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례산 영취산 호령산
오르막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도 있을테니 너무 두려워 하지 말고
내려가는 길이 있으면
올라가는 길도 있으니 너무 즐거워하지 말라...
좀 더 단순해지고
좀 더 느슨해지자....
그렇다.
분명 이것도 내가 산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 동안 나는 산에만 오르면
여유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늘 서두르기만 했었다.
오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어서 빨리 하산해서 친구랑 조우할 욕심으로
매우 서두르고 또 서둘렀었지만 결과는 길을 잘 못 드는
바람에 그냥 30여분의 황금같은 시간을 날려버렸다.
진례산 정상 직전의 모습...
아직 본격적인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지기 전의 모습이다.
뒤로 검푸른 여수 앞바다와 석유화학단지가 보인다.
금새라도 온 산을 불태워 버릴 듯....
요염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며
산천을 원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봄의 전령 진달래.....
나는 오늘 진달래,그 황홀한 품속에 안기고 말았다.
진달래 군락지에서...▼
해발 510미터의 진례산...
고려산, 비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영취산....
그러나 오늘 산행을 통해서 확인한 바로는 영취산과는 별도로
진례산이 명실상부한 진달래 군락지였다.
물론 높이에 있어서도 영취산(437미터)보다 높았다.
그리고 호랑산(482미터)도 영취산과 인접돼 있는 산이었다.
오늘 산행은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는 산악등반이 아니었다.
그것은 검푸른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비교적 여유롭게 걷는
진달래산행으로 오래도록 내 기억속에 자리잡을 것이다.
산행 일시 : 2007. 4. 8.
산행 코스 : 상암초등학교=>진례산=>봉우재=>영취산=>호령산
산행 시간 : 약 4시간
어찌 보면
오늘 산행 역시 긴 능선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것일 게이고
우리는 그 무대를
한 번 스쳐지나가는 엑스트라가 아니었을까?
오늘은 산행 말고도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남겼다.
싱싱한 산낙지 요리로...복분자로... 7년산 인삼주로.....
이 자리를 빌어
맛갈스런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광주의 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