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2021. 2. 14. 22:12

  연리지, 나는 그 동안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으면서, 혹은 일반 산길을 거닐면서

수많은 연리지를 만나왔다. 흔히들 로 다른 몸으로 태어나 살아가려다가 하나

몸으로 살아가는 나무들을 뭉뚱그려 연리지라 부르지만 엄격히 따지면 서로

다르다.

 

  , 가지들이 맞닿은 채 살아가면 연리지(連理枝)라 하고, 뿌리가 붙어 하나가

되면 연리근(連理根), (줄기)이 붙어 하나가 되면 연리목(連理木)>이라고 한다.

(나 또한 오늘만큼은 글의 전개 편의상 연리지라 부르고자 한다.)

 

  연리지는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묘한 삶을 살아간다. 오랜 시간

미움과 사랑이 교차하면서 서로에게 동화되고 겉모습까지 닮아가게 된다. 또한

연리지는 한 나무가 죽어도 다른 나무에서 영양을 공급하여 살아나도록 도와준다.

 

  그런 이유로 연리지는 예로부터 귀하고 상서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

나무에 빌면 세상의 모든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연리는 두 몸이 한 몸이 된

다고 하여 부부의 영원한 사랑을 비유하며 자녀의 지극한 효성과 친구의 돈독한

우정,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렇게 둘이지만 한 몸처럼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연상하고

그리움을 떠올린다. 나 역시 그랬었다. 산길에서 연리지를 만날 때마다 초록빛

그리움이 왈칵 밀려오곤 했었다.

 

  그것은 연리지를 보면서 나도 연리지 같은 강렬한 사랑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가슴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못다 한 사랑이 남았기

때문이리라.

 

*아래 글은 종(種)이 다른 나무가 각기 자기 색깔은 유지한 채, 서로 엉켜 절절히 감

싸 안고 있는 여느 연리지의 사랑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소나무와 서어나무의 사랑

이야기를 옮겨 봤다. 덕유산 산행 들머리의 하나인 안성휴게소에서 오르다 보면 만

날수 있다.

 

"솔 도령과 서어 낭자의 사랑이야기

 

 우리는 이렇게 백년을 같이 했습니다. 우릴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진

않았지만 그래도 모자람이 많아 앞으로도 이렇게 백년을 같이 하렵니다. 이제

우린 함께 있는 설레임 보다 포근하고 편안한 마음이 먼저랍니다.

 

 첫눈 내린 추운 겨울 날에도 천둥 번개 치는 소나기 내리는 날에도 항상 우린

서로 감싸 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지만 우린 아직도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습니다.

 

 당신에게 난 너무 부족하지만 내 사랑을 받아 준 당신께 항상 감사하며 순간의

감동보다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당신을 나는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일시적인 사랑의 감정보다 진실에 믿음이 더

하여진 영원한 동반자인 그런 사람이 바로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

수밖에 없답니다.

 

 

 

                                2009.8.23 백두대간 고루포기산 산행중 만난 연리지의 모습이다.▼

 

                                 2010.10.12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에서 만난 연리지의 모습이다. 특이하게도

                                 이 연리지는 소나무와 서어나무가 서로 붙어 하나가 된 연리지로 때마침 어

                                 느 분께서 멋진 글을 써서 나무에 걸어두었기에 옮겨보기로 한다.(위 솔도령

                                 과 서어낭자의 사랑이야기 참조)▼

 

                               2009.12.11 백두대간 소백산 구간에서 만난 연리지의 모습이다.▼

                        

                                  2009.9.19 백두대간 고남산 구간에서 만난 특이한 형태의 소나무로

                                 연리지는 아니지만 너무 기이해서옮겨 보았다.▼

                  2019.11.16 서울둘레길 관악산 구간 산행 중에 만난 연리지의 모습이다.▼

                       

                                      2010.5.5 전주 모악산 산행중에 만나 본 연리지의 모습이다.▼

 

 

             2014.2.1 성남시 영장산 산행 중에 볼 수 있었던 연리지이다.▼

 

                 2012.1.16 청계산(국사봉 넘어 성남 방면)에서 만난 뿌리가 서로 붙은 연리근의 모습이다. ▼

 

        아래 사진들은 모락산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연리지의 모습들이다. 조그만 동네 뒷산에도

        이렇게나 많은  사랑나무들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