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아슬아슬... 수락산의 암벽구간,
"너는 왜 사느냐?"
수락산의 바위가 내게 물었다.
철 없는 내가 대답했다.
"너의 매끈매끈한 몸에 오르기 위해 산다."
그렇다,
수락산의 바위는 여느 산의 바위와는 달리 매끈매끈해서 좋다.
흡사,
아름다운 여인네의 장딴지 같은 바위들...
그 탄력있고 윤기있는 바위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았다.
수락산의 바위들은 그 매끈매끈함에 몇번이고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지루한 장마 끝에
모처럼 따가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여름날,
깔딱고개를 거쳐 암릉구간을 올랐던 탓에
비오 듯 땀이 쏟아져내렸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음 먹고 오른 산이어서 그런지
풀어진 내 마음은 솜털처럼 가볍기만 하였다.
아, 나는 바보만 같아서
호수 같은 마음으로 폭포처럼 달릴 때와
폭포같은 마음으로 호수처럼 머물 때를
스스로 찾지못하고 흘러가고 말았네.
영락없이 철모 형상인 철모바위를 바라보면서
문득 박 노해 님의 시 한 구절이 떠올라서 여기 옮겨보기로 한다.▼
금새라도 굴러 내릴 것만 같은 집채보다 훨씬 큰 바위,
아무리 봐도 바위 이름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기에
마침 그 바위 위에 국기봉이 있어 그냥 "국기봉바위"라고 부르기로 했다.
아찔아찔한 공포감을 느껴가며바위를 올라 드디어 국기봉앞에 섰다.
수락산,
해발 637미터 높이의 평범한 산....
물이 떨어지는 형상이라고 해서 수락산이라고 불리워졌다고 한다.
장마 끝에 다가온 맑은 여름날의 하늘은 지겨운 한 낮의 투명함과 대낮의
권태에 빠져들듯도 하지만 녹색의 바다위에 떠 있는 굵직굵직한 백색의
화강암과 수락능선의 아름다움은 여지없이 나를 산의 정취에 흠뻑 취하게
하고 말았다.
산행 일시 : 2006. 7. 22(토)
산행 코스 : 수락산역(7호선)=>시립양로원=>깔딱고개=>
암릉지대=>철모바위=>정상코스=>원점회귀
함께 한이 : 형창우, 양유영,최준선,그리고 나....
(수락산 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