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 사진첩/수도권 산행

청계산, 모처럼 산행다운 산행을..

*산울림* 2010. 10. 11. 11:42

 

 

 

모처럼 산행다운 산행을 하였다. 어제의 삼성산에 이어서 오늘은 큰 맘 먹고 청계산을

종주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 연유는 이렇다. 어떤 분과 어제 처음 만나 산행하면서 미리

오늘 청계산행을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약속해 버린 것이다.

 

산행을 하면서 대화를 해보니 정서면에서도 나랑 상당히 유사한 점을 발견했고 무엇보다

산행속도나 보폭이 나와 어느 정도 비슷했기에 저런 분이랑 단 둘이 산행하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어 약속을 한 것이다.

 

 

산행 일시 : 2010. 10. 10(일)

산 행 지  : 청계산

산행 코스 : 청계사 입구~국사봉~이수봉~석기봉~망경대~큰 매봉~망경대 삼거리~

               이수봉 갈림길 ~작은 매봉~인덕원

산행 시간 : 약 6 시간

누  구  랑  : 토요일 삼성산도 함께 했던 대법원의 어느 분이랑...

 

 

 

산행 들머리이다. 인덕원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청계사 못미쳐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조금 걷다보면 국사봉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

 

 

계곡길을 따라 올랐다. 아침 햇살이 나무 숲사이로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들렸다. 이렇듯 자연의

빛과 자연의 소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아침 숲은 찬란하기만 했다. ▼

 

 

능선에 올라섰다. 국사봉은 이제 520m를 남겨두고 있었다.▼

 

 

 

 

나무는 왜 하필 등산로 위로만 넘어지는가? 전에도 산길을 거닐면서 몇번씩 느꼈었지만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리곤 했었다. 그러나 9월초에 무서운 기세로

온 세상을 한바탕 훑고 간 태풍 곤파스의 피해를 직접 목격하면서 이 의문점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의문을 푸는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주 간단한 논리였다.

산에 있는 수 많은 나무들은 나무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등을 기대며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모진 폭풍우에도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산행을 하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등산로가 생겨났고 사람들은 그들의 편익만을 위해서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등산로는 넓혀지기 시작했고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은 가볍게 부는

바람에도 허허벌판에서 맞이하는 바람처럼 심하게 요동을 치게 되고 태풍이라도 불어

닥치면 뿌리채 뽑혀지고 마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로 의지하고 등을 기댈 나무가 주변에

없기 때문에 곧바로 길 위로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등산로 좁히기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

 

 

등산로 위로 뿌리채 뽑혀 넘어져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처참하다. ▼

 

 

국사봉 정상에 이르렀다.

 

 

산의 규모에 비하여 크나큰 정상석이 이채로웠다. ▼

 

 

국사봉 정상에서 내려와 소나무 그늘아래 앉아 준비해 간 막걸리를 마셨다.

 

 

 해발 545m의 이수봉 정상이다.▼

 

 

이수대를 조금 지난 삼거리에서 망경대 방향으로 가다보면 헬기장이 나온다.▼

 

 

망경봉에 오르는 길은 가팔랐다. 누군가가 쓰러진 나무에 망경봉 250이라고 써놓았다. ▼

 

 

망경대에 올랐다. 그 동안은 통제구역이었다. 망경대는 여말선초(麗末鮮初)의 문신이었던

송산 조견선생이  고려말 영남안령사로 있을 때 나라가 망하자, 통곡하며 두류산(지리산)으로

들어가 이름을 견으로 고치고 자(字)도 종견(從犬)이라 하였다. 이태조가 공의 절개를

찬양하고 재능을 아껴서 호조전서에 명하였으나 끝내 사양하고 청계산으로 은거하며

 

건너편 상봉인 망경대에 자주 올라 송도를 바라보며 슬퍼하다가 마왕굴 샘물로 갈증을

풀었다고 한다. 본래 상봉에 오르면 눈아래 만경이 전개된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었으나

그곳에 자주 올라 개경을 바라보았다 하여 세인들이 망경대라 부르게 되었다.▼

 

 

망경봉 정상에서 아래 세상을 살펴보았다. 

높은 정상에 오르면 항상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전망이 펼쳐져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은 시계거리가 엉망이어서 별로였다.

 

 

관악산과 과천시가지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바로 앞에 석기봉이 보이고 더 멀리 국사봉이 보인다. 두곳 모두 조금전에 다녀왔던 곳이다. ▼

 

 

혈읍재이다. 피울음 소리가 산 멀리까지 들렸다해서 붙여진 혈읍재,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름이었다. ▼

 

 

 

 

 

 해발 582.5m의 매봉이었다. 청계산에는 같은 이름의 매봉이 두개나 있다.

하나는 지금 보고있는 큰 매봉이고 또 하나는 조금 후에 만나게 될 과천쪽에서

올라오면 금새 도달할 수 있는 작은 매봉이다. ▼

 

 

매봉에서 바라 본 서울  시가지의 모습이다

 

 

큰 매봉을 다녀와서 다시 망경대로 왔다. 그리고 다시 과천매봉으로

향하여야 한다. 조금전데 다녀갔던 헬기장이다. ▼

 

 

청계사로  곧바로 내겨가는 길은 불과 430m이다. 하지만, 우린 과천 매봉으로

향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마을까지 갈 계획이다. 줄잡아 약5km의 거리이다.▼

 

 

드디어 해발 369.3m의 과천 매봉에 도달했다.▼

 

 

매봉에서 내려다 본 과천시내와 제법 웅장한 느낌을 주는 관악산의 모습이다.

옥의 티라고나 할까? 겹겹의 전깃줄이 답답하고 삭막한 느낌을 주었다. ▼

 

 

희미하게나마 대공원 저수지와 경마장의 모습도 보인다. ▼

 

 

매봉에 있는 길라잡이이다. 우린 이미 마을을 경유하여 인덕원까지 가야 한다. ▼

 

 

오늘 산행의 날머리이다. 도로 개설현장 주변이 무질서했다.

쾌적하지 못한 길을 따라 인덕원까지 한 참을 걸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