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
몸 길이 17㎝, 300g의 몸무게로
어른들의 두 손바닥 크기도 채 못되는
아주 작은 생명체, 뒷다리는 아예 흔적도 없고
팔꿈치가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중증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일본 원숭이의 이름입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진작가인 오타니 에이지씨가 건어물처럼 생긴
기형원숭이 "다이고로"를 집으로 안고 오면서
감동의 드라마는 시작됩니다.
에이지의 아내 준코와 세 딸 세이코, 가즈요,
마호는 팔다리가 없는 새끼원숭이의
갑작스런 출현에 당황하게 됩니다.
그러나 놀람은 잠시뿐, 가족은 오뚝이를 닮은
새끼원숭이에게 호기심과 애정 어린 관심을
보이며
'건강하게 살라' 는
뜻에서 "다이고로"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오타니 가족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당당한 가족구성원이 된
"다이고로"가 폐렴으로 죽기까지
2년4개월 간의 짧지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과학과 기술문명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지구의 환경은 필연적으로 파괴되어 가며
인간은 살아있는 생물에 대한 애정과 경이로움을
잊게 됩니다.
어쩌면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본능에 의해서
사지기형의 불행한
"다이고로"가 태어났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얼마 전,
시립아동병원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몸의 크기보다
몇 배나되는 크기의 머리를 지닌
수두병 환자며,
사지가 S자 형태인 기형아 등 말로는
이루 표현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삶이 뭔지, 죽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며 하루하루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이렇게 기형아를 출산하면
숨겨서 기르거나
심지어는 버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 모두 에이지씨 가족의 생명사랑 앞에
머리 숙여야 할 대목입니다.
"생명이 있다는 것은 그 모습이야 어떻든 간에 생명,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이 땅에 장애로 태어난 자에게는
스스로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말고 힘껏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는 장애에 대한 그릇된 편견 없이
그들을 한 가족처럼 따뜻하게 보살펴줌으로서
생명의 밝은 빛이 우리가 사는
지구의 어느 곳에서나 강하게 빛나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단순 호기심에서 이 책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열고 읽는데는
불과 한시간 남짓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로 책갈피가 젖고
있음을 느껴야 했습니다.
또한 책을 덮는 순간엔
이 책을 옮긴이의 서평처럼 인간과 동물간의
혼의 교류를 통한 삶의 흔적,
인간과 인간이외의 동물에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소중함, 그리고 가족의 고마움이
가슴 찡하게 느껴져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