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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학세계/자작 글 모음

한 그루의 나무를 생각하며

 

 

 우리 인간의 활동 중에서 99퍼센트는 자동적이고 주관적이며 반사적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틀에 박힌 비창조적 반응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이런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달력에 빨간 점이 찍힌 날엔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산을 찾았다.

 

 그러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한 그루의 소중한 나무를 심는 날이다.단순히 아

름다운 자연을 느끼는 날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운 자연이 영속될 수 있도록 내 조

그만 발자취라도 남겨둬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철없던 지난 날, 주체 못할 나무 한 그루를 가슴에 심어놓고 오랜 세월, 가슴

앓이를 해야 했던 그런 후회의 나무가 되지 않기 위하여 몇 그루의 소나무를 배

정 받아 정성 들여 심었다.

 

 내 삶의 건조한 가슴에 소중한 나무를 묻어 두듯이 적당한 둘레와깊이의 땅을

판 다음, 나무를 바로 세워놓고 한 삽, 한 삽 흙을 채워가며 밟고 또 밟았다.

 

 드디어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관악의 어느 기슭 한 모퉁이에서도내 메마

른 가슴에도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이제 나는 내 마음이 심하게 흔들릴

때마다 한 그루의 소중한 나무를 생각할 것이다.

 

 내 안에서 나래 접으며 젖은 눈을 뜨며 그 나무가 살아날 때 따뜻한 등불로

어둠은 다시 생명의 불씨를 안고 걷힐 것이다. 햇살은 따사롭고 관악산은 이제

선명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올해도 식목일은 이렇게 한 그루의 파릇파릇한 나무가 어김없이 심어지면서 저

물어 간다.

 

                                         어느 해 식목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