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태안 솔향기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벌써 4일이 지났는데도 지금에야 그 기록들을
올리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봐도 그 게으름의 정도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그 이유를 굳이 변명하
자면 우리 아파트 사정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입주한지 7년이 넘다보니 보금자리로서의 그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만 같아 큰 마음 먹고 지난
월요일부터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개시했다. 인테리어 공사는 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살림살이
를 그대로 놓아두고 공사를 하는 관계로 집안이 보통 어수선하는게 아니었다.
지금은 그렁저렁 공사가 마무리 돼가고 오늘은 마루 보수를 끝내기로 한 날이었지만 보수업자의 사
정으로 할 수 없이 내일로 미뤄 공사를 하기로 하였다. 때문에 모처럼 짬이 나게 된 것이다. 이미
태안 솔향기길의 여운이 상당부분 사라졌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기에 뒤늦게나마 컴 앞에 앉아
그날의 멋진 추억들을 반추해 본다.
또 한가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 있어 소개코자 한다. 아래 사진 중 나를 모델로 한 사진의
대부분은 나와 절친한 산우인 하로동선님의 작품임을 밝혀둔다. 하로동선님은 이번 트레킹 사진 뿐
아니라 그 동안 나와 함께 했던 수 많은 산행에서 나의 찍사역을 자처해 오신 고마운 분이다.^^
트레킹 일시 : 2014. 6. 21(토)
트레킹 코스 : 만대항~ 붉은 앙뗑이~ 당봉.가마봉 전망대~ 여섬해변~ 꾸지나무골
트레킹 시간 : 약 4시간
(에필로그)
흔히 둘레길이라면 평지수준의 길이거나 평지보다는 약간 가파른 길을 상상하곤 한다.
태안의 솔향기길도 과연 그럴까? 분명히 말해두지만 그 길은 마치 음식을 잘근잘근 모
두 다 씹고 소화하여 입에 넣어주어야 받아먹는 안이하고 게으를 발길을 용납하지 않는
다.
그 이유는 무려 4 시간 여 동안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길은 방만하거나 험준한 길만은 결코 아니었다. 어찌보면 등푸른 생선같은 길이었다.그
저 구워서 밥상에 올려놓은 생선이 아니라 이제 막 아침 빛을 받으며 튀어오르는 생선같
은 길 말이다.
그 선도높은 언어의 빛을 낚아채고자 그 무덥던 여름날에 우린 솔향기 길을 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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