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혀 뜻밖의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토요산행이 그랬었다. 오래토록 큰맘 먹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명지산.
연인산 페케이지 산행이 산악회의 갑작스런 일정변경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현대사회가 워낙 복잡다단한 사회이다 보니 모든 일이 꼭 계획대로만 진행되라는
법은 없을 것이며, 이것은 산악회라고 해서 특별히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취소과정이 영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무렵에
카페 게시판을 확인해 보니 별다른 문제없이 산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연말 송년 모임에 참석하여 조금 늦은 시각에 귀가하는 바람에
당연히 산행이 진행되는줄 알고 카페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예정된 시간안에
집결지에 도착했었다.
그것도 이른 아침에 찬공기를 가르고 집을 나서서 정해진 시간보다 10여분 빨리
도착하여 산악회버스를 기다렸으나 기다렸던 차량은 정해진 시간을 무려 10 여분
이나 넘긴 후에도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당황스런 마음으로 수소문끝에 산악회에 전화를 해보니 예약을 취소하는 인원이
많아 할 수 없이 오늘 산행을 취소했다는 것이며 그 내용은 밤 7시경에 카페
게시판에 이미 공지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핸폰번호를 몰라서 미처 연락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산악카페 가입시에 필수적으로 기재하게 돼있는 핸폰번호를
몰랐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고, 전날 밤 늦게서야 공지를 하는 처사도 심히
못마땅한 처사였다는 생각이며 더욱이 전날 저녁 퇴근 무렵엔 분명히 거의
만차에 가까운 인원이 산행을 하는 것으로 돼있었는데 갑자기 그 많은 인원이
취소했다는 것도 썩 이해가 되질 않았다.
백번 양보해서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하여도 또한 아무리 영리산악회라는
사실을 고려한다고 하여도 어떤 의미에서는 영리, 그 자체보다 신뢰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일진데 단순히 손익분기점에 미달하는 인원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산행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회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연유로 해서, 기분은 영 꿀꿀하였지만 모처럼 나의 부름을 받고 수원에서
탑승하는 아우를 생각해서 상한 기분을 달래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목적지가 엉뚱한 산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용봉산은 몇년 전 직원들과
함께 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땐 비가 내리고 가스가 산 전체에 가득 차있는
바람에 제대로 용봉의 비경을 느낄 수가 없었기에 그나마 위안을 가질 수
있었다.
산행 일시 : 2010. 12. 11(토)
산행 코스 : 용봉초등학교~용도사~용봉산~수암산~덕숭산~수덕사
산행 시간 : 약 5시간
안내 산악회 : 참 나쁜(?) 무지개 산악회
용봉산 산행 들머리인 용봉초등학교 입구이다. ▼
우린 용도사를 거쳐 최고봉에 올라야 한다.▼
용도사 경내이다. ▼
여느 산처럼 이곳 용봉산에도 사람들의 소박한 꿈을 기원하는 돌무덤이 있었다.▼
투석봉이었다. 돌은 던진 봉우리라는 뜻인지 그 유래가 없어 답답했다.▼
용봉 능선의 절경이다.
산행시작 40여분만에 최고봉에 이르렀다.▼
해발 381m의 용봉산 정상이다. 전에 갔을 때엔 날씨가 악천후라서
정상석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었다. ▼
최영 장군의 활터를 다녀올까 하였는데 그곳에서 올라오는 산객이
볼꺼리가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바람에 곧바로 노적봉으로 향했다.▼
노적봉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조국의 산에도 "노적봉"이라는
봉우리가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뒤에 오르게 될 악귀봉을 뒤로 하고 한 컷 땡겨보았다.▼
기암괴석을 놓칠수는 없었다. ▼
악귀봉이었다.날씨는 무척 추운 날씨였지만,
흐르는 땀을 주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악귀봉의 절경이다. ▼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산악다리도 고품격다리였다. ▼
악귀봉을 지나 용바위로 향할 차례이다. ▼
용바위이다. ▼
이젠 수암산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정상은 1.0km를 남겨두고 있었다.▼
수암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 해괴한 바위가 있었다.
동물 모양의 두 바위가 마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듯 하여
그냥 "사랑바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
수암산 정상이다. 기대했던 정상석은 없었으나 봉우리 전체가
커다란 바위로 이뤄져 있었다. ▼
산길은 걸으면 땀이 났고 잠시라도 쉬게 되면 온 몸이 굳을 듯
추웠다. 이곳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또 걷기로 하였다.▼
먼 곳을 응시해 본다. 청명한 날씨 덕에 서산의 가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
수암산 날머리이다. 우린 덕숭산을 오르기 위해 이곳으로 하산하였다.▼
수덕사 교차로 방향으로 나왔다. 이제부턴 들길을 걷게 된다.▼
덕숭산으로 오르기 위해 신작로를 걸었는데 보도가 없어
아주 위험했다.▼
"홍성 한우"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작품인듯 싶었다.▼
수덕사 너미마을이다. "반가와유" 충청도 사투리가 이채롭다. ▼
뚝방길도 걷고.. 들길도 지나고...신작로도 걸으며....
완전히 둘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덕숭의 정상은
생각보다 힘들게 올라야 했다. 작년에 이 산을 오를때는
수덕사에서 오르는 바람에 아주 쉽게 올랐었지만.....
드디어 해발 495.2m의 덕숭산 정상이었다.▼
덕숭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산줄기이다. 우린 저 산줄기를 걸어서
들판을 가로질러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
서산 가야산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
수덕사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귀여운 통천문같았다.▼
수덕사 대웅전이다.▼
수덕사 경내이다.▼
덕숭산 수덕사 일주문이다.▼
그런데 일주문이 하나 더 있었다. 근자에 지은 건축물인듯
통나무로 운치있게 설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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