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2009. 8. 3. 10:15

 

 

연속되는 백두대간의 무박산행에 내 몸은 이미 지쳐 있었는지 모른다. 생각같아서는 이번 주

만큼은 지친몸을 쉬어주고도 싶었지만 그러나 어쩌다가 농사꾼이 하루라도 농사 일을 멈추면

금새 병이라도 돋을듯이 온 몸이 근질근질하듯 내게 있어서도 휴일날 산행을 멈춘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랬었다. 언제부터인가 산 맛을 알게되는 순간, 나는 쉬는 것

조차도 내 마음대로 어쩌지 못한다. 그 모든 것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너무

편하고 행복하기 마련이다.

 

여기저기 산악 사이트를 뒤져봤다. 눈에 화~악 들어오는 산이 하나 있었다. 강릉의 기마봉

이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코스이다. 간단히 산행을 하고 해수욕도 즐기고 자연산 회도

먹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코스일것 같았다. 몇 사람의 지인들과 연락을 취하여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사당사거리로 나가 버스에 올랐다. 기대가 크면 실망 또한 크게 되는 것일까?

 

이번 주가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드는 시기라는 것을 너무 가볍게 여겼던 탓이었는지 교통상황이

최악이었다. 새로 개통한 경춘고속도로도 거대한 주차장이 돼버렸고 몇 시간을 버티다가 간신히

원주방향으로 빠져나갔지만 가는 곳마다 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허기 진 배를 달래가며 가고싶은 화장실도 참아내며 어렵게 어렵게 산행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이제 어쩔 것인가? 그래도 그냥 물러설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을 참아내며 산길에 접어들었다. 어찌보면 오늘 같은 이런 날도 후일에 되돌아보면 멋진

추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힘이 솟아났다.

 

산행 일시 : 2009. 8. 1(토)

산행 코스 : 밤재~기마봉~썬크루즈~모래시계~주차장

산행 시간 : 약 2시간

함께 한 사람들 : 두 관장님(윤흥기, 구종회), 이재혁 팀장

안내 산악회 : 산악랜드

 

산행 들머리인 밤재이다. 배도 고프고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싶었지만 워낙 늦은 시간이라서 그냥

정상을 향하여 줄달음질 쳤다.▼

 

 

밤재에서 1.7km를 달려왔다. 우리가 진행해야 할 방향은 정동진 방향이다. ▼

 

해발 383m의 기마봉 정상이다. 기마봉은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산성우리 경계에 위치한 빼어난 봉우리로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동해안의 푸른 물결과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해돋이를 관망할 수 있는 명소이다.▼

 

기마봉에 전해오는 전설은 옛적에 건남마을(현재 금진3리)에 기골이 장대한 어린아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출생 3일만에 애가 없어져 온 집안을 뒤져 찾아보니 집 선반에 덩그러니 올라가서 웃고 있었다고 한다.

옛부터 장수가 태어나면 역적이 된다는 말로 부모는 전전긍긍하다가 애가 잠 잘때 그만 죽이고 말았다고

한다.

 

애가 죽고 3일만에 봉우리에서 말이 솟아 올라와 3일내내 주인을 찾아 울부짖다 인근 바다인 기마소

(현재 강동면 심곡리로 옥계면 경계지역)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기마소는 일제시대까지 기우제를

망재에서 지내고 제사지낸 소머리를 기마소에 던져 넣어 비명에 간 애기장수의 넋을 위로했다고 전해

지나 헌화로 개설시 일부 매립되고 흔적만 남아있다. ▼

 

 

 기마봉에서 800m를 달려오니 상큼한 길라잡이가 나타났다. 우린 역시 정동진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삼거리 한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한 컷 땡겼다. ▼

 

 

하산 길에 내려다 본 동해바다, 날씨가 흐려 선명치가 못하다. ▼

 

 

산에서 내려다 본 평화스런 마을들..▼

 

 

하산 길 전망좋은 곳에서....▼

 

 

한 컷 더! ▼

 

 

 돌무덤에서도...역시 뒤로 펼쳐지는 동해바다가 아름답다. ▼

 

 

 산행 날머리인 정동진. ▼

 

 

 

모래시계. 정동진 모래시계는 지름 8.06미터, 폭 3.20미터, 무게 40톤, 모래무게 8톤으로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이며 시계 속에 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꼭 1년이 걸리며, 12월 31일

24:00 정각 다음 해 1월 1일 0시에 반바퀴를 돌려(레일 반대쪽으로 이동) 1년간 다시 모래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게 바꿔 새롭게 1년을 시작한다. ▼

 

 

모래시계 안내문 ▼

 

 

 

모래시계 공원의 모습 ▼

 

 

 

정동진 시내의 모습이다. 가까이 선크루즈의 모습도 보인다. ▼

 

 

 

정동진 앞바다...▼

 

 

한 여름 날씨인데도 흐린 날씨 탓인지 바다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