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사진첩/한남정맥

힘들고 처절했던 한남정맥 제6구간 (목감사거리~하우고개~성주산)

*산울림* 2013. 9. 29. 15:44

 

 

넓다란 길가에 가지런히 늘어선 은행나무, 이제 얼마 안있으면 그 잎새들은 노랗게 물들것이며

한 마리 까치의 푸르럭거림에도 노란 잎새가 곱게 내려 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잎새잎새가 모여

엽군을 형성해서 거리를 뒤덮고 거리는 온통 노란물결일 것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자연이 가져다

주는 섭리의 매력은 참으로 놓치기 아깝습니다.

 

오늘도 나는  덧 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따라 자연이 주는 섭리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산길을 걷습

니다. 오늘 걷게되는 산길은 한남정맥 제6구간, 당초 안내산악회 산행계획대로라면 10월20일

(일)에 걸어야 하지만 나는 그때는 이미 중국 황산트레킹이 예정돼 있기에 오늘 미리 다녀올 수밖

에 없었습니다.

 

그 동안에 총 4구간을 걸어봤지만 한남정맥의 산길은 여간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정맥 마루금은 이미 선답한바 있는 여러 회원들과 함께 걸었었기에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오늘 산길은 나홀로 쓸쓸히 걸어야 할듯 싶어 심란했습니다. 그렇다고 정말 나 혼자 갈수는 없는 노릇

입니다. 한남정맥의 마루금은 내 발길을 그리 쉽게 허락할 것같지 않아서입니다.

 

새내기 직원 하나를 꼬드겼습니다. 말이 꼬드겼지 반은 강제입니다. 나이 31세, 이름 김 영찬, s대

경영학과 졸업, 산행 경력 5년미만의 신출내기 직원입니다. 매주 주말 서울 근교를 주무대로 하여

행을 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구세주 같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산행준비를 시켰습니다. 물론 나 역시도

자료 검색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영찬이(본인의 양해하에 지금부터는 이렇게 부릅니다.)와 나는 한남정맥 선답자들의 블로그를 면밀히

체킹했고, 산행 당일에는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최대한 활용함은 물론 어플(톡톡산행)을 이용하여

행기록도 정확히 남기기로 하였습니다. 드디어 오늘이 D-day입니다. 아침 9시에 목감사거리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나는 대동문고 방향 버스정류장에서 81번 버스를 타고 목감사거리로 향했습니다.

 

 

산행 일시 : 2013. 9. 28(토)

산행 코스 : 목감사거리~ 윤흥산~ 양지산~ 피정의 집~ 할미고개~ 여우고개~ 하우고개~ 성주산

산행시간 :  약 9 시간

누  구  랑 : 영찬이랑 단 둘이서

 

 

 

 

 

 목감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목감초등학교를 찾아갑니다▼

 

목감초등학교가 눈에 들어오고..▼

 

학교정문 오른편으로 리본을 따라 정맥 길을 찾아 떠납니다.▼

 

조금 오르면 정상안내판이 보이고....▼

 

드디어 돌무덤이 있는 102봉 정상이 나타납니다.▼

 

102봉 조금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편 리본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사진촬영은 못했지만  이곳 마을길 내려오기 직전에 임도와 맞닿은 삼거리가 있었는데 원코스는 삼거리

에서 왼편으로 진행하다가 다시 외곽순환도로를 좌편에 끼고 걸어야 하는 것을 우린 그만 우편 길을 선택

하는 바람에 바로 이 마을 길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외곽순환도로 지하통로에서 만날 수는 있겠지만

오늘 최초의 알바인 것 같아 마음이 찜찜합니다.▼

 

 

 지하통로로 가기 위하여 방향을 다시 좌측으로 돌립니다. 물론 이것은 GPS가 명령하는 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드디어 지하통로를 통과합니다.▼

 

지하통로를 통과하자마자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좌편으로 진행합니다.▼

 

 고갯마루를 향해 조금 진행하다보면 정자가 나타납니다. 이곳 정자에서는 정자를 지나치지 말고 돌무덤 앞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길가에서는 탐스러운 밤송이가 반깁니다. 오늘 편안한 정맥길, 무탈한 정맥길이 되라고

격려라도 하는 듯싶습니다.▼

 

통나무 계단을 따라 잠시 오르면 산불감시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차마 산이라고 부르기조차 간지러운 해발 204.1m의 윤흥산 정상입니다. 팔각정 뒤로 보이는 저수지는

시흥의 물항 저수지인 듯 싶습니다.▼

 

 

 참고로, 윤흥산은 한남정맥의 마루금상에 있는 산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진정한 산꾼이라면 지척에 둔

윤흥산을 알현하는 예의 정도는 갖춰야 할 듯싶습니다. 윤흥산을 알현하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갑니다. 이곳에

서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조금 전에 지났던 삼거리까지 가지 말고 바로 저 리본이 있는 왼편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길이 잡목으로 우거

져 녹록치가 않습니다. 그래도 가야 하는 길입니다. 5분여를 헤매다 보면 조그만 소로와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오늘 산행 중에서 최초로 힘든 길을 만나게 되는 셈입니다.▼

 

 

조그만 소로를 따라 진행하다 보면 철제계단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납니다. 물론 계단에 신경쓰지 마시고

직진입니다.▼

 

 

 조금 지나다 보면 묘지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는 사진으로 보이는 우리 영찬이 위치까지 가지 말고 바로 그 직전

좌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서면 됩니다.▼

 

 

조금 진행하다 보면 사진처럼 삼거리 도로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왼편으로 동물이동통로를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우린 이곳에서도 우측 길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합류할 수

있으니까요..▼

 

 

 동물이동통로가 보입니다.▼

 

아마 이곳이 도리재인 듯싶습니다. 동물이동통로에서 나오는 길은 왼편입니다. 이곳에서는 곧바로 진행합니다.▼

 

 고개에 올라서면 곧바로 공동묘지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방법은 곧바로 직진하는 방법과 우측 노란 리본이 걸려있는

방향으로 꺾어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방향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분의 블로그를 보니 자신있게 90도로 꺽

어 진행하라고 해서 우린 리본방향으로 꺾어 진행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리본방향으로 꺾어 진행하더라도 도로까지 진행하지 말고 도로 몇미터 못미쳐 왼편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암튼 우리는 도로까지 내려가서 외곽도로 교각밑을 통과했습니다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

됩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방죽머리에서 만나게 돼있으니까요..▼

 

 

 

 외곽도로 교각밑을 통과합니다.▼

 

 

곧바로 진행하다보니 칠리제저수지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는 도로를 횡단하지 않고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좌편으로 돌아서면 칠리제 버스 정류장이 나타납니다. 물론 이곳에서도 곧바로(금이사거리 방향) 직진합니다.

헷갈리시나요? 좌편으로 진행하라면서 금이사거리 방향이라고 해서 말입니다. 그것은 정류장 사진촬영을

정류장 정면에서 하였기 때문입니다. ▼

 

우린 사진에서 보이는 오르편 방향에서 걸어 왔었고, 조금 전 공동묘지에서 직진하거나 도로 못미친 부분에서 좌편으로

진행했다면 나오는 길은 화살표 방향인 듯싶습니다. 물론 확실한 정답은 지금도 아리송합니다.▼

 

 

 이곳이 바로 방죽머리입니다. 일단 횡단보도를 건너야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좌편에 방죽머리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3~5m 진행하다가 곧바로 우측으로

오릅니다.(한남정맥 리본 부착돼 있음.)▼

 

가시덤불이 진행을 가로막습니다. 그래도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앞으로 진행하다보면 군부대 휀스가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휀스를 오른편에 끼고 내려갑니다.▼

 

한 참을 오르내리다보면 좌편에 도로가 보입니다. 397번 도로라고 합니다. 물론 도로로 내려섭니다.▼

 

도로를 따라 우편으로 걷다보면 도로 건너편에 부대정문이 보이고, 이어서 버스정류장이 나타납니다.▼

 

표지판 뒤로 군부대 휀스따라 길게 길게 진행합니다.▼

 

 계속 진행합니다. 그런데 우린 여기서 대형알바를 자행하고 맙니다. 군부대 휀스따라 어느정도 걷다보면 훈련장이

나타나는데 우린 더 이상 진행하면 안되는 것으로 오판을 하고 외곽순환도로 갓길을 찾아 오른편 절개지로 내려갑

니다. 물론 길은 없었습니다. 수십년 동안 사람이 들어선 자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밀림지대였습니다.  

 

어느 정도 내려가다 보니 길이 꽉 막힙니다. 앞으로 진행할 수도 뒤로 후퇴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지대였습니다.

여기저기 날카로운 가시가 등산복을 할퀴고, 그의 보호를 받고있는 내 부드러운 살갗까지 무자비하게 할큅니다.

온 몸이 피투성입니다.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왔던 길을 찾아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후일 이 구간을 걷게되는 여러분께 강조해 말씀드립니다. 훈련장이 나타났다고 해서 우회 등 다른 생각을 일체

지 마시고 휀스따라 계속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진행하는 길에 초병의 잔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것은 사실

입니다만, 그 초병도 언젠가는 한남정맥을 걷는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계속 걷다가 막다른 길에서

우편으로 방향을 틀어 외곽순환도로 갓길에 접어듭니다.▼

 

솔직히 고백합니다. 조금전에 뜻하지 않은 알바로 인해 처절한 전투를 벌였다고 했습니다만, 솔직히 말해 헛수고는

아니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훌륭한 전리품도 획득했으니까 말입니다.▼

 

드디어 외곽순환도로가 나타나고 우린 위험천만한 그 도로의 갓길을 이용해야 할 차례입니다. 줄잡아 10 여 분은 걸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우측 산으로 오르는 정맥의 마루금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는 7~8분을 걷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개인차가

엄존하는 현실을 인정하기로 하고 계속 더 걷기로 하였습니다.▼

 

아, 드디어 오른 편에 산길이 나타나는군요. 반가웠습니다. 몹시 기뻤습니다. 조금 오르니 편편한 잔디가 있어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간단히 요기를 합니다. 물론 준비해 간 막걸리도 한 잔 합니다. 영찬이가 몹시 배가 고팠나

봅니다.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걸어오는 동안 몇 모금의 물만 마셨을 뿐, 단 한 차례도 쉬지 않았던 것입니다. 영찬이에게 미안한 생

각이 듭니다. 먹을 거, 마실 거를 이것 저것 챙겨줍니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산길을 재촉하려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맥의 리본이 단 한장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GPS를 확인해보니 이곳이 아니고 더 진행하다 우편으로 오르는 것 같아

우린 다시 고속도로로 내려갑니다.▼

 

조금 전의 위치에서 2~ 3분 걸어왔을까요, 고속도로에서 산길로 접어드는 곳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이곳 산길로 접어들기 직전에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지친 다리를 이끌고 터벅터벅 갓길을 걷고있는 우리의 뒤꽁무니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고속도로 순찰차가 나타났습니다. 우리 앞에 나타 난 순찰차의 순찰원으로 보이는 그 사람은 다

짜고짜 야단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갓길을 그렇게 오랫동안 활보할수 있느냐는 질책이었습니다. 속이 상했습니다만 "다 내탓이려니.." 하고 참아냈습니다. 정중히

사과까지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남정맥 마루금 운운했었습니다만 그 사람은 "그게 뭐냐는 식"으로 귀담아 듣지 않으려 했습니

다. 아마도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어느 누군가가 신고를 한 듯싶습니다. 문득 옛날이 그리워졌습니다. "왕년엔 나도 건설

교통국장이었는뎅.."

 

후일 이 코스를 통과하시게 될 여러분들도 단단히 각오해야 할 듯싶어 언급해드렸습니다.▼

 

조금 진행하다보면 묘지가 나타나고 다시 리본을 따라 좌편으로 진행하다 보면 곧바로 군부대 휀스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는 좌편(휀스를 오른편에 끼고)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린 그만 우측으로 진행하다가 다시 되돌

아오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또 20 여분의 알바가 추가됩니다. ▼

 

휀스따라 진행하다 보면 다시 고속도로가 나옵니다. 벌써 트라우마가 생긴 것일까요? 아, 이제 고속도로 갓길은

무섭고도 지겹습니다. 하지만, 피한다고 될일입니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바로 그것입니다. 고속도로에 내

려서니 한남정맥 안내표지판이 우릴 반깁니다. 다시 용기가 납니다.▼

 

고속도로 갓길을 조금 걷다가 다시 오른편 산으로 접어듭니다. 물론 잡목이 우거진 길입니다.▼

 

계속 휀스따라 오릅니다. 군부대 휀스길이 벌써 몇번째입니까? 아무래도 오늘 산길은 휀스로 시작해서

휀스로 끝나는 길인 듯싶습니다.▼

 

 

 한 참을 오른 후에 나타나는 길라잡이입니다. 이곳에서는 능안말 방향에 리본이 하나 보이긴 했습니다만 무시하고

정상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양지산 정상쯤으로 보이는 곳에 정자가 나타납니다.▼

 

체력단련장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역시 체력단련장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사실 양지산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시그널이 없는 몇군데의

갈림길이 있었지만 주의할 점은 삼거리가 나타나면 무조건 좌편방향이라고 인식하면 될 듯싶습니다.▼

 

 

 한 참을 걷다보면 마을도로가 나타나고 "창성포장"표석이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우측방향입니다.▼

 

계속 내려와서 지하도로를 통과하여 좌편으로 진행합니다.▼

 

반갑게도 한남정맥 안내 시그널이 보이고...▼

 

한 참을 올라오지만 이곳에서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을 듯합니다. 우린 당초에 공동묘지 위로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오른쪽에 나타나는 휀스를 끼고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면 왼편에 밤 농장이 나타나고 농장휀스를 끼고 진행

하다보면 포장도로와 동시에 비룡사 표석이 나타납니다.▼

 

비룡사 표석위로 나타나는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좌편에 그럴싸한 길이 있지만 반드시 비룡사 휀스를 따라 걸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외견상 휀스옆에는 길이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길이 있습니다.▼

 

한 참을 걷다보면 다시 도로가 나오는데 그 도로로 내려서면 됩니다.▼

 

도로에 내려서서 왼편 보도(차량진행 역방향)를 따라 진행합니다.▼

 

 

 얼마쯤 걷다보면 반대편에 "피정의 집"표석이 보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그쪽으로 다가섭니다.▼

 

길가에는 꽃집의 화사한 꽃들이 산행에 찌든 우릴 위로라도 하듯 방긋이 웃음을 머금고 있습니다.▼

 

 

 

 드디어 "표정의 집" 표석이 나타납니다. 계속해서 길따라 진행하다가 왼편 들머리(리본들이 보임)로

올라섭니다.▼

 

우린 당연히 양심을 지켜야 합니다. 산악인의 양심 말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부터 제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구간이 오늘 산행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몇 분의 블로그에 따르면, 피정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철망 울타리를 타고 진행하다가 허술한 곳을

골라 월담을 한 후에 산봉우리의 일정 지점에서 낮은 포복으로 빠져나오라고 하였는데

 

점잖은 체면에 어찌 그런 방자한 일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더우기 장소가 천주교의 성지나 다름없는 피정의 집에서 말

입니다. 일단 우리는 철망을 왼편에 끼고 계속 걷기로 했습니다. 간헐적으로 한남정맥의 리본이 보여서 반가움을 금치 못했

습니다. 어느 지점에 이르니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 접어듭니다.

 

그리고 우측통로를 따라 복숭아 과수원밭으로 나오게 됩니다. GPS를 보니 아무래도 이 길이 아닌 듯해서 다시 왼편 철조망

길을 찾아 진입을 시도해 봅니다만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산길인듯 아닌듯 억지로 길을 터가며 진행합니다. 등산복은

말할 것도 없고 온몸이 가시에 찔려 상처투성이입니다.

 

무모하다싶이 진행했던 산길이었습니다. 우리가 찾는 지점은 아직 개통되지 않은 도로의 절개지였습니다. 절개지를 내려

서서 도로로 나와, 할미고개로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수 십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간신히 절개지를 찾아 도로로 나오게 되

었는데 그 절개지는 우리가 생각했던 절개지 보다 한 참 더 진행해야 나타나는 절개지였습니다. ㅠㅠ

 

바로 이 절개지가 문제의 절개지입니다.▼

 

 

우린 이 도로로 내려와서 다시 할미고개를 찾아 걷게 됩니다만, 여러분께서는 제 말씀대로 행해 주실 것을 감히 권해드립니다.

조금 전 복숭아 과수원에서 바로 내려서면 도로가 나타납니다. 그 도로에서 할미고개까지는 길어야 불과 4km남짓 될까 싶습

니다. 차량이 준비되면 차량으로 여의치 않으면 그냥 걸어서라도 할미고개로 곧바로 진행하실 것을 강추합니다.

 

혹자는 제 말에 그런 길을 걷고도 그게 무슨 한남정맥의 정통성있는 마루금이 되겠느냐고 비아냥 거릴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차

피 한남정맥의 마루금은 인간의 편의만을 고려한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누더기 신세가 된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언제 사라질

지도 모르는 이 길을 그나마 우리가 고집하는 것은 우리 국토가 지니고 있는 자연사랑의 발로가 아닐까요? 

 

이 대목에서 거듭 강조해드리지만 현재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한남정맥의 정통성 있는 마루금을 걷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따라서 그 정답 또한 없다는 것이 나의 고정불변한 소견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10 여분쯤 걸어왔을까요, 교차로가 나타납니다.▼

 

 

 우편 길을 따라 계속 진행하면 할미고개가 나타납니다.▼

 

이어서 주유소가 나옵니다. 주유소건물 우편의 길이 "이조가든" 식당에서 나오는 길인 듯싶습니다.▼

 

온누리 장작구이가 갈길 바쁜 나그네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할미고개에 이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야 합니다.▼

 

소사고등학교 건물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편 소사배수지 방향으로 오릅니다.▼

 

막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는 소사 배수지 건물을 오른편에 끼고 산으로 오릅니다.▼

 

 15분쯤 오르면 정자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우린 두번째 휴식에 듭니다.▼

 

당연히 여우고개 방향으로 접어들어야겠지요..하지만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오늘 밤 늦게부터  비예보가 있었는데

벌써 내리다니요.. 이거 큰일입니다.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한데요..▼

 

여우고개의 유래인 듯싶습니다. 읽어 볼 여유가 없었기에 일단 카메라에 담기로 합니다.▼

 

요샌 언제 어디서고 "힐링"이 최고지요..▼

 

 

소래산일까요? 우거진 나무숲사이로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젠 하우고개 순서입니다. 안심하십시요..지금부터는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입니다. 팁으로 하우고개의 유래를

드립니다. 옛날에는 시흥시 뱀내장에서 계양 황어장으로 닷새장을 오가는 장사꾼들이 주로 이 고개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이 무렵에는 행인들을 터는 도둑떼가 득실거렸다고 하는데 장사꾼들은 그들이 무섭지만 이 고개 외에는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이 고개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장돌뱅이들은 생명과 재산을 보호

하기 위해 산 밑 주막에 모여 떼지어 고개를 넘었으며,

 

언제 어디서 도둑떼들의 기습이 있을지 몰라 사람과 소는 가파른 길을 바쁘게 걷다보니 모두가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찼다고 합니다. 강행군을 하여 고개마루에 올라서면 안도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고 하는데 이 때

나오는 '하우하우'하는 숨소리의 음을 따서 하우고개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우고개 구름다리입니다. ▼

 

진행방향은 당연히 소래산 방향이겠지요..▼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큰 일입니다. 거마산 방향으로 치달아야 합니다.▼

 

 

 해발 210m의 성주산 정상인 듯싶습니다. 물론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철제휀스를 따라 거마산 방향으로 진행하면 오늘 산행은 끝이 납니다. 오늘 산행은 그야말로 휀스에서

시작하여 휀스로 끝나는 산길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습니다.▼

 

 

 

 

 오늘 산행의 친절한 도우미 역할을 한 메모지입니다. 산행내내 주머니에서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땀방울 등에 훼손될까 우려되어 미리 카메라에 담아 둔 것입니다.▼

 

 

 

<에필로그>

한남정맥, 그 정맥의 길은 내가 걷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산길을 걷는 나의 인내를

시험하는 듯했다. 어느 정도 걷다보면 필연적으로 막힘이 있었고, 그 막힘을 뚫고 얼마간 진행하면 다시

길은 사라져버리고..그렇게 몇 차례를 거듭하고나서야 비로소 정맥의 마루금은 나의 발길을 허락하여

주었다.

 

 살갗이 할퀴어지는 가시덤불 숲에서도 한줄기 바람은 불었다. 바람은 내 몸까지 어루만지며 지났다.

나무사이를 지나는 바람소리, 나뭇잎 서걱거리는 소리, 나는 비로소 느림 속에서 자유로웠다. 풀을 만지고

나무를 안아보고 새소리를 듣는다. 아, 숲은 생명력으로 충만하였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다.

 

그것은 분명 물질적 탐욕에 어두워 그저 부자가 되기만 하면 된다는 천박한 가치관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숲은 모든 걸 포용한다. 그것은 침묵하는 것 같지만 울림이 있다. 우린 그 울림을 느껴야 한다. 그저 달리듯

산길을 걸으면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다.

 

눈으로 보는 현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보이는 것들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볼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산길은 가급적 천천히 걸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느림의 미학이다. 다시말해 산길을 발로 걷지않고 마음으로

걸으면 침묵의 언어로 말하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근래 드물게 힘들고 처절한 산행이었지만 모처럼 침묵의 언어로 소통하는 산길을 걸었던 탓에 상념의 실

꾸리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오늘 산행은 한마디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그리고 우린 드라마 속의 당

당한 주인공이었을 것이다.

 

 글을 읽는 여러분께 부탁이 있다면, 나의 산행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기 바란다. 나의

길을 답습하여 힘이 들었든, 아니면 다른 길을 택하여 쉽게 걸을 수 있었든 그 권리와 책임은 바로 여러분

들의 몫일테니까...

 

오늘 힘든 길, 끝까지 함께 해준 영찬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아울러, 하산해서 속이 많이 안좋은 모양

이던데 빠른 쾌유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