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2010. 12. 20. 10:33

 

 

실로 오랜만에 광교산 나들이에 나섰다. 광교산 산행은 산행자료를 살펴보니

2006년 2월 4일에 오른 후, 근 5년만에 오른 셈이다. 그 동안 지방산행과

백두대간 완주에 심혈을 기울인 탓에 근교산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갈만한 산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정말 행운아다. 10 여분대에 접근할 수 있는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보금자리 뒤에 바로 모락산이 위치하고 있고, 수리산과 수암봉도 우리

집과 근접한 거리에 있으며 청계산, 백운산,바라산도 가까이 있다.

 

뿐만 아니다. 관악산도 10 여분대에 접근할수 있고, 오늘 오르게 될 광교산

또한 근거리에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마땅한 산행스케줄이 없었던 탓에

생각같아서는 광교산에서 출발하여 백운산, 바라산, 우담봉을 거쳐 청계산

까지 종주할까도 싶었으나 날씨도 그렇고 동행하는 사람의 의견도 존중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냥 쉬엄쉬엄 광교산을 탐색하는 선에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산행 일시 : 2010. 12. 19(일)

산행 코스 : 경기대~형제봉~시루봉~통신대~지방행정연수원

산행 시간 : 약 5시간

 

 

산행 들머리인 반딧불이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은 전국에서 깨끗하기로

유명한 모범 화장실이다. 화장실 안에는 화분도 비치돼 있고 휴게실도

겸비돼 있어서 간단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반딧불이 화장실은 광교산을

찾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반딧불이 화장실 근처에 있는 장승의 구성진 모습이다. 약속시간보다

내가 먼저 도착했기에 여기 저기 주변을 살펴보았다. ▼

 

 

광교 저수지의 모습이다. 저수지 뚝에는 며칠전에 내린 하얀 눈이

쌓여있었으며 날씨가 어두워서인지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산길에 접어들었다. 보통의 산들이 초입부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광교산은 평지나 다름 없는 편안한 길로 시작하고 있었다. ▼

 

 

계속해서 가볍게 가볍게 산길을 걸어나갔다.

우린 형제봉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

 

 

산유화, 흔히들 산유화 하면, 어떤 특정의 꽃이름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산유화(山有花)는 글자 그대로 산에

피는 꽃을 의미하는데도 말이다.▼

 

 

형제봉은 이제 900m를 남겨두고 있다. ▼

 

 

나는 그 동안 비교적 호젓한 지방산행과 어쩜 외롭고도 쓸쓸한 분위기마저

느끼게 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위주로 걸어왔던 터라 오늘처럼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을 뻔히 보면서도 피하지 못하고 부딪혀야 할 만큼 붐비는 수도권 산길의

소란스러움에 익숙해지지 못햇기에 약간의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우린 계속해서 형제봉을 거쳐 시루봉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다. 이에 맞춰 등로에는

테크 계단으로 잘 정비돼 있었다. ▼

 

 

테크 계단, 그 옆에는 등산로 훼손 방지 및 등산객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라는 안내 표지판도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 이건 뭐일까? 이 같은 시설물들을 조롱이라도 하듯 옆길로

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참으로 나쁜 사람들이다. 등산로 좁히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메아리

치고 있는 싯점에서 훌륭하게 설치된 테크계단을 기피하고 굳이

옆길을 새로 만들어 오르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형제봉 갈림길이다.▼

 

 

내가 좋아하는 박재삼 시인의 "산에서"라는 시이다.

살펴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인들의 문학적 자양분은

역시 자연이라는 사실이었다. ▼

 

 

형제봉에 오르는 마지막 구간은 로프구간이었다.▼

 

 

해발 448m의 형제봉 정상이다. 전에는 정상석이 없었는데

아마 근래에 설치한 모양이다.▼

 

 

 

왜 하필 눈을 감았을때 촬영을 했징? 고의적인거 가토...아주 나뻤엉...ㅋㅋ▼

 

 

광교산 정상을 향하여 계속 걸어나갔다. 부자동네라서 그런지

길라잡이가 제법 품격이 있어 보였다. ▼

 

 

등로옆에는 "김 준용 장군 전승비"가 위치하고  있었다.▼

 

 

경기도 기념물 제 38호라는 김준용 장군의 전승지 및 비에 관한 안내판이다.▼

 

 

토끼재이다.▼

 

 

해발 582m의 광교산 정상(시루봉)이다. 정상에서 시야를 넓혀보니

크고 작은 산들 사이로 켜켜이 내려앉은 구름이 꾸물대고 있었고, 그 밑으로

올망졸망한 아파트군이 보였다. 그 아파트 속에서는 일부 소수를 제외하곤

적잖은 사람들이 부대끼는 삶을 살고 있으리라. 

 

 

억새밭으로 가야할 발길을 무심코 수지구 고기동 방향으로 향하고 말았다.▼

 

 

고기동 방향으로 한참을 진행하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확인해 보니 바른길이 아니어서 다시 되돌아왔다.알바를

한 셈이다.▼

 

 

억새밭이다. 우린 통신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억새밭 주변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돌무덤이 있었다.▼

 

 

바위 틈새에서 무서운 생명력을 과시하며 자라 난

기이한 소나무도 있었다.▼

 

 

행복한 산길을 터벅터벅 걷다보니 어느듯 통신대이다.▼

 

 

전망대라고 다듬어 놓았는데 어째 전망이 별로인 거 같았다.▼

 

 

신갈~안산 고속도로 위의 육교이다. 물론 이 다리도 난생 처음 걸어 본다.

아마 파장동 일대 주민들의 광교산 접근로이다.▼

 

 

지방행정 연수원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등로가 없어 불가피하게 국세공무원 교육원으로 내려서야 했다. ▼

 

 

다섯시간 여의 산행을 끝내고 연수원 근처 어느 식당에서 뒤풀이를 한

다음, 늦은 시각에 귀가하였다. 가까운 근교산행이었지만 저녁시간에

귀가하기는 근래 처음인 것 같다. 우리 아파트에 도착해 보니 광장에서는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 마스 트리가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