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봄꽃들의 이어달리기가 시작됐을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앞을 다투어 동백
(엄격히 말하면 춘백이지만..)이 성마르게 꽃망울을 틔우더니 그 바통을 매화와 산수유에
게 넘겨주고 곧바로 눈부신 벚꽃이 산천을 물들게 하였다.
찬란한 봄꽃들이 질서있게 차례로 대지의 주인공 행세를 하는 사이, 하얀 각질처럼 남아
있던 겨울도 이제는 그 잔재를 다 털어낸 것 같다.그러나 봄꽃들의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
았다. 벚꽃이 지기가 무섭게 남녘에서 올라 온 유채와 진달래가 활짝 피어났으니 말이다.
샛노랗게 들판을 물들인 유채와 산등성이 이곳 저곳에 활짝 핀 분홍빛 진달래를 바라보노
라면 정말이지 꽃멀미가 날 판이다. 이른 봄에 언 땅을 비집고 피어 난 꽃에게서 생명의 고
결함을 느꼈다면 완연한 봄날에 피어 난 유채와 진달래로부터는 흥겨운 기운을 얻었다.
유채의 꽃말은 쾌활이고, 진달래는 사랑의 기쁨이라고 한다. 봄의 한복판에서 유채와 진달
래의 꽃말에 귀기울여 보면서 오늘로서 마지막 졸업산행인 금남호남정맥 산행으로 눈길을
돌려 보도록 하자.
오늘도 새벽 5시에 예외없이 한성병원앞으로 걸어나갔다. 아직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어 가벼운 산행 복장을 한 내 육신은 오삭오삭 한기가 느끼지고 있었
다. 다행히도 산행지인 진안의 날씨는 아침 7시부터 비가 갠다는 예보가 있었다.
오늘은 금남호남정맥 졸업산행이다. 오늘 산행을 마치면 남한구간 총 9정맥중 5개 정맥의
종주를 이루는 것이다. 알려진대로 금남호남정맥은 그 길이가 약 70 여 km로 여타 정맥의
길이 보다 월등히 짧기 때문에 단 4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할 수 있어 마음이 가벼웠다.
산행 일시 : 2016. 4. 17(일)
산행들머리인 강정골재이다.▼
아직 비는 그치지 않았다. 어젯밤부터 계속 내린 비로 산길은 질었으며 미끄러웠다.▼
미끄러운 산길을 오르고 내리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보니 어느 새 전망대에 오를 수 있었다.▼
오늘 첫 산행지이자, 가장 높은 봉우리인 부귀산까지는 1.80km를 남겨두고 있었다.▼
드디어 해발 800미터의 부귀산 정상에 올랐다. 부귀산에 올랐으니 다음은 영화산일까? ▼
오늘 산행은 악천후의 날씨 속에서 진행하는 산행이라서 그 어느 산행보다 힘이 들었다. 짙은 안개에
간헐적으로 비까지 뿌리고 있어서 가시거리가 좁았으며 길이 미끄러워 위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때문에 사진촬영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며 또 사진 촬영할만한 곳도 별로 없어 보였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대어를 낚은 기분으로 한컷 땡긴 사진이다. ▼
산행하는 동안 내내 거의 폭풍 수준의 바람 영향으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해발 593미터의 주화산 정상이다. 주화산은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 등 소위 3정맥의 분기점이다.▼
이제 악천후 속에 어렵게 산행을 끝내고 하산할 차례이다.▼
모든 인생사가 일단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렇듯이 오늘 졸업산행 역시 막상 종주라고 생각하니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끝(종주)은 또다른 시작의 의미이리라. 비록 오늘 금남호남정맥 마
루금의 끝에 이르렀지만 나에겐 또 금남정맥이라는 새로운 산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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