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락산 산악회와 함께 했다. 오늘 산행지는 강릉에 있는 제왕산이다.
제왕산은 이미 4년전에 한번 다녀왔던 산이다. 산행코스가 짧아 산행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고, 눈이 많이 내리기로 정평이 나 있는 대관령에 위치하고 있어
겨울산행으로 많이들 찾는 산이다.
대관령(大關嶺, 865m) 동쪽에 자리한 제왕산(帝王山, 840.7m), 이 산줄기
에는 실로 가슴 아픈 역사의 기억이 남아 있다. 제왕산은 고려 말 우왕(禑王, 1364
~1389)이 쫓겨 온 곳이다. 우왕은 공민왕의 시녀 반야에게서 얻은 아들로 알려져 있다.
공민왕이 죽은 후 10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공민왕의 자식이 아니라 신돈의 자식이라는
이성계의 주장에 몰려 왕위에서 쫓겨났다.
처음에는 강화로 유배되었다가 강릉으로 옮겨진 후 이성계에 의해 1389년 살해되었다.
쫓겨난 왕의 최후가 대개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슬픈 이야기이다. 권력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이해될 수 있을까. 우왕이 마지막으로 머물었던 곳이 바로
제왕산이다. 당시에 쌓았다는 제왕산성이 남아 지나간 역사의 아픈 기억들을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다.
산행 일시 : 2013. 2. 16(토)
산행 코스 : 대관령~제왕산~주막터~대관령박물관~경포대
산행 시간 : 약3시간 30분
안내산악회 : 모락산 산악회
어느 분께서 사진촬영을 해주셨는데 정상석이 반토막만 나오는 등
성의가 없이 촬영한 것 같다. 호의는 고맙지만...
폭포수가 저렇게 결빙되어 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대관령 옛길 주막터이다. 이 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고, 율곡의 친구인 송강 정철도 이 길을 걸어 관동별곡을 쓰고 김홍도는
이 길 중턱에서 대관령의 경치에 반해 그림을 그렸다는 유서깊은 길이다.
일찍 등반을 마치고 우린 경포대로 왔다. 겨울바다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경포호는 전설에 의하면 전에 큰 마을이 있었는데 인색한 최부자가
시주를 청하는 스님을 박대해 그의 집터는 호수로, 최부자집 창고의 쌀은
적곡(積穀)조개로 변했다고 한다.
경포는 관동팔경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호수 둘레는 본래 12km에 달했으나
지금은 하천에서 토사가 흘러들어 4km정도로 줄었다. 호수 주변에는 누정(樓亭)이
많기가 전국에서 으뜸으로 경포대, 경호정,금란정,방해정,석란정,청랑정,취영정,
삼영정 등의 정자가 남아있으며 정자마다 시문이 남아있다.(경포는 강원도 기념물
제2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