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산
수두권의 산중에서 시간상으로나 체력상으로나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없을까? 물론 아직 오르지 않은 산 중에서 말이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주 부지런히 산행안내 책자를 펼쳐보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유독 마음이 끌리는 산이 하나 있었다. 그 산이 내 눈에 딱 걸려 든 것이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마차산, 그렇다. 동두천에 위치한 이 산은
우선 산행시간이 3~4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으므로 부담이 없었고, 소요산과
감악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 다음에 3개산 종주기회가 있을 때
무척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맞춰 우리 집 앞에서 의정부방면으로 향하는 광역버스노선이 신설되었다.
이 노선의 버스를 이용하면 의정부 방면으로 산행을 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되었다. 몇년 전 나홀로 산행에 한창 매력을 느끼고 전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수도권 일대를 종횡무진 누볐을 때를 생각하면 격세
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7시경에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아우를 만나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가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기라도 했다는 듯 곧바로 버스가 도착하였다.
의정부역까지는 정확히 1시간 30분이 소요됐으니 전철보다 훨씬 빨랐고 무엇
보다 좌석이 편안해서 좋았다.
문제는 의정부역에서 하차하여 소요산 가는 전철을 이용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바람에 그곳에서 다시 동두천 가는 버스를 30여분
기다렸다가 승차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동두천역에는 집에서 출발한지 무려
4시간 여만인 11시 30분경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두어 시간 산행하기 위해서 물경 4시간을 달려 온 셈이다. 만일
오늘 산행에 대하여 비용편익을 분석한다면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오늘 산행은 그야말로 고비용 저효율의 산행이었다. 시간상으로는 안내산악회를
이용한 지방산행이나 다를바 없었다.
산행 일시 : 2011. 4. 23(토)
산행 코스 : 동두천역~미디안 기도원~마차산~소망기도원~동두천역
산행시간 : 2시간 30분
누 구 랑 : 병준이랑
동두천역이다. 의정부에서 전철을 타고 왔으면 시간을 훨씬 단축했을텐데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에 하차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아침 7시도 못돼서 집을 나와 무려 4시간 여만인
11시 30분경에야 이곳에 도착할수 있었다. ▼
안흥교이다. 소도시에 있는 다리치고는 제법 품격이 있어 보인다.▼
동두천을 관통하는 강이다. 아마도 한탄강일듯 싶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강은 시커먼 물이 흐르고 있었다. 공장폐수가 여과없이 흘러드는 것 같았다.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시커먼 한탄강물을 보니 절로 한탄이 나왔다. ▼
그래도 강위에 설치돼 있는 안흥교의 모습은 운치가 있었다.
"햇살 좋은 어느 봄날 아 누구의 선물인가요" 그래도 안흥교의
찬가는 계속되고 있었다. ▼
안흥교를 건너서니 그때서야 마차산 등산 안내도가 있었다. ▼
마차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미디안기도원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길가 어느 집 앞에서는 하얀 목련이 마음껏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
이제 본격적으로 산길에 들어섰다. ▼
마차산 산길은 예상했던대로 편안한 산길이었다. 다소 가파르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산길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편히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산길이었다.
막 몸이 풀릴려고 하는데 어느 새 정상근처에 이르렀다. ▼
마차산 정상 안내도이다. ▼
해발 588M의 마차산 정상이다. 산의 높이에 비해 정상석은
듬직하게 설치돼 있었다. ▼
우리의 古 종교에서는 그 고장의 높고 영험한 산을 고라 하느님과 선조의
신령을 위하였으니 예가 바로 삼신 할머니께서 주재하시는 갈뫼이다.
다산(多産)과 풍요를 베푸시고 하루밤 사이에 앞쪽의 석성을 쌓으시기도
하신 삼신 할머니는 세상만사를 어우르시는 여기의 수리바위에 앉으셔서
옥비녀와 구슬을 갈고 매무새를 고치셨다는 전설에서 그 이름에 갈마(摩)
비녀 차를 붙여 마차산이라 명명하여 오늘에 이른다. ▼
마차산 정상 주변의 조망이다.▼
마차산에서 바라 본 감악산의 모습이다.▼
댕댕이 고개이다. 우린 소망기도원 방향으로 하산한다.▼
마차산에서 바라 본 소요산의 전경이다. 아차산은 소요산과 감악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소요산에서 마차산을 경유하여 감악산까지
종주를 하여 보고 싶다. ▼
하산 길 역시 일부 가파른 구간도 있었으나 그런대로 편안한 산길이었다. ▼
소망기도원 앞이다. 산이 깊어서인지 동두천에는 여기저기 기도원이 많았다.▼
동두천 시가지에 있는 꽃탑이다. ▼
소요산역에 이르는 길은 하산하여서도 한 참을 걸어와야 했었다.
뒤풀이를 이곳에서 하려 하였으나 전철을 이용해서 안양까지 가려면
최소한 두어 시간은 소요될 것 같아서 뒤풀이는 편안하게 집 근처에서
하기로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