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 사진첩/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제4코스 수서역~사당역

*산울림* 2014. 11. 11. 12:09

 싸늘한 바람이 분다. 나뭇잎이 흔들린다. 나뭇잎들은 생명력을 잃은 낙엽이 되어 무슨 구슬픈 흐느낌같은

소리를 내며 대지 위를 구르고 있었다. 생명의 아픔과 생명의 흔들림이 망각의 땅을 향해 묻히는 그 이유들

을 그것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거부하지 말라, 누구나 떠난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오래 머물지 못한다. 모든 생명력이 있는 것들은  시간

과 더불어 반드시 멸해 간다. 나뭇잎은 생을 끝맺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생을 시작하기 위해 묵은 껍질을

벗어버리는 것일 뿐이다.

 

나뭇잎이 다시 뿌리로 돌아가듯이 우리네 인생도 묵은 껍질을 미련없이 훨훨 벗어버려야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비굴하게 애걸복걸 매달려선 안된다. 추한 꼴을 보이면서 내려올 줄 모르는 것은 우주질서 앞에 앙탈을 부리는

듯 민망스러운 일이다.

 

 이유야 어떻든 가을은 쓸쓸하다. 가을은 곁에 없는 사람이 마냥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아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왠지 외로워지고 그리운 계절이 가을이다. 가을은 밤하늘마저도 쓸쓸하다고 한다. 밤하늘에 떠있

는 별들의 밝기가 거기서 거기라서 그렇다고 한다.

 

 하여, 가을철 별자리는 쓸쓸함과 외로움과 그리움의 무늬를 아스라이 새기고 어둠 속에 침잠해 있다. 야속하

게도 가을의 언어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쓸쓸. 외로움. 그리움. 허무. 공허. 망각 등이 가을을 대표

하는 언어들이다.

 

 오늘은 서울 둘레길 제4코스 걷는 날, 잡티 하나 없는 투명한 가을 하늘이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밝은 햇살과

더불어 나를 반긴다. 자~ 이제 걸어보자. 풍요롭고 아름다운 이 가을을 텅빈 마음으로 온몸을 던져 느껴가며

걸어가보자.

 

 

트레킹 일시 : 2014. 11. 10(월)

트레킹 코스 : 수서역~ 대모산~ 구룡산~ 능인선원~ 양재천~ 시민의 숲~ 우면산~ 사당역

트레킹 시간 : 약 6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