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스위스(루체른, 융프라우)
- 11.3(수)~11.4(목)
밀라노를 끝으로 이탈리아에서의 대장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는
아름다운 고도와 꽃으로 둘려 쌓인 알프스의 나라 스위스로 이동하였다.
나라 전체가 푸른 초원과 꽃으로 치장된
스위스는 역시 중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나라였었다.
바로 이런 연유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가고 싶은 나라로
단연 스위스를 꼽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깨끗하고 너무 예쁜 나라” 라는 점에서 약간은 털털하고 수수한 측면을
좋아하는 즉, 정을 중시하는 우리에겐 정이 가지 않는 나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 그 스위스의 그림 같은 도시 루체른을 찾았다. 중세의 문화와 자연미,
통일성과 20세기 문명의 이기가 잘 결합되어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매혹적인 숲속의 도시 루체른, 꼭 10년 만에 밟아보는 땅이었지만 변한 것은
내 나이가 10살 더 먹었다는 것 말고는 루체른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이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목조다리인 카펠교, 빈사의 사자상등을 둘러보고
우리는 다시 내일 새벽 융프라우를 오르기 위해 인터라켄으로 이동하였다.
인터라켄은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즉 호수와 호수 사이에 자리하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스위스의 최고 관광지인 알프스의 아이거,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주요 관문이다.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양지라는 인터라켄은 가히 이 세상에서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과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으며 이처럼 우린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아니 어쩌면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잊고 머무르고 싶었던 곳
인터라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영광을 맞이할 수 있었다.
(융프라우요호) - 11.4(목)
드디어 "Top of Europe"이라고 불리 우는 융프라우에 오르는 날이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기를 원하는 곳이다. 아니 어쩜 융프라우를 가기위해
스위스를 가는지 모른다. 첫 열차를 타기 위해 5시 반경에 일제히 기상하여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인터라켄역으로 향했다. 굿모닝 열차는 7시경에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융프라우로 오르는 등반열차, 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는 수 없는 은백색의
봉우리와 빙하가 장엄하게 전개되고 있었으며 융프라우의 긴 터널을 뚫고 나온
해발 3,573미터 높이의 스핑크스 전망대 앞에서 우리의 감탄사는 절정에
다다르고 말았다.
서쪽으로는 지금 막 뚫고나온 융프라우가 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알페치 빙하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앞쪽으로는 수만 년을 녹을 줄 모르고
외로이 버텨 온 만년설들이 십자가 모양을 형성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둘러 본 얼음궁전은 마치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황홀하기만 하였다. 이렇게 해서 다소의 아쉬움을 남긴 채, 스위스에서의 짧은 일정이 끝났지만
부족한 부분은 10년 전의 추억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우리는 파리행 초고속열차
T.G.B.에 몸을 실었다.
스위스 융플라우의 모습이다.▼
5. 프랑스(파리) - 11.5(금)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것으로 프랑스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사실은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이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13지구, 뚜우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학적 측면의 집중적 고찰과 연구였기 때문에 실무적 접근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실무적 차원의 보고서는 별도로 작성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여기에서도 관광 문화적 요소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쇼윈도의 다양한 전시물들이 돋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귀족적인
샹젤리제 거리, 806년 나폴레옹의 제안으로 착공되어 1836년에 완성됐다는
높이 49.54미터, 폭 44.82미터의 세계 최대의 문인 개선문, 그 개선문을
통째로 집어넣을 수 있을 만큼 넒은 라데팡스의 신 개선문, 베를리오르나,
네르발과 같이 가난하지만 자유롭고 소박한 예술가들이 생활했다는
몽마르트 언덕 등을 둘러보며 파리가 유럽의 다른 도시보다 색다르고
우아한 면모를 갖춘 도시라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파리의 관광은 단순히 풍경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오래되고 찬란했던
역사와 프랑스 혁명이나 전쟁, 희생을 통해서 만들어 진 건축,
예술품과 화려하고 다양한 생활방식 등을 생각하며 느끼는 관광이 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관광으로 말하자면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과 세느강의 야간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에펠탑은 역시 방문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1889년 건축 박람회를 위해
엔지니어 구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건축됐다는 에펠탑,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해인 1789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1789 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총 3개 층 317미터
높이의 에펠탑은 밤을 맞아 그 화려한 조명만큼이나 훨훨 타오르는 정열 앞에서
주체할 수 없는 에펠이 되고 말았다.
파리는 안개에 젖어......
어느 순간, 파리의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요소처럼 돼버렸지만
파리를 얘기할 때면 항상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세느 강이다.
나는 오늘 문득 세느 강 위로 지나가는 수없이 많은 다리 중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미라보 다리를 보았다.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속 깊이 기억 하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자..우리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흘러간다.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인생은 얼마나 지루하고 희망은 얼마나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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