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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 사진첩/일반 사진첩

산에서 만나는 시

옛날 허수아비들은

거의 모두가 사람 형상이었는데

요즘 허수아비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물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비둘기나 산새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동물만

무서워하기 때문에서 그런지

아니면, 허수아비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신세대 허수아비가 등장했는지

잘 모를 일이다.

 

봄은 고양이로다

 

 

                              이  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연    분    홍

 

                            김     억

 

봄바람 하늘 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눈을 틉니다

 

연분홍 송이송이 몬내 반가워

나비는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봄바람 하늘 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나부낍니다

 

연분홍 송이송이 바람에 지니

나비는 울며 울며 돌아섭니다.

 

 

    꽃

 

                         김 춘 수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의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풀밭에서

 

                       이   근 배

 

만나는 것마다

헤어지는 것마다

노래 아닌 것이 없다.

 

버려진 들에 무심코 피어 난

풀잎 한 오리도

내 한 생애만큼이나 뜨거운

목숨의 가락.

 

만나면 아는 눈빛의

아는 슬픔의 여울이 되는

아, 아 헤어지는 시간.

 

그 뒤에 남은 모습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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