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팔팔일이사"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지내다가 하루 이틀만 앓은 뒤
죽는다는 뜻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끼치지 않고 편안히 생을 마치겠다는 소망이 일곱
글자에 담겼다.
"편안히 생을 마치는 것(考綜命)"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다섯가지 복(오복)중 맨 마지막 복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인에게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 외에
필요한 것들이 더 있다. 최소한의 물질적인 뒷받침,
즉 돈이 필요하고 뭔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일거리가 필요하고 함께 희노애락을 나눌 가족이나
친구가 필요하다.
나이 많은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먼저 세상을 떴다.
홀로된 할머니는 보석이 많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세 아들은 모두 결혼해서 따로 나가 살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심심할 겨를 조차 없었다.
며느리들이 자주 먹을거리를 사 들고 문안인사를 갔기 때문이다.
며느리가 오면
할머니는 금고에서 보석함을 꺼내 보여주며 자랑했다.
다이아몬드, 루비, 비취, 사파이어, 백금.......
며느리들은 당연히 시어머니의 보석을 탐냈다.
그걸 잘 아는 할머니는 며느리들에게
"죽기 전에 보석들은 다 너희에게 나눠줘야지,
그런데 누구에게 제일 많이 주어야 할지 고민이구나" 라고
말하곤 했다.
몸이 단 며느리들은 할머니집을 더 자주,
더 많은 선물을 싸들고 찾아갔다.
어느 날 할머니가 죽었다.
며느리들의 관심이 보석함에 쏠렸다.
결과는? 보석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그 보석들은 전부 가짜였다.
할머니는 죽을 때까지 제대로 대접받기 위해 보석함을 이용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할머니의 지혜(?)를 미워할 수는 없지
않은가.
흔히들 "인생 2모작"을 말하지만
50대 후반 직장에서 정년 퇴임 하기까지가 1모작이다.
그 후 70세까지 십수 년간이 2모작이다.
이 기간에는 건강하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
70세 이후에는 아무래도 기력이 많이 쇠해진다.
그러나 이 기간에는 나이에 맞는 일을 하면서
회고록을 쓰는 등 인생 전반을 차분히 정리하면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본의 평론가 가와무라 미키오는
"인생에는 세 가지 정년이 있다" 고 주장한다.
직장에서의 정년, 일에서의 정년, 그리고 삶에서의
정년(죽음)이다.
그는 노년에 대비해서 세가지 기술을 익혀 두라고 권유한다.
호신술(護身術), 호뇌술(護腦術), 호금술(護金術)이 그것이다.
철없는 불량배들에게 봉변당하지 않도록 몸조심하는 방법,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가진 재산을 잘 지키고
알뜰히 쓰는 방법이다.
한국인에게 매우 유용한 충고라고 생각한다.
요즘의 중년 이후 세대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효도 못받는 최초 세대" 일 가능성이 높다.
각자 알아서 노년기 인생을 설계할 때다.
--한전기공(주) 사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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