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글날 특집으로 한 예능프로에서 한국어 학당 외국인 수강생 3명이 출연
하였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어 중에 제일 좋아하는 단어를 물었는데, 각각 “정”, “사
랑“, 거시기를 선택한 이탈리아에서 온 스테마노라는 청년은 ”거시기“는 생각이 나
지 않을 때 만사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단어라는 이유로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정말 표준 국어대사전에도 “거시기”라는 단어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
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화 중 누군가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자네도 기억하지? 우리 동창, 거시기
말이야 키가 컸던 친구라고 애매하게 말해도 대화상대는 그 특정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는 마법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만능단어 “거시기”는 사용상의 주의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시기”
로 지칭되는 그 무엇을 서로간에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척하면 착하는 식으로 같이 떠
올릴 수 있는 공감대가 매우 잘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뜬금없는 상황이나 한쪽이 모르는 대상을 거시기로 지칭할 경우 한 없이 넓은 거시기
의 의미 확장성 때문에 대화는 푯대를 잃어버린 채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
시기라는 단어는 잘 쓰면 만능도구 같은 단어가 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더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아둔한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씩 찾는 서울둘레길 트레킹 날입니다. 날씨가 어제는 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비가 갠 다음 날의 날씨답게 쾌청하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트레킹 하
기에 아주 이상적인 날씨였습니다. 이런 날은 누구하고 대화를 해도 "거시기"가 필요없
는 명쾌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날입니다.
트레킹 일시 : 2019. 11. 16(토)
트레킹 코스 : 관악산 공원~ 호압사~ 석수역
함께 한 사랍 : 서 전무와 단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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