들이 밝습니다.▼
아침 5시 20분쯤이나 됐을까요? 오르락 내리락 정신없이 앞사람의 발꿈치만 처다보며
산행을 한지 1시간 여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 듯 여명이 밝아 온듯 어둠이 서서이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헤드랜턴을 벗기는 이릅니다.▼
오늘 산행 중 처음 나타 난 길라잡이입니다. 우리가 온 길은 겨우 1.57킬로미터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 할 동봉도 이제 0.86킬로미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해발 420미터의 동봉에 오릅니다. 모락산 산악회 회장님이 몹시 힘겨운 모습입니다.▼
동봉을 출발한지 20여분쯤 됐을까요? 다시 우리는 해발 432미터의 이른바 덕룡산의 주봉인 서봉에
오르게 됩니다. 함께 하신 분은 슬로우 대장님이십니다.▼
방금 지나 온 서봉의 웅장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무서울 정도로 위험하면서도 짜릿했습니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면서 산 아래로 바다와 논밭, 그리고 평화스런 마을의 모습들이 나타납니다.▼
덕룡산. 주작산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웅장한 산세와 더불어 빨갛게 피어나는 진달래 꽃이었습니다.▼
창끝처럼 날카로운 바위로 형성된 봉우리입니다.▼
덕룡산을 지나 이제 휴양림(난 공장)으로 접어듭니다. ▼
휴양림(난농장)으로 가는 길은 험란하기만 했습니다.▼
좋은 카메라여서 그런지 사진이 훨씬 선명합니다.▼
이런 암봉들을 40여개를 넘어야 끝이 난다고 합니다.ㅠ▼
날카로운 바위와의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험란한 덕룡의 암봉을 벗어나 저렇게
평화스런 길을 걷게 됩니다.▼
해발 430미터의 삼거리 길에 도달합니다.▼
해발 475미터의 덕룡봉 정상에 오릅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상석은 엄연히
주작산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위 사진과 똑 같은 위치에 있는데 이곳이 과연 덕룡봉
정상인지 아니면 주작산인지 정말 햇갈리기만 합니다.▼
난농장 입구입니다. 이곳에서 난을 재배하고 있나 봅니다만,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힘들게 힘들게 수 많은 암봉을 넘고 넘어 이제 지칠대로 지쳐갑니다만, 이렇게 멋진 장면들을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힘들었습니다만, 주작의 암봉들은 덕룡산의 암봉들 보다 확실히 더 어려웠습니다.▼
끝 없이 펼쳐지는 암봉들!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간간이 이렇게 만개한 진달래꽃이 반갑게 맞이해줘서 용기가 난는 것 같았습니다.▼
길라잡이가 오심재까지는 2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말이 2킬로미터이지 시간상으로는
얼마가 소요될 지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또 다시 자일을 타야 되는군요, 더구나 저렇게 무서운 암봉을.....이제 자일타는 일은 너무 힘든 일입니다.▼
드디어 오소재에 도착합니다. 어느 여자분이랑 선두에 서서 쉼 없이 달려 온 길이었습니다.
이제 두륜산으로 향할 차례입니다. 그러나 너무 지쳐서일까요? 불과 서 너 분밖에 두륜산을
희망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그동안의 산행에 비춰볼때 후미가 이곳에 도착하려면
아마 두어 시간은 족히 소요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오소재는 오늘 산행의 날머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생각하던대로 후미는 선두인
우리와 두시간 이상 간격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오소재에서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려 다시 우리는 강진으로 이동했습니다. 뒷풀이 장소로 "수인관"이라는
한식집을 찾았습니다. 전라도 음식이 다 그렇듯이 수 많은 성찬들이 너무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수인관 바로 옆에는 소위 "5일장"이라는 장터가 있었습니다. 유년시절을 회상해 보며
잠시 눈시울을 적셔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