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경기 광주)
해발 538미터의 검단산 정상....
흔히 검단산 하면 하남의 검단산을
떠 올리게 마련이다.
나도 이 산에 오르기 전에는
당연히 하남의 검단산만 생각했었다.
더구나 한자 까지도 똑 같이
검단산(黔丹山)이니 말이다.
어찌됐든 오늘 검단산은 하남의 검단산이
아닌 성남의 검단산이다.
사기막골 버스 종점에 내리는 순간부터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레인코트를 입었는데
레인코트가 바람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더울 수가 없었다.
산행 코스 : 사기막골=>검단산=>남한산성
동안 무수한 산행을 통해
느낀 이정표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한 바 있다.
그 만큼 이정표는 그 산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단산의 이정표는 또 한 번 우리를
실망시키고 말았다.
사기막골에서 황송공원을 거쳐
정상을 향해 별 탈없이 오르고 있는데
느닷없이
" 검단산 정상900미터(13분)" 이라는
친절한 이정표가 나타났다.
우리는 반가운 마음에 그 이정표를 따라
20여분을 올랐지만
도저히 검단산 정상이라고 느낄 장소는
보이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한 시간여가
흐르고서야 비로소 정상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정표가 올바르게 서 있다면 길을
물어 볼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이날은 무려 아홉번이나 길을
물었으니 .......ㅠ
더구나 폭우 속에서 말이다.
어제의 산행을 정리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이정표의 존재의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있어서는 안될 이정표를 설치해 놓고
많은 사람들을 골탕먹게 하다니......
남문쪽 남한산성 입구의 큰 나무...
나무의 종류는 알 수 없었지만
굵기나 그 크기로 보아 수령이 수백년은
족히 될 듯 싶었다.
치욕의 병자호란이
지금으로 부터 370년전 일이므로
아마 저 나무는 부끄러운 과거의
역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리라.....
우리 임금이 청나라 태종에게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려서
겨우 겨우 풀려났던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날을 말이다.
역시 검단산 하산 길에 들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