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2011. 3. 7. 15:15

 

 

오늘은 내가 적을 두고 있는 산악회의 시산제 행사가 있는 날이다. 그렇지 않아도

창원에 계시던 어머님께서 오늘 오신다는 전갈을 받고 적잖이 망설였던 산행이었지만

그렇다고 1년에 단 한 차례 뿐인 시산제를 불참할 수는 없었다.

 

어느 해였던가, 그동안 나는 산행중 두어차례 사고를 당한 바 있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마다 그 해엔 시산제 행사에 참여했던 기억이 없었던 것 같았다. 해서, 그 사고를 계기

로 그 이후론 무조건 시산제 행사엔 참여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물론 등록돼 있는 산악회가 하나 둘이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몇번이고 시산제에 참석하고

자 한다. 더구나 오는 19일엔 내가 직접 주관해야 할 우리 회사 산악회의 시산제가

얘정돼 있기에 밴치마킹 차원에서라도 오늘 행사엔 꼭 참석해야 했었다.

 

축령산은 4년 전 서리산 철쭉행사가 한 창일때 서리산과의 연계산행을 비롯해서 그간

수차례 다녀온 적이 있지만 우선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가까워서 좋았다. 산행시간은

축령산 단독산행만을 고집한다면 2시간 내외의 산책수준의 시간 정도로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오늘 산행은 시산제도 있고 해서, 당초계획은 축령산만 다녀오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산꾼들의 산행욕심이 어디 그런가, 나를 비롯해서 몇몇 산꾼들은 당연히 서리산까지

오르는 연계산행을 택하게 되었다.

 

 

산행 일시 : 2011. 3.6(일)

산 행  지 : 축령산, 서리산

산행 코스 : 휴양림~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 정상~절고개~서리산 정상~휴양림

산행 시간 : 약 5시간

안내 산악회 : 안양 산죽회

 

 

시산제 행사를 위하여 일단은 축령산 자연 휴양림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시산제 행사가 시작되었다. 오늘 시산제는 편의상 산행 전에 행하기로 하였다.

한 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에 임하는 산꾼들의 태도가 자못 진지하

기만 하였다.▼

 

 

 

시산제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든다. 휴양림내에 있는 타원형 화장실이

제법 품격있어 보인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화장실 문화도 그 사이 장족의 발전을

가져 온 듯 싶다.▼

 

 

 

산행을 하기 전에 개념도를 살펴보는 것은 이젠 상식처럼 굳어져 버렸다. ▼

 

 

 

인위적으로 물을 쏘아 올려 만든 얼음 조각품이다. ▼

 

 

 

 

 

길라잡이의 안내에 따라 축령산 산길에 접어들었다.▼

 

 

 

축령산의 초입은 가파르게 이어져 있었다. 금새 땀이 흥건하게

젖어들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본격적인 바위능선이 시작되고

있었다. ▼

 

 

 

수리바위였다. 옛부터 축령산은 골이 깊고 산세가 험해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독수리가 많았다고 하며, 이 바위를 멀리

서 바라보면 독수리의 두상을 닮았다고 하여 "수리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 이 바위 틈에 독수리 부부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한다.▼

 

 

 

수리바위 위에 있는 분재처럼 멋진 소나무의 모습이다.▼

 

 

 

능선 삼거리이다.▼

 

 

 

남이 바위였다. 남이 바위는 조선시대때 명장이었던 남이 장군이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국난에 대비하기 위하여 한성의 동북방 요충지인 이곳 축령산에

자주 올라 지형지물을 익혔고, 산에 오르는 날이면 이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

였다고 하여 그 후 부터 바위의 이름을 "남이 바위"라고 하였다고 한다.▼

 

 

 

 

 

춘삼월에 맞이하는 때늦은 상고대, 아~ 이렇게 멋질 수 있다니...

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것은 대자연의 행위예술에

다름 아니었다. 우린 정녕 축복받은 사람들이었다.  ▼

 

 

 

 

 

해발 886m의 축령산 정상이었다. 축령산은 백두대간 한남정맥의 광주산맥 지선

중간에 자리한 명산으로 남으로는 남양주시 수동면과 북으로는 가평군 상면을 경계로

우뚝 솟아있는 바위가 절경인 아름다운 산으로 능선 28km 서북방향의 서리산(해발

832m)과 쌍봉을 이루고 있다.▼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 성계가 고려말 이곳에 사냥왔다가 산세를 보니 매우

웅장하고 신비스러워 반드시 산신령이 계실 것 같아 산신제를 올렸다 하여

그 후로 부터 축령산(祝靈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활짝 핀  상고대가 기온이 상승하는 한낮의 봄볕을 맞고 있었다.

우드~득, 쿵!  얼음이 녹아 부셔지는 소리가.... 얼음이 녹아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였다. 이 모든 것이 대자연의 아름다운 조화

였었다. ▼

 

 

 

 

 

 

축령의 정상에서 절고개로 향하는 길은 글자 그대로 완전 빙판지대였다.

같은 경기도가 아니었다. 내가 사는 안양에는 지금쯤 눈을 구경할 수 없

을테니 말이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심 조심 절고개에

이르렀다. 우린 다시 서리산 정상으로 향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법정스님께서 자주 사용하셨던 말씀이다.

그렇다. 틀림없었다. 마냥 부드럽기만 한 미세한 눈들이 쌓여 육중한 소나무

들을 부러뜨리고 있는 것이다. ▼

 

 

 

 서리산 오르는 길은 로프코스도 있었다. ▼

 

 

 

해발 832m의 서리산 정상이다. 4년 전에 왔을 때는 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었는데 그 사이에 돌무덤과 함께 설치해 놓은 듯

싶었다. ▼

 

 

  

 

 

 

우린 철쭉 동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

 

 

 

철쭉동산에 근처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한 컷 땡겨보았다.

 

 

 

 철쭉동산 우측 능선이었다. ▼

 

 철쭉 동산의 표석과 함께 했다. ▼

 

 

 

 하산 길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더구나 그 길은 진흙탕길이었다.

하산하여 보니 바지며, 신발이며 모두가 엉망진창이었다. 우린 폭포아래

계곡에서 씻고 또 씻었다. ▼

 

 

 

 

 뒤풀이 장소에 와 보니 우리가 맨 후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산객들은

손쉽게 축령산만 올랐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