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번주 산행은 어디로 갈 것인가?
적을 두고 있는 몇 몇 산악회의 산행일정을 봐도 썩 마음에 드는 산행지가 없었다.
산행지가 마음에 들지 않을땐 늘 그러 하듯이 이번에도 오케이 마운틴을 검색해 보았다.
수리봉, 황정산이 단연 눈에 띄였다.
수리봉은 3년전에도 이미 다녀 온 산이었지만 수리봉과 연결해 있는 황정산은 아직 가보지
못한 산이었다. 그래, 이번 기회에 수리봉과 더불어 페케이지로 황정산까지걸어보도록 하자.
이같이 산행지를 쉽게 결정하게 된 요인중에는 28인승 우등고속버스의 운행도 한몫하였다.
며칠 전부터 비소식이 있었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빗길
산행은 위험하고 마음이 칙칙한게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기로 하였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라도 산길을 걸으면 그 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산행 일시 : 2010. 5. 30(일)
산행 코스 :윗점~수리봉~신선봉~황정산~영인봉~작은 황정산~대흥사
산행 시간 : 약 6시간(휴식포함)
안내 산악회 : 산아름28인승산악클럽
사당역 1번출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승방평이란 표석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
산행 들머리인 윗점이다. 이곳은 단양에서 백두대간 벌재를 거쳐 문경으로 이어지는 59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단양군 방곡리 오목내에서 저수령으로 연결되는 534번 지방도로로 진입하여 조금
진행하면 나타나는 곳이다. ▼
산행은 초입부터 가파르게 시작되었다.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나무들로 하늘이
가리어 진 오솔길, 곧 이어 나타나는 바위 슬랩지대...짙어만 가는 녹음 사이를 뚫고
우리는 힘들게 힘들게 오르고 또 올랐다. ▼
말 안장을 걸친 듯한 바위로 이뤄진 수리봉의 모습이다. ▼
갈림길이었다. 이제 수리봉 정상은 180m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
해발 1019m의 수리봉 정상에 올랐다. 수리봉은 충북 단양군 내강면 방곡리 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소백산맥 능선상의 한 봉우리인데 아직까지 등산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또한 수리봉은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도자기를 생산하기 위해 일구어진 산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도자기로도 유명하다.
즉, 산기슭에 성분이 우수한 질료감인 모래질 점토가 많아서 600여년 전부터 도공들이 숨어들어
도요지 마을을 이루게 되었는데 그 마을이 바로 방곡리이다. ▼
수리봉 정상에는 정상석이 둘 있었다. 3년전에는 하나였는데 새롭게 설치한듯 싶었다.
멀쩡한 정상석이 있는데 또 새롭게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꼭 있어야 할 곳엔 정작
정상석이 없다. 정상석도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인듯 싶었다.
수리봉을 지나면 곧바로 용아릉이 시작된다. 수리봉 암릉길에서 가장 위험한 곳인
용아릉을 통과할때는 그야말로 오금이 저려온다. 양쪽이 수십길 단애이기 때문이다.
이제 용아릉을 지나 신선봉까지는 430m를 남겨두고 있다.▼
용아릉 구간에는 이 구간을 통과하다 먼저 간 산우에 대한 추모비가 있었다.
가야할 능선이다.
지나 온 용아릉의 능선이다,
남봉에 있는 갈림길이다. 그런데 거리표시나 시간 표시가 전혀 없어 아쉬웠다.
기왕 만드는 길라잡이, 조금만 신경을 더 써주었으면 좋았을걸...우린 황정산으로 향해야 한다.
해발 959m의 황정산 정상이다. 황정산은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황정리에 있는 산으로
단양군의 유명한 다른 산과 명승지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칠성암이 신단양팔경의
하나로 지정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
황정산은 백두대간이 소백산을 지나 죽령에서 가라앉았다가 남쪽으로 치솟으며
도솔봉과 묘적봉을 만들고 문경 황장산으로 빠져나가는데 그 전에 가지를 쳐 만든산이
수리봉이요, 이어진 것이 황정산이라고 한다. 황정산은 가을에 누렇게 벼가 익은 모습이
아름다운 정원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황정산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산이 바로 도락산이다. 사진은 도락산의 모습이다.
멀리 장쾌한 백두대간의 능선들이 조망된다. 아주 멀리 소백산이 보이고
그 앞에 도솔봉의 모습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인다. ▼
충청북도는 참으로 좋은 명산들이 즐비한 곳이다. 우리는 흔히 강원도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산이 많은 곳으로 잘못 알고있다. 하지만, 산을 제대로 이해할줄 아는 산꾼들은
충청북도가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명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데 조금도 이의를 제기
하지 않는다. ▼
영인봉으로 향하는데 누워있는 소나무가 있었다. 저렇게 누워 있으면서도 살아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마도 강풍에 쓰러져서도 뿌리를 내려 생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질긴 생명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산 곳곳에는 노송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아무리 괴롭고 힘든 순간이 있다고 해도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진다고 하니 세월이
약인지, 잊음이 약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이제 하산길에 접어들게 된다. ▼
대흥사 진입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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