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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오는데

*산울림* 2009. 1. 28. 10:14

 

지금 내 마음은.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는
그저 어두컴컴한 빈 공간일 뿐이다..


이렇게 마음이 울적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그리움이 밀려올 때면,

한적한 카페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몇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한 사람만을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아무리 그를 기다린다해도
이 계절에는 절대로
그가 올 수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고 괴로울 때가
어디 한 두 번뿐이겠는가 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하는 일일 것이다.

진저리쳐지게
누군가가 그리웠었던 여름,
모질고 모진 이 여름이 지나면
가을은 분명 오고야 만다.

새로운 계절이 찾아온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전에
누군가와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청량한 바람이
큰길가 가로수에 머물고
맑은 햇살을 받아
푸른 창공을 종횡무진 누비는
한 마리의 새를 보았다.

아, 어떻게 말할까?
황홀한 오색 드레스를 걸치고
그가 돌아오고 있는데...

간지럽게 부는 바람에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그는 모른다.