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육봉,
집에서 나올 때 까지만 해도
비가 온다는 생각은 해보질 않했었다.
왜냐하면
토욜이 비가 내리고 일욜은 맑겠다는
일기예보를 믿었기 때문에....
하지만,
일기예보가 금새 바뀌기라도
했단 말인가,
욕봉 밑 폭포쯤을 막 통과하는 순간
제법 많은 양의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섬주섬 우의를 챙겨입고
베낭을 덮개로 가리고서
산행을 강행했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7년 전 이맘때도
육봉을 오르다가 큰 비를 만나 고생했던
악몽이 되살아났지만 이미 칼을 빼든 이상
그냥 집어넣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육봉을 오르지 않고서는
관악산을 말하지 말라."
그렇다.
관악산의 육봉은
비록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이미 관악의 상징처럼 돼버린 것이다.
경기 5악의 하나로써의 관악은
육봉을 통해서 그 아슬아슬하고
리드미컬하며 사나운 형세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 빼어난 경관이 산악인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만다.
맑은 날 같으면
아무리 육봉의 바위 위라도
사뿐사뿐 날아가듯이 통과할텐데....
그러나,
오늘은 사정이 달랐다.
폭우 속을 뚫고 바위를 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때문에 나는 미끄러운 바위 위를
포복하듯이 기어 올라갔다.
그러는 사이에 이미 나의 무릎은
상처 투성이가 되어버리고......ㅠ
더구나, 오늘은 새로 산 리찌화를
착용하고 자랑스럽게 바위 위에서
현란한 걸음을 뽐낼 생각이었는뎅...
바로 저 시각,
내 무릎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갈 무렵
북한산과 수락산 등에서는 낙뢰로
인하여 우리의 산우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사진 속에서지만 무릎 부분에
빨간 상처가 그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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