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 사진첩/강원권 산행

빗속의 잣봉. 장성산, 그리고 시원한 동강래프팅

*산울림* 2013. 7. 28. 21:02

 

 

산행   일시  :  2013. 7. 28(일)

산행   코스  :  거문리(동강 탐방안내소)~ 마차마을~ 만지고개~어라연 전망대~잣봉~장성산~

                        쌍쥐바위전망대~문산나루(레프팅 출발지)

래프팅 코스 : 문산나루~ 두꺼비바위~ 어라연~ 얼음골~ 만지나루 쉼터~ 동강댐 예정지~ 섭세 강변

산행  시간  : 약 3시간(래프팅 2시간)

안내산악회 : 안양 산죽회

 

천하의 절경을 본 사람은 많아도 비경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비경은 숨어있어서

속세의 사람들에게는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월읍 거문리에 위치한 잣봉과 장성산은

동강에서 가장 신비한 경치를 자랑하는 어라연(魚羅淵)의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할을 하는 산이다.

 

절벽에서 자라는 푸른 노송은 굽이치는 동강과 어울려 천혜의 비경을 보여주며, 등산로와 동강변을

거니는 트레킹까지 겸할 수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어라연 일원은 2004년

12월에 국가 문화재 제 14호 명승(名勝)으로 지정된 바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오래 전부터 장성산은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산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장성은 누가 뭐래도 내 고향이다. 따라서 장성산은 내 고향의 산이다.

그럼에도 나는 장성산에 올 기회가 없었다. 물론 백두대간 마루금 이어걷기 때 올라 본 같은 이름의

장성봉이 있었지만  장성봉과 장성산은 분명히 다르다.

 

자, 지금부터 장성산으로 향해보자. 아름다운 비경을 찾아 떠나보자. 비록 내 고향에 위치한 산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내 고향의 이름과 같은 산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장성산이 위

치하고 있는 영월, 영월땅은 확실히 정겨운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지니고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영월을 자주 찾는다. 이미 10 여 차례 찾았다. 언젠가는 한 해에만 일곱번이나 갔었다.

 

 

 

 

 

 

 

산행 들머리인 거문리이다.▼

 

 

 

 

 

 

 

우린 잣봉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아직 비는 내리고 있지 않았지만 산길은 눅눅했다.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했다. 무더운 날씨는 땀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오르막 길이 시작됐다.▼

 

 

어라연 전망대였다. 어라연(漁羅淵)이란,  동강의 이곳에 물고기가 많아 강물 속에

뛰노는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결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운 이름에도 불구하고, 오늘 내가 서 있는 어라연 전망대는 날씨 탓에

그 이름 값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드디어 해발 539m의 잣봉 정상이었다.▼

 

 

잣봉에 오르니 나무 사이를 지나는 바람소리가 들리고, 풀잎들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연의 소리는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나는 이 순간 느림 속에서 자유로웠다. 풀을 만

지고 꽃을 느끼고 나무를 안아보았다. 아~ 오늘 내가 느끼는 숲은 그 생명력으로 충만했었다.▼

 

 

 

 

지금부터는 장성산으로 오르는 깔딱고개였다.▼

 

 

해발 694m의 장성산 정상이다. 지금까지 잘도 참아주던 날씨가 이곳 장성산에 오르는

순간부터 강한 빗줄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

 

 

아직 갈길은 멀기만 한데 걱정이었다. 레인코트를 걸쳐 입었다. "비에 젖으나 흐르는 땀에

젖으나 어차피 젖기는 매일반인데 굳이 바람이 통하지 않는 우의를 걸쳐야 할까," 하고 고

심해 봤지만 일단은 카메라도 보호할 겸 해서 걸치기로 하였다.▼

 

빗줄기가 강하게 뿌려지고 있는 장성산 정상을 출발, 울창한 나무숲을 지나면서 문득 나무들이

생각하기에 "인간이란 두 발을 가진 짐승들은 왜 저리도 분주하게 돌아다닐까?"하고 궁금해 할

것 같았다. 그렇다. 우리 인간들 하고는 다르게 나무들은 자신이 뿌리 내린 곳에서 조용히 살아

가고 있기에 분주히 떠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보면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수 밖에 없을 것이다.▼ 

 

쌍쥐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동강의 모습이다. 아쉽게도 비가 내리고 가스가 자욱히

차 있어 선명치가 못하다.▼

 

드디어 산행을 마치고 래프팅 발진장소로 왔다. 조교로부터 간단한 래프팅 상식에

대하여 교육 받고 있다. 래프팅은 원래 뗏목을 타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 현대에 와

서 레프팅의 사전적 의미는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의 급류를 헤쳐 나가는 레포츠

의 하나" 라고 정의되어 있다.▼

 

준비 완료!

 

고무 보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를 탄 보트는 제법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강의 날씨는 심하게 흐렸지만 그래도 땡볕 내리쬐는 날씨에 견줄 바가 아니었다.

 

 

 

 

다른 보트를 이용하고 있는 일행들과 한바탕 물싸움도 불사하고....

 

 

어느 순간, 나를 포함해서 일행의 대부분이 강물 속으로 빠져버렸다. 보트의 손잡이를 부여잡고

통사정해 보지만 그냥은 어림도 없다.▼

 

오늘 래프팅은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유속이 빨라 두 시간 여만에 마칠 수 있었다.

 

 

중간 지점에서 바람 빠진 보트에 바람도 넣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멋진 자연과 함께하는 모험과 스릴만점의 래프팅, 우린 래프팅 시간내내 동강의 아름다운

풍광에, 숨어있는 비경에 감탄했었다. 물에 빠져도 보고, 급류도 타 보고, 물 장난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움을 만끽했었다.

 

 

 

 

아쉬움을 남긴 채 동강의 래프팅은 끝나고 이제 나는 또 다른 느낌을 주게 될

8월 15일 한탄강 래프팅을  기다려야 한다.▼

 

 

 

오늘 차량을 지원한 센터폴과 함께한 동강래프팅, 그 대단원의 막은 내려지고...▼

 

 

산행에, 래프팅에 쫓겨 중식시간마저 놓쳐버린 우리는 바로 이곳 "동강 월드래프팅"에서

준비해 간 삼겹살과 오리고기로 맛있게 뒤풀이를 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