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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날 아침에...

*산울림* 2009. 1. 28. 14:40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기에
직접 대면은 못한다 하더라도
사이버 공간의 조그만 글을 통해서나마
가끔씩 만나는 날엔 예외 없이 반가웠었고

며칠씩 보이지 않는 날에는
무슨 바쁜 일이 있었겠구니 하면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2년 전,
어느 일간신문을 읽다가 우연히 475라는 곳에
들어와 이름도 생소한 토크카페라는 곳을

만들어놓고 1년 7개월 여, 참으로 많은 분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어오면서
분에 넘치는 행복에 젖어들기도 하였으며,

보람되고 유익한 시간들이었음을 나 자신

부인할 수 없다.

붉게 물들은 낙엽들이 맥없이 떨어져 나가는가

싶더니 계절은 어느 새, 가을을 훌쩍 뛰어넘어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이 오고 말았다.

 

땅도 얼고, 물도 얼고, 우리네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을 기세로 겨울은 다가왔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한 분, 한 분씩 사라져 가는 얼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이제 이런 인연과의 이별의 연습을 해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 분들과 마주했었던 카페의 탁자에는

그들이 버리고 간 사랑과 커피 한 잔의 웃음이

시들어가고 있었다.

유료화의 거센 물결로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분들의
떠날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그 분들이 떠난 후에

나 홀로 마음 상하느니 보다는 차라리 내 스스로

본래의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오늘 맞이하는 이 아침이 공허하기만 하다.
이제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