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 사진첩/호남권 산행

아~! 둥근 달이 뜨는 월출산

*산울림* 2013. 6. 9. 09:06

 

 

 

"좀 더 단순해지고 좀 더 느슨해지자".

그렇다. 분명 이것도 내가 살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일 뿐더러

산을 찾는 이유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또 어떤 마음으로 산길을 걸어왔었던가?

 

솔직히 말해, 나의 지난 인생여정은

여유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만큼 서두르기만 했었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를 보면서 

고집스럽게도 수십년 동안 늘 토끼편만 들었었다.

거북은 도저히 닮아서는 안될 성공의 걸림돌 쯤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계는 똑 같았다.

하루는 24시간, 1년은 8,760시간일 뿐..

토끼의 시계나 거북의 시계가 하등 다를 이유가 없었다.

 

이제 거북의 시계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자. 당장 오늘 월출산 산길부터

그렇게 하도록 하자. 스치고 지나가면 모르는 것이 많다. 천천히 가야

비로소 꽃잎이 몇 개인지, 산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수 있다.

 

천천히 걷자.

오늘만큼은 아주 천천히 걷자. 그리하여

월출산의 모든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가슴 속에 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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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시 : 2013. 6. 8(토)

산행 코스 : 천황사지구~ 구름다리~ 통천문~ 바람재~ 구정봉~ 억새밭~ 도갑사지구(주차장)

산행 시간 : 약 5시간 20분

안내 산악회 : 안양 산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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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국립공원은

소백산맥이 한반도의 서남쪽으로 달리다가 끝 부분에 천황봉을 주봉으로 빚어놓은

아름다운 산이다. 월출산은 도립공원에서 1988년 6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으며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에 속하고 면적은 총 56.1㎢이다.

 

월출산의 면적은 비록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작으나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다양한 식물상, 그리고 국보 및 보물 등 문화자원이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경관을 보여

주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다.

 

 

 

천황사 지구에서 올려다 본 월출산이 웅장하기만 하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월출산 관리사무소 건물이다.

 

 

 

 

 

거북바위이다.

이 바위는 월출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려는 거북이의 힘찬 몸짓이 특징이며,

아들을 낳고 싶은 여인이 거북 등에 올라앉아, 그 목을 돌로 치며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신령스런 전설이 내려오는 바위이다.

 

 

 

 

 

 

 

 

 

구름다리 삼거리였다.

눈이 시리도록 찬란한 초록의 빛을 받으며 걷고 또 걸었다.

초록은 겸허의 빛이면서도 때로는 서러운 빛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제 어쩔수 없이 고아가 됐다.

아버지는 신혼 초에 먼저 떠나시고, 어머니마저 재작년에 내 곁을 떠나시고

말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와 헤어지면 길 잃은

아이처럼 서럽고 외로운 모양이다.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이다.

 

 

 

 

 

 

 

 

 

 

 

구름다리에서 내려다 본

평화스런 영암고장의 정경들이다.

 

 

월출산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구석이 많은 산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과의 밀어를 나누기에도 더 없이 좋은 환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산이었다.

 

 

 

 

 

 

산에만 오면

모든 음식이 다 먹음직스럽고 맛있었다.

맛 없는 음식이 없었다.

 

 

 

 

 

 

 

 

 

 

 

통천문, 그것은 바로

하늘과 통하는 하늘문이었다.

 

 

 

 

 

 

돼지바위이다.

이 바위는 돌려진 코와 힘찬 모습이

마치 수컷돼지를 닮았다하여 돼지바위라 불리운다도 한다.

 

 

 

 

 

 

 

 

 

 

 

 

아, 천황봉!!
♬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둥근 달이 뜬다.♬♪


대낮인데도 어디선가 구성진

영암아리랑의 노랫가락이 들려 올 것만 같았다.

그렇다. 달이 가장 먼저 오르고, 그 달을 품고 깨어난다는 월출산,


지금 나는 그의 위대한 품안에 서서 그동안 속세에서 나를 지배해
왔던

온갖 고통과 억압들을 떨쳐내 버리고 내 마음 속으로부터 휘엉청 떠오르는

찬란한 보름달을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날씨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어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하지만, 집을 나설 때는 무더운 여름 날씨와의 한 바탕 전쟁에 대비,

스카프 두어 개와 큰 수건을 준비해 갔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여기에서 잠시 손수건에 관한 얘기를 꺼내보도록 하자,

중세 유럽의 기사들은 반드시 손수건을 갑옷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전장터로 출정하였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임진왜란, 동학농민혁명때 장정들이 아낙들이 준

삼베수건이나 흰 무명수건을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싸움터에 나갔다고 하며

우리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도 청.백색의 머리띠를 둘렀으며,

 

지금도 시위현장에 가면

어김없이 빨간 머리띠를 어렵잖게 볼 수 있으니  이 머리띠야말로

 

동서고금을 통해 서로간에 동지애를 확인하고, 승리를 결의하는 성스럽고도

비장한 뜻이 담긴 상징물로 인식되어 왔던 것이다.

 

 

 

나는 그 동안 수 차례 월출산을 찾았다.

청년 적에도.. 장년 적에도... 그리고 나이 지긋한 50줄에도...

아~! 내게도 분명 저 월출산에서 열정의 자취를 남기고 젊음의 더운 피를 마음껏

분출시키던 때가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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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 온 세월을 뒤돌아본다는 뜻이라고 한다.

오늘 문득 월출산의 어느 지점에서 어렴풋이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본다.

 

그때 더 열심히 살걸,

그때 더 멋지게 사랑할걸,

유효기간이 한 참 지난 이 따위의 후회 대신

 

그래, 이제부터라도 

더 늙기 전에 사랑하자. 그리하여

아무리 사랑이 변하고 말더라도 먼 훗날,

우리 사랑은 변했기에 더욱 깊어지고 점점 넓어지고 원숙해졌다고 말하자.

 

 

 

 

 

 

이 바위를 남근바위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보는 각도가 틀렸는지 영 신통치가 않다. 신기하게도 봄이 되면

남근바위의 상단에 생명탄생을 상징하듯 철쭉꽃이 곱게 피어난다고 한다.

 

 

 

 

 

바람재였다.

역시 바람재는 그냥 붙여진 이름이 아니었다.

반드시 그 이름 값을 하고말았다.

 

어느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간간이 바람이 불어주어 흥건히 젖은 온 몸을 씻어주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한 방울 한방울

무겁게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노라면

절로 눈시울이 적셔오는 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다.

 

 

베틀굴이다.

임진왜란 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亂)을 피해, 이곳에 숨어서 베를 짰다고 한다.

 

 

 

 

 

구정봉이다. 편평한 바위 위에는 항상 물이 마르지 않는 9개의 웅덩이가

있는데 이 웅덩이에서 아홉마리의 용이 살았다하여 구정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뒤로 200m 후방에 있는 바위가 장군바위이다.

 

 

 

 

 

 

 

 

 

억새밭에 이르렀다.

과거 숲이었던 이곳은 산불이 나면서

나무들이 불에 타고 대신 억새가 들어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억새꽃이 활짝 피는

가을이면 은빛 물결로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월출산의 상징적인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웠다.

생각컨데, 억새밭은 무분별한

사람들에 의해 도벌되고 불태워져서 생긴 현상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연은

기나긴 시간 동안 남벌되고 불에 탄 깊은 상흔들 조차도

억새밭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변화시켜가고 있었다.

 

 

 

 

 

 

 

 

드디어 도갑사에 이르렀다. 도갑사는 통일신라말 도선국사가 현강왕(880년)에 창건

했다고 전해져오고 있으며 1999년 대웅전 뒤편 건물지 발굴조사에서 제시대 기와

편이 출토되어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이미 사찰이 있었음을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월출산 도갑사 일주문이다.

 

 

 

 

 

수령 450년이 팽나무이다.

이 팽나무는 높이가 무려 8m이고, 둘레가 405m라고 한다.

물론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