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 사진첩/호남권 산행

쪽빛바다와 함께..신시도 대각산

*산울림* 2014. 5. 2. 09:47

 

 

벌써 5월이다. 세월이 빨라도 너무 빨리 흘러가는 것만 같다. 물론 우리 모두의 가슴 가슴을 슬픔으로

응어리지게 했던 유난히도 잔인했던 4월이 지나가서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빨리도 흘러가는 세월이라는 시계바늘이 야속하게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흘러가는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세월의 속도에 따라 나도 그만큼 늙어만 갈 것이다. 하지만,

늙는 것이야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웬지 낡는 것은 싫다. 늙은 것과 낡은 것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

다. 나이를 먹어 늙는다고 모두가 너절한 구닥다리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나이를 먹는다고 하여

모두가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우린 늙음은 기꺼이 수용하되, 낡음은 막을 수 있는 데까지는 막아야 한다. 그것이 삶을 영위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내 자신 대단히 멋있고 훌륭하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반성과 성찰을 할 줄 알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일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도 해본다.

 

지난 날의 반성과 자기 성찰을 통해서 나를 올바로 들여다 보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낡음을 방지하는

데 있어서 필요불가결의 요소다. 나와 거울 앞에서 가만히 눈을 맞춰보았다. 나와 나의 소통이, 깊은

눈맞춤이 이루어지는 순간 비로소 세상과도 똑바로 마주 볼 수 있고 또 그것이 낡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직도 반성문을 써야 할 일기장의 페이지는 하얗게 비어있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당근! 근로자인 나, 지난 한 주 속세로부터 지친 육신과 영혼을 달래고 새로

운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섬으로 가기로 했다. 고군산군도의 신시도이다. 삶은 지난 과거에도 다가 올

미래에도 있지 않다. 삶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여기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체험하는 바로

그것 뿐이다.

 

 

산행 일시 : 2014. 5. 1(목) 근로자의 날

산행 시간 : 약 4시간

산행 코스 : 신시도주차장~ 월영재~ 월영봉~ 대각산 전망대~ 신시도주차장

 

 

 

 

 

 

난생 처음 가보는 신시도는 내 마음 속에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하나를 만들어놓았다.▼

 

 

사당을 출발한지 3시간 30분만에 드디어 신시도 주차장에 이르렀다. 신시도(伸侍島)는 군산에서 서남쪽

37km 거리에 위치한 섬이었으나 새만금 방조제 사업으로 육지와 연륙되었으며 과거에는 지대가 깊

으므로 지풍금, 짚은금, 심리라 불렀는데 인근에 무녀도와 선유도가 있어 고군산군도의 중심섬이라 할 수

있다.

 

신라때 월영산에서 최 치원이 산에 단을 쌓고 글을 읽었으며 글 읽는 소리가 서해 건너 중국에 까지 들렸

다는 설화가 있다.▼

 

 

 

 

 

 

 

월영재이다.▼

 

 

 

 

월영산(月影山, 198m)은 고군산군도의 주봉이다. 신령한 하늘 가운데 자리에 월영봉이 솟아

최 치원 선생이 단을 쌓고 놀았다. 여기서 글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중국까지 들렸

다고 하니 선생의 고매한 정신이 중국대륙을 진동시켰음을 은유한다. 월영봉에서 마을까지

신선의 기운을 받는 하늘길이 이어져 있다.▼

 

 

월영봉의 바위들은 특이했다. 그 크기만 다를 뿐 마치 무등산의 입석대나

서석대의 바위들을 옮겨놓은 것 같았다.▼

 

 

 

잡티 한 점 없이 닦은 듯 맑고 푸른 하늘, 투명한 햇빛을 받고 아름답게 반짝이는 바다,

우린 그 하늘과 그 바다를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았다.▼

 

 

 

 

 

 

 

 

 

 

 

 

 

 

 

 

 

 

 

 

해발 187m의 대각산 정상이다. 산의 높이와는 상관없이 대각산은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었으며 더욱이 산의 높이가 반드시 그 아름다움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

일깨워주었다. ▼

 

산행시간 4시간 여만에 다시 신시도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