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제4구간(양고개~버들치고개~광교산~백운산~지지대고개)
산행 일시 : 2013. 9. 15(일)
산행 코스 : 양고개~ 소실봉~ 매봉샘~ 버들치 고개~ 형제봉~ 종루봉(비로봉)~ 광교산(시루봉)~
백운산~범봉~ 지지대 고개(한남 정맥 제4구간)
산행 시간 : 약 7시간
안내 산악회 : 안양 산죽회
오늘 걷게되는 구간은 한남정맥 제4구간으로 양고개에서 출발하여 지지대 고개까지 걷게 되는 코스이다.
한남정맥 안내도를 유심히 쳐다보니 오늘 지지대 고개까지 걷는다면, 전체구간 중 대략 절반 정도를 걷게
되는 것 같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양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이른 아침 6시 50분경이었다.▼
곧바로 산행은 시작되었다.▼
도로 개설이다. 아파트 건설이다 해서 무참히 짓밟혀 그 형태마저 사라져가는 한남정맥,
그래도 우리는 그 마루금을 따라 걷기로 했다.▼
그 길은 이렇게 무성한 넝쿨들로 뒤덮혀 있었다. 그리고 넝쿨 사이사이로 노란 호박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누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말했던가?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 피어 난 호박꽃을 자세히
보니 호박꽃도 분명 꽃이었다.▼
때로는 육중한 철조망을 끼고 돌아야 했으며..
때로는 학교 안을 관통해서 걸어야 했었다.▼
차마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낯 간지러운 해발 186m의 소실봉이었다.▼
다시 도로로 나왔다.▼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고...
또 학교가 나타나고....
다시 산길에 접어들었다.▼
매봉샘에서 시원한 약수로 목을 적시고...
산행 시작 두시간 여만에 드디어 버들치 고개에 이르렀다. 버들치 고개는 새말, 안골마을 북쪽에
있는 고개로 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선에 있다. 옛날 이 고개 양쪽이 늪지대였으므로 버들이 무성
하여 키나 고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버들을 많이 채취하였다고 해서 연유된 이름이다.▼
천년약수라고 하였지만 너무 지친 탓에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드디어 형제봉에 이르렀다. 지금은 온전히 광교의 품안에 들어온 것이다.▼
종루봉(비로봉) 정상이다.▼
해발 582m의 광교산 정상이다. 그 동안 헤아릴 수 없이 광교산을 찾았었지만 오늘 따라
감회가 새로운 것은 이 길이 한남정맥의 마루금입네 하고 다시 걷기 때문일 것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뚜벅뚜벅 걸어오다 보니 어느 새 억새밭이었다. 언제고 나는 이 길을 걸들 때마다
실소를 자아내곤 하였다. 물론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리 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봐도
억새라고는 겨우 몇 십 포기나 될까 말까이다. 그래도 그들은 이곳을 억새밭이라고 부른다. ▼
해발 567m의 백운산에 섰다. 이제부턴 하산 길이다. 그 길고도 지루한 산길이 드디어 끝나는 것 같았다.▼
백운산 전먕대에서 내려다 본 의왕. 안양 시가지의 모습이다.▼
이미 걸은 바 있는 의왕대간의 소개 글이다.▼
하산 길도 지루했다. 아직도 지지대 고개는 1,300여 m를 남겨두고 있었다.▼
지지대비는 조선 정조의 지극한 효성을 추모하기 위하여 순조 7년(1807년), 화성 어사 신현의 건의로
세워진 비라고 한다. 정조는 생부인 사도세자의 능인 화성의 현륭원을 참배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고개를 넘어서면 멀리서나마 능을 볼 수 없게 되므로 오래 이곳에서 행차를 멈췄다고 한다.
따라서 이곳에 이르면 왕의 행차가 느릿느릿 하였다고 하여 한자의 느릴 지(遲)자 두자를 붙여
지지대(遲遲臺)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능을 뒤돌아보며 이곳을 떠나기가 아쉬워 눈물을
흘렸을 정조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비운에 간 아버지가 얼마나 안타깝고 비통했으면 그 고개를
차마 넘지 못하고 뒤돌아 보고 또 돌아봤을까?
지지대 고개에는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뜻을 기리는 효행공원과 함께
프랑스 군의 6.25 참전 기념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