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죄를 짓고 말았다.
오늘 아침, 10시 45분 경....
"손숙, 배기완의 아름다운 세상" 의 생방송 중에.....
어제 방송이 예고되어 있었던 터라
나의 "글 모음"에서 방송될 글을 미리
인쇄해 두었었다.
이름하여,
"흡연, 이대로 좋은가?
금연의 비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 해 5월 30일, 글 마당에 올린 글이다.
그리고 그 뒤,
피나는 각고의 노력 끝에 금연에 성공했었다.
무려 4개월씩이나.....
그러나, 그러나,,,
다시 그 후,
나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 일이 자꾸 일어났었다.
쌓여 가는 스트레스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은 그 문제를 기화로 담배,
그 집요한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나는 참으로 비겁한 넘인가 보다.
나의 금연 담, 그리고 다시 담배에 손이 가고
말았던 사연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다시 금연대열에 합류하려는 포부를
밝히려고 했었는데........
방송은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장문의 내 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감칠 나는 목소리로 구성지게
소개해 주신 손숙님, 그리고 자연스레
전화인터뷰가 계속되었다.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
내가 그 글을 쓴 이후로
당연히 금연에 성공했을 거라는 전제 하에
질문이 계속되었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게 아니라고....그것이 아니라고....."
진행자의 말을 뒤집어 버리기라도 한다면
아마 방송은 싱거웠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또 한번
"거짓말"이라는 어마어마한 중죄를 짓고 말았다.
비록 본의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참으로 뻔뻔스런
나의 태도에 대하여
글을 쓰는 이 시간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다시 시작이다.
모처럼 호기를 맞았다.
스스로 저지른 죄를 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부터 금단이라는
고행의 길을 당당히 걸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